정만태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만태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최근 선진국의 제조업 유턴(re-shoring), 신흥국의 급속한 산업 추격에 대응하여 우리의 산업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제조업과 ICT 융합을 통한 제조업 혁신 수단으로 스마트공장이 부상하고 있다. 제조업과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반기술인 스마트센서, 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로봇 등의 융합을 통한 스마트공장이 제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켜 주고 있어 제조업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스마트공장은 제품기획·설계부터 생산공정, 유통·판매에 이르기 까지 모든 과정에서 ICT를 접목해서 생산단가를 낮추고, 수요시장 반응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생산시스템을 갖춘 맞춤형 공장이다.

스마트공장과 관련하여 주요 선진국의 대응전략이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특히 독일은 스마트공장을 통한 미래 제조업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독일은 제조업 강화를 위해 ‘인더스트리 4.0’을 가동 중이다. ‘인더스트리 4.0’은 2006년부터 추진된 독일의 하이테크 전략의 10대 계획 중 하나이며, 다양한 분야에서 독일의 경쟁력을 개선하기 위한 종합적인 프로젝트이다. 궁극적으로 독일은 스마트공장을 통해 독일의 생산기술로 세계의 공장을 석권하는 제조업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독일이 시범적으로 공개하고 있는 대표적인 스마트공장 모델인 지멘스의 암베르크 공장은 제조공정의 자동화 수준은 75% 정도이며, 1000여종의 제품을 연간 1200만개 생산한다고 한다. 암베르크 공장 내 모든 기계장치는 통합운영 소프트웨어와 연결되어 있고, 기계 이상과 불량품 생산을 감지하는 수많은 센서가 설치되어 있다. 또한 암베르크 공장에서는 매일 생성돼 저장되는 정보 수는 무려 5000여만 건으로 나타났는데 그야말로 빅데이터다. 스마트공장을 추진한 결과 과거 10년 동안 종업원 규모를 유지하면서 생산량은 약 8배 증대, 불량품 수는 100만개당 500개(1989년)에서 11개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도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제조업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해 스마트공장 보급 확대를 적극 추진 중이다. 2016년말 누계기준 2,800개사에 스마트공장을 보급하였으며, 정부는 2020년까지 1만개사를 목표로 한 관련 지원정책을 시행 중이다. 정부 보도자료에 의하면, 올해부터 그간 보급된 개별 구축형 방식 외에 에너지 신산업 기술적용을 통해 생산성 개선과 에너지 효율을 함께 달성하는 클린에너지 스마트공장을 500개 지원할 계획이다. 지역간·업종간 연계를 통한 전제조업 연결의 토대가 되는 클라우드형 스마트공장을 50개 이상 보급하여 보급방식을 다양화·고도화하고, 뿌리산업 분야 대표 스마트공장 선정에 이어 전자·전기분야에 대표 스마트공장을 1~2개 추가로 선정한다. 이를 통해 타 기업들의 스마트공장 구축방법에 대한 벤치마킹, 우수한 기술·공정의 확산을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기업들의 스마트공장에 대한 인식이 전반적으로 고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도입 역량 면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차이가 크다. 대기업은 자체 역량을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스마트 공장을 구현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대다수 중소기업의 경우 스마트 공장 추진 역량이 미약하다. 좀 더 중소기업의 눈높이에 맞는 스마트공장 추진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미 스마트공장 추진을 위한 표준 플랫폼 등이 제시되고 있지만 중소기업의 현장 적용에 어려움이 많다. 스마트공장 수준을 고도화하기 위한 공급산업도 적극 육성해 나가야 한다. IoT, 빅데이터, AI, 사이버물리시스템(CPS) 등 핵심 스마트제조 기술 중심으로 연구개발 지원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미 결성된 ‘스마트공장 공급기업 연합’을 중심으로 데모공장을 활용한 공동 R&D, 표준분야 국제협력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국내 스마트공장 공급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해 나가야 한다.

중소기업 자체에서는 스마트공장 구현을 위해서 제품의 아이디어 개발단계부터 디자인 및 제조를 거쳐 유통·판매에 이르기 까지 긴밀하게 연계되어야 한다.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자, 중간관리자, 공장현장 근무자에 이르기 까지 긴밀한 협조기반 구축이 필수적인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더 나아가 관련 조직들과 수평적으로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국내 중소기업의 경우 종래의 공장자동화 수준을 넘어선 기존 생산공정 자체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그 출발점 임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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