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까지 3885MW 확보, 4000MW 돌파 기정사실화
올해부터 중소형 DR시장 개설, 사업자간 물밑경쟁 치열

수요자원거래시장(DR시장)이 상반기 추가자원등록기간에 돌입했다. 지난해 11월 자원등록 결과 3885MW를 확보한 DR 자원이 4000MW를 돌파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4000MW는 원전 4기에 달하는 발전용량이다.

한국전력거래소는 지난 24일부터 상반기 DR 자원 추가등록을 받기 시작했다. DR시장에서 활동 중인 14개 DR사업자들은 오는 5월 8일까지 신규 자원을 등록신청할 수 있다. 단 매년 4월말부터 5월초까지 실시하는 추가등록기간에는 신규 DR사업자도 진입할 수 있다.

DR시장은 전기수요가 급증할 때 전기 사용량을 줄여 피크를 절감하고, 그만큼 발전소 건설을 줄일 수 있는 제도다. 실제로 전기를 생산하지는 않지만 전기 소비를 줄여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어 대표적인 친환경 자원으로 꼽힌다. 정부는 지난 2011년 순환정전 사태 이후 예비전력이 급감할 때 대응할 수 있는 방안으로 2014년 11월 DR시장을 출범시켰다.

DR시장은 출범 당시 1520MW 자원을 확보해 예상보다 높은 성과를 거둔 데 이어 매년 1000MW 가량 자원을 추가해 지난해 11월 기준 3885MW를 기록 중이다. DR시장과 비슷한 용도로 활용하는 LNG 발전기 약 8기 건설과 맞먹는 효과를 거둔 셈이다.

DR자원을 활용한 전력거래 실적도 상당한 수준이다. 2차년도인 2015년 11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감축한 전력량은 392GWh에 달했다. 제주도 인구가 약 7개월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이번 추가자원등록기간에도 자원 용량은 상당수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거래소에서도 4000MW 돌파는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상태다. DR제도의 인지도가 많이 높아졌고, 경제적 효과도 검증이 되면서 DR사업자들이 고객을 유치하기가 수월해진 덕분이다.

게다가 올해부터는 중소형 DR시장이 신규 개설되면서 이로 인한 상승효과도 기대된다. 기존 표준 DR시장에서는 10MW~500MW 규모 대형 자원만 참여할 수 있었지만 올해부턴 최소 자원용량 기준이 2MW까지 낮아진 덕분이다. 전력거래소는 2MW~50MW 수준의 중소형 DR시장을 운영해 대형 발전소나 공장뿐 아니라 중소형 빌딩, 공장, 학교, 관공서 등의 참여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처음으로 도입하는 중소형 DR시장에서도 상위권 DR사업자들의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해부터 중소형 DR자원을 유치하기 위해 준비를 해 온 사업자들은 물밑경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대형 자원은 대부분 시장 등록이 끝났고, 앞으론 중소형 DR자원으로 시장을 키워야 하는 만큼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 역시 중소형 DR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산업용 고객의 참여율이 높다보니 DR시장이 대기업을 위해 존재하는 제도라는 지적을 그동안 받아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8월 기준 산업용 고객이 64%, 일반용은 29%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나머지 주택용, 교육용, 농사용은 모두 합쳐 7%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부터 중소형 DR시장이 마련되면 대형 자원 외에도 소규모 빌딩이나 공장 등의 참여가 증가해 대기업 우대 정책이라는 비판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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