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 송배전서 요구되는 도체 재질에 대한 각국의 연구와 사례 발표 워크숍

국제구리협회, 대한전기학회, 전선조합은 18일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지중 송배전에서 요구되는 도체 재질에 대한 각국의 연구와 사례 발표 워크숍’을 개최하고, 구리 알루미늄 도체 케이블의 성능을 다각적으로 비교·분석했다. 발표자와 내빈을 비롯한 워크숍 참가자들이 발표 내용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국제구리협회, 대한전기학회, 전선조합은 18일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지중 송배전에서 요구되는 도체 재질에 대한 각국의 연구와 사례 발표 워크숍’을 개최하고, 구리 알루미늄 도체 케이블의 성능을 다각적으로 비교·분석했다. 발표자와 내빈을 비롯한 워크숍 참가자들이 발표 내용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구리가 알루미늄보다 전력케이블 도체로서의 성능이 우수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알루미늄 지중배전 케이블 도입을 확대하고 있는 한국전력공사의 움직임에 변화가 생길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제구리협회, 대한전기학회, 전선조합이 18일 개최한 ‘지중 송배전에서 요구되는 도체 재질에 대한 각국의 연구와 사례 발표 워크숍’에서는 한국과 싱가포르, 캐나다 전문가들이 전선 도체로서 구리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연구결과를 대거 공개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임장섭 목포해양대 교수가 전선조합 및 업계, 구리협회의 의뢰를 받아 지난 1년여간 진행한 ‘Cu, Al 도체 케이블 접속재 시스템의 신뢰성 평가 연구’ 최종 보고서를 발표, 실제 국내에서 사용되는 전선과 접속재를 이용해 장기 신뢰성을 분석한 자료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Al 중심 지중선로 리스크 많아…적정 비율 찾아야

임 교수가 발표한 연구 결과의 핵심은 국내 전력시스템과 지중배전선로 환경을 감안할 때 현재와 같은 알루미늄 케이블 중심의 선로 운영정책은 다양한 리스크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도체 간 운전용량 차이에 따른 발열, 접속부위 시공 불량, 구리·알루미늄 케이블 혼재 사용 시 이종도체 간 접속, 관로 구경에 따른 허용전류 저하 등 여러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이에 따라 안전과 경제성을 고려해 최적의 구리·알루미늄 선로 비율을 산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결론 냈다.

먼저 임 교수는 “현재 사용되는 지중배전(TR-CNCE-W)용 325㎟ 구리전선과 400㎟ 알루미늄 전선을 두고 동일한 전류를 인가해 접속부 슬리브 온도 측정 실험을 수행했다”며 “알루미늄 케이블의 부식, 인장강도, 대전류, 염분 노출 등 다양한 열화조건을 고려했고, 실험을 반복한 데이터를 이용해 통계 분석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 도체온도 90℃를 기준으로 알루미늄은 850A, 구리는 1100A 정도의 전류를 흘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로의 수명과 안전,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효율성 등을 고려할 때 구리로 선로를 구성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325㎟ 구리 케이블을 대체해 사용되고 있는 400㎟ 알루미늄 케이블로는 동급의 성능을 내기 부족하며, 530㎟ 정도 굵기의 케이블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국내 지중관로 사이즈와 선로 구성 시 휘어짐 등을 감안하면, 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알루미늄으로는 구리를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결론이다.

임 교수는 이와 함께 알루미늄 케이블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경우, 구리 선로와 알루미늄 선로가 연결되는 혼재 선로의 구성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큰 문제로 지적했다.

이와 관련 임 교수는 “동일 전류를 흘릴 경우에도 양 도체의 온도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구리선로 운전온도 90℃ 기준 1100A 전류를 흘릴 경우 연결된 알루미늄 선로는 150℃까지 온도가 올라갈 수 있다”며 “접속부 화재 등의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임 교수는 “부하율이 낮은 선로는 알루미늄 케이블을 사용해도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부하율이 높은 선로는 알루미늄 케이블 사용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부하율이 60%를 넘어 커질수록 문제 발생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광범위한 조사를 통해 선로운전에 따른 적절한 구리·알루미늄 케이블 운용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선업계, 지중배전선로 운영정책 개선 건의 예정

전선업계는 임 교수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전 측에 현 알루미늄 중심의 지중배전선로 운영정책을 개선해줄 것을 건의해나갈 계획이다.

이와 관련 최근 전선조합과 관련 업체, 한전 관계자들이 모여 전문가 회의를 개최, 보고서 내용과 지중배전 케이블 운용 방향 등에 대해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나아가 전선조합은 한전 측에 공문을 송부, 정식으로 구리·알루미늄 지중배전 케이블의 합리적 운용을 건의할 예정이다.

전선조합과 함께 과제를 발주한 구리협회는 후속 연구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장기 신뢰성 분석 중심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주제를 다뤄보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구리협회와 임 교수는 구리·알루미늄 케이블의 경제성을 자세히 분석해보는 과제를 기획하고 있다.

자재비와 시공비, 재활용 비율, 수명주기, 지역 편차 등 케이블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객관적인 판정 기준을 세우고, 최종적으로 두 도체의 중·장기적인 경제성을 평가해볼 예정이다.

정전 등 사고로 인한 손실과 기회비용까지 2~3년에 걸쳐 보다 방대한 내용에 대한 분석이 진행될 전망이다.

한전 측은 초기 알루미늄 케이블 개발·설계 당시부터 도체별 특성 차이와 장단점 등을 충분히 고려한 데다, 운영 과정에서 알루미늄 케이블의 안전성 또한 입증된 상황이라 당장 선로 운영정책에 대한 변화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다만 공문을 통해 정식으로 민원이 들어오면, 보다 세부적으로 검토하고 업계와 논의를 진행해나가겠다고 답했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