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관련 기술개발・인력양성・기업지원 의지 확고해
한전 등 전력산업계, 다양한 서비스・플랫폼 구축 나서

시장의 ‘메가 트렌드’로 떠오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전력·에너지 업계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대선에 뛰어든 각 후보자들은 물론이고 정부가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개발과 인력양성, 기업 지원 등에 의지를 드러내고 있으며, 한전 등 전력산업계도 다양한 서비스와 플랫폼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먼저 한전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로 꼽히는 ‘빅데이터’ 부문에서 가진 이점을 십분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전국 방방곡곡을 빼곡하게 채운 배전전주와 철탑 등의 인프라를 활용해 전력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시장에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서비스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플랫폼 개발에 매진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한전은 지난해 9월 전력 빅데이터 센터를 구축, 각종 전력 통계와 에너지효율잠재량 지도, 전력정보 분석보고서 등을 공개하고 있다. 국민 개인정보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한전이 수집하고 있는 각종 전력·에너지 정보를 시장에 오픈함으로써 한전 외에 다른 사업자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구상, 개발하는 데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19일 과천 KT 네트워크관제센터에서 KT와 한국에너지공단 등의 에너지 빅데이터 활용 현황을 전해들은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이 관련 기업들에 에너지 신사업 활성화를 주문하고, 정부의 지원을 약속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풀이된다.

이와 관련 한전은 지난달 개최한 에너지 4차 산업혁명 대토론회를 통해 KEPCO 4.0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업계와의 협력방안 등을 모색한 바 있다.

이날 자리에서 조환익 사장은 “빅데이터와 네트워크 등이 중심이 되는 4차 산업혁명과 에너지 신사업은 한전 뿐 아니라 범 국가적인 차원에서 함께 고민해야 하는 문제”라고 지목했다. 시장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춰 각 주체들이 협력하는 ‘팀 코리아’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당시 한전은 오는 2020년까지 7640억원을 투자해 4차 산업혁명 9대 전략과제를 추진하겠다며 KEPCO 4.0 프로젝트를 통해 송·변전, 배전, ICT 등 전력시스템 전반에 걸친 파괴적 혁신과 차세대 에너지관리시스템 고도화 등 7대 핵심기술을 소개했다. 인프라와 원천기술 개발 등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플랫폼 마련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전력IT 전문 기업인 한전KDN도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력IT 부문의 강점을 십분 살려 에너지 신사업 분야에서 다양한 솔루션을 내놓고 있는 것.

지난 3월 공개한 K-GIS는 4차 산업혁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하는 회사 차원의 의지를 잘 드러낸다. 이 시스템은 웹GIS(지리정보시스템)에 기반해 전력을 관리하는 서비스 플랫폼이다. 빅데이터를 분석해 전력수요 예측과 고장예지 등 더 나은 전력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체계적 설비 및 고객관리를 지원한다.

현재 K-GIS는 한전 차세대 전력판매정보시스템과 한국지역난방공사에 적용돼 있다. 높은 신뢰도를 바탕으로 향후 한국전기안전공사, 베트남 전력청(EVN) 등 국내·외 사업장에 확대가 예상된다는 게 회사 측의 전언이다.

한전KDN 관계자는 “에너지 신사업 분야를 선도하기 위한 REC(Renewable Energy Certificate) 양방향거래시스템, 차세대DCU시스템 등 에너지 ICT 신기술을 계속해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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