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강차녕 처장
LH 강차녕 처장

지난해 3월 대한민국은 흥분과 기대 속에서 충격과 경이에 휩싸였다. 바둑계의 최고수인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인간이 기계에 패했기 때문이다. 막연하게나마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인간이 기계 앞에 무릎을 꿇을 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던 것이다. 인간만이 가진 직관을 스스로 학습을 통해 기계가 흉내 낼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다. 또한 이번 대국을 통해 우리나라가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준비가 전혀 안되어 있다는 상황을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가 인식하고 있든 그렇지 않든 세상은 상상할 수도 없는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미래학자 커즈와일은 2029년에는 인간의 두뇌에 버금가는 인공지능이 나타나고 2045년이면 인간은 인공지능과 결합하여 생물학적 한계를 뛰어넘는 존재가 될 거라고 말한 바 있다. 또한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 교수는 2100년에는 현생 인류는 사라지고 인공지능과 결합하여 사실상 불멸하는 신적 존재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실로 엄청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가상현실이 현실로 되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 하늘을 나는 상상이 현실화되어 비행기가 개발되었고, 멀리 있는 사람과 만나는 상상이 현실화되어 전화, 스마트폰이 탄생하였다. 그런데 과거의 혁신적인 변화의 속도가 현재 그리고 미래에는 엄청나게 빨라질 거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충격은 우리가 지금 상상하는 그 이상일 거라는 사실이다.

이제 우리는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으로 이뤄지는 차세대 산업혁명인 제4차 산업혁명시대가 이미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인공지능 알파고가 그러했듯이 기계가 스스로 학습을 통해 직관을 소유하고, 사물인터넷(IoT)을 통한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사물간의 정보교환 및 판단력 소유, 인간의 감정을 읽는 로봇의 등장 등이 이러한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이러한 제4차 산업혁명은 전기적 신호를 기반으로 하는 정보통신 혁명에 근거하고 있다는 사실이 우리 전기, 정보통신인들의 자부심을 높여주고 있다. 인류의 역사에 비해 전기의 역사는 아주 짧지만 그 기간 동안 인류의 삶에 미친 영향은 실로 지대하다. 1784년 영국에서 시작된 증기기관과 기계화로 대표되는 제1차 산업혁명 이후, 제2차 산업혁명은 전기를 이용한 대량생산으로 1870년에 시작되었고, 1969년에는 인터넷이 이끈 컴퓨터 정보화 및 자동화 생산시스템이 주도한 제3차 산업혁명 또한 전기적 신호에 그 기초를 두고 있다. 이제 시작되는 제4차 산업혁명도 전기적 신호에 의한 데이터 처리 및 통신의 고도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우리 전기, 정보통신인들은 이러한 사실에 자부심을 갖고 시대적 변화에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4차 산업혁명은 전기, 정보통신인들에게 더 많은 기회의 장이 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여 선도하고 대응해 나가는 자는 살아 남을 것이며 그렇지 못한 자는 도태될 것은 자명하다고 할 것이다.

또 기후변화협약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탄소배출권 확보를 위한 신재생에너지, 고효율기자재, BEMS, 에너지신산업, 마이크로그리드 등도 우리 전기, 정보통신인들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분야로 다양한 방안의 모색이 필요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이러한 변화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며, 스마트시티, 스마트홈 등 관련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LH는 그 동안 국내 택지개발지구 등에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스마트시티를 구축해 왔으며, 이러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쿠웨이트, 인도 등에 스마트시티 수출을 진행 중에 있다. LH는 앞으로 스마트시티 구축의 선두주자로서 전기, 정보통신업계의 해외 진출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택 분야에서는 사물인터넷(IoT) 등 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홈 건설을 리드하고 있다. 이러한 도시기반시설과 건축물에 스마트 개념의 도입은 국민의 미래 생활 양식의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확신한다. 전기, 정보통신업계에서도 동참하여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해 주시기 바란다.

LH는 2017년 한 해 동안 아파트 등 주택 분야에서 128건, 가로등 등 도시기반시설 분야에서 122건, 총 1조 9000억원의 전기공사 및 정보통신공사를 발주할 예정이다. 이러한 발주 물량은 전기, 통신업계에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며, 국가 경제 활성화에 커다란 기여를 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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