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욱 한양대학교 전자공학부 교수
이방욱 한양대학교 전자공학부 교수

무라카미 하루키는 일본이 자랑하는 전세계적인 소설가로서, 머지않아 노벨문학상 수상이 유력한 대중적 인기 절정의 작가이다. 초판 인쇄 부수만 100만부가 넘는다는 등, 선인세가 5억원에 달한다는 등 대단한 작가인데, 무심하게도 내가 읽은 유일한 그의 책은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이다. 이 책에서 하루키는 자신을 소설가이자 러너로 표현하며, 달리기는 자신이 소설가로서 길을 걸어가는데 필요한 체력, 집중력 그리고 지구력을 주는 원천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독일의 정치가로서 외무부 장관까지 지낸 요쉬카 피셔가 지은 책 ‘나는 달린다’라는 책은 112kg의 뚱보로서 절망과 좌절의 나날을 지내던 그가 달리기를 통해 75kg의 몸으로 바뀌고 자기 인생을 개조하여 성공에 이른 이야기를 담담히 들려주고 있다.

두 책 모두 달리기라는 운동을 통해서 얻은 인내력과 지구력, 목표 성취를 위한 스스로의 담금질이 오늘날 그들의 질적으로 풍성한 삶을 가능케 하였다는 내용으로, 운동을 해야겠다는 동기 부여를 주기에는 아주 좋은 책이다. 단순히 다이어트로서의 운동이 아니라 나의 건강, 나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요쉬카 피셔는 반복되는 요요 현상으로 인해 결국은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갔다고는 하지만, 운동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고, 한 사람의 삶의 질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내가 본격적으로 소위 ‘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3년전 테니스를 하다가 그만 무거운 체중을 감당하지 못하고 ‘딱’ 소리가 나며 주저앉은 후부터이다. 아킬레스건이 끊어진 것이었다. 이후 한달간 병원신세를 지고 퇴원 후에 우선 체중감량부터 해야겠다는 심정으로, 어떤 운동을 어떻게 해야하나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기 시작하였다. 결과적으로 운동을 시작한지 1년만에 상당한 체중 감량을 통해 목표 체중에 도달하였으며, 그 후 2년간 요요없이 잘 유지하고 있으니 나름 40대 후반에 성공적으로 이루어낸 나의 ‘운동 기술(?)’을 간략히 공유해 보고자 한다.

첫째, 지방의 연소 통로는 ‘호흡’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즉 호흡과 에너지 소비량과의 상관 관계를 잘 이해해야 한다. 문헌에 따르면 우리 몸이 소비하는 에너지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호흡’이라는 것이다. 즉 숨만 잘 쉬어도 에너지 소비량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은 그냥 설렁설렁 걷는 것으로는 절대 뱃살을 뺄 수 없다는 것이다. 운동을 하는데 땀도 안나고 호흡이 거칠어지지 않는다면 그 운동에서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우리가 운동해서 빼고자 하는 지방은 호흡을 통해 우리 몸 밖으로 배출된다고 하니 운동할 짬 내기가 어렵다면 복식호흡이라도 열심히 해야 내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것이다.

둘째, 인터벌 트레이닝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얼마전 한참 운동요법으로 인기를 끈 ‘타바타 운동법’이라고 한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운동법은 일본 스피드 스케이트 선수들의 기록향상을 위한 훈련법으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요지는 20초 강한운동 그리고 10초 휴식, 다시 20초 고강도 운동 등 이렇게 4분을 하는 운동방법이다. 보고에 따르면 이런 강약조절 운동은 저강도로 유산소 운동을 한시간 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다는 것이다. 그냥 헬스클럽 가서 슬슬 TV보며 걷다가 오늘도 운동했다라고 스스로 위안을 삼기보다는, 5분 열심히 뛰고 5분 걷고 하는 인터벌 트레이닝을 지속적으로 실시한다면 훨씬 더 효과적으로 내 몸이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칼리스데닉스(Calisthenics)’ 소위 맨몸 운동이 좋다는 것이다. 칼리스데닉스는 본인 체중을 이용해서 운동하는 것으로, 부상의 위험이 적고, 돈이 들지 않고, 언제 어디서도 운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헬스 클럽 가보면 무거운 역기를 끙끙대며 위험천만하게 운동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것보다는 자기 몸의 체중을 활용해서 하는 푸쉬업, 풀업, 딥스, 스쿼트, 레그레이즈 등을 꾸준히 한다면 거울속에 비친 내 모습이 점점 달라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넷째, 두뇌 건강을 위해서는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얼마전 유튜브에서 재미난 영상을 보았는데, 신경과학자 다니엘 울퍼트가 주장하건대, 뇌가 존재하는 이유는 움직이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우리 인간의 뇌가 동물들에 비해 엄청난 용량을 가진 것은 세밀하고 정교한 손과 발을 이용한 신체활동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만약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생각만 하고 컴퓨터나 두드리고 있으면 우리 인간의 뇌 용량은 점점 줄어들고 자연히 기억력이나 인지력 또한 퇴화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우리의 몸과 우리의 뇌를 건강하기 위해서는 오늘도 내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는 운동을 해야 하는 것이다.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다. 춘곤증으로 꾸벅꾸벅 졸지말고 의자를 박차고 일어나 신발끈 질끈 동여매고 ‘봄봄봄 봄이 왔어요’ 신나게 음악 들으며 밖으로 달려나가는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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