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문수 GE코리아 부사장
양문수 GE코리아 부사장

GE는 매년 4월과 8월 즈음, 2차례 GE 중앙 연수원에서 Global Customer Summit를 개최 합니다.

각국의 주요 고객과 더불어 지난 1년 간 세계 경제의 변화와 대응책에 대한 MBA의 견해를 공유함과 동시에 GE 최고 경영자의 경험과 의견을 소통 하는 자리입니다.

돌아보면 기업의 실적치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었지만, 매년 시장이 침체될 것이라는 전망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올해 역시 나라안팎의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내수와 수출을 가릴 것 없이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졌습니다.

이런 부정적이고 불확실한 시장에서 기업체가 취할 전략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항상 그러하듯이 수요는 줄고 공급은 많습니다. 이처럼 어려운 환경이지만 그럼에도 기업은 반드시 성장해야 한다는 게 기본적인 명제 입니다.

시장이 위축 된다고 전망 될 때 대부분은 수동적이고 보수적인 선택을 취하게 됩니다.

사업개편, 인원감축, R&D 축소 등 급한 불을 우선 끄자는 주의로 돌아섭니다.

일반적인 성장율을 2% 정도로 보는데 우량기업은 침체기를 기회 삼아 3배 이상 더 큰 성장을 이룹니다.

시장은 점점 투명해지고, 마켓에서 리더는 지배력을 잃어 가고, 고객의 충성도도 잃어 가는 중이며, 지중학적 불확실성, 규제강화, 새로운 경쟁자 출현 등 시장이 어려워지는 이유도 다양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리스크를 회피하지 않아야 합니다.

두려움은 도전을 피하게 하는 큰 요인입니다. 고통에 대한 두려움이 승리에 대한 즐거움 보다 크게 느껴지기 때문에 리스크를 회피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와 관련 GE에서 인재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무엇을 하든 전문가가 되라는 것입니다. 또 현장에서 가장 많은 학습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잊지 않길 바랍니다. 협업을 통한 성장과 광범위한 경험을 통해 성장하길 바랍니다.

성격은 바꿀 수 없지만 사고는 바꿀 수 있습니다. 유연한 사고를 갖길 요구합니다. 또 결과물을 명확히 내놓고, 그 결과물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밝힐 수 있어야합니다.

이번 행사에서 인상 깊었던 일정중 하나는 GE 중앙 연구소(GRC;Global Reach Center) 방문이었습니다.

연간 GRC에 투입되는 R&D 예산은 6조원 수준으로 2015년도에 3100개 특허를 득했습니다.

R&D에 대한 기본 철학은 ‘Value’라는 관점입니다. 이들의 연구 목적은 시장을 선도하고, 투자자와 함께 미래를 만들어 가는 것 입니다.

미래를 바라보고, 미래를 향해 움직이고, 미래를 창조한다는 것으로 결과물은 회사와 고객을 위해 보다 실용적이고 혁명적이어야 한다는 것 입니다.

GE는 디지털 기업으로 변신하면서 가스터빈 개발기간을 반으로 단축한 바 있습니다. 개발기간의 단축은 시장 지배력 향상과 경쟁력 확보에 비례 합니다.

3D 프린팅을 통해 금속으로 부품을 제작해 전에는 20여개가 넘는 공급선으로 부터 공급 받아 조립하던 항공기엔진의 연료노즐을 단독으로 부품화해 300만달러를 절감했다고 합니다.

단지 금속 3D 프린팅 기술만이 아니라 적층 기술로 복잡한 부품 구조를 최적화했고, 항공기 엔진 적용 기술을 가스터빈 개발 기술에도 적용하고 헬스케어 분야에도 응용해 연구분야에서 타사업부와의 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기술과 경쟁력을 확보, 괄목할만한 성과물을 창출했습니다. 이를 GE Store라고 합니다. 그동안 이를 영업적인 관점에서만 생각했는데 본질은 R&D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산업용 반도체인 IGBT를 대체할 실리콘 카바이드(SiC) 의 상용화를 실현해 50% 수준의 발열 저하 효과를 얻고, 기술적 특성을 활용해 필터와 냉각기를 제거해 시스템적으로 비용을 20~30% 정도 절감한다고 합니다.

인공지능에 관해서는 ‘AI의 어느 분야에서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을까’, ‘언제 신뢰할 수 있을까’에 대한 강의가 이어졌습니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가장 실현 가능한 기술인데, AI가 사람을 관찰해 프로그램이 아니고 스스로 배워가는 수준을 목표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회장님의 강의 가운데 시간을 활용할 때 사람과 문제해결, 성장에 각각 30% 수준의 시간을 할애하고 나머지 10%는 투자자에게 쓴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또 비전에 10%에 시간을 붓고 이를 실행하는데 남은 90%를 쏟아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톱이 되고, 또 이를 유지하려면 어려운 일을 할 줄 알아야 한다고도 했으며, 이기고 배워라, 호기심과 자신감, 근성을 가지라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정말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중국 항공기 제작사로부터 항공기 엔진 기술 협력에 대한 질문이 나왔을 때, 회장님께서 중국회사의 항공기 모델과 수반되는 엔진모델명까지 전문적으로 거론하면서 대답한 내용이었습니다.

기술이 경제를 지배하고 경제가 정치를 지배하는 이 시대에 우리가 무엇을 고민하고 무엇을 키워 가야할지 물음표를 또 다시 던져 주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