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역사상 최초의 전기인 출신…2호선 정상화 ‘특명’ 달성에 집중
도시철도 운영 핵심가치는 ‘안전’…철도사고 0화 목표 힘쓸 것

‘인천교통공사 최초의 기술자 출신 사장’

이중호 인천교통공사 사장에게 주어진 첫 번째 타이틀이다. 서울지하철건설본부 전기과장과 인천도시철도건설본부장을 역임했으며, 인천교통공사 기술본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도시철도 전문가로 정평이 난 이 사장은 개통 초기 ‘사고철’이라는 오명을 얻은 인천지하철 2호선의 정상화를 위해 투입된 해결사다. 이 사장의 아침은 늘 전날 인천지하철의 운행상황을 보고 받는 것으로 시작된다. 아침 7시면 전날 인천 지하철 시스템의 운영 상태에 대한 보고를 받는다. 어떤 오류가 발생했고,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까지 상세한 보고가 이뤄진다. 그제야 회사로 출근할 모든 준비가 끝난다. 지난해 8월, 이 사장 취임 이후 매일 같이 이뤄진 일들이다. 기술자 출신으로 대부분의 시스템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현장 최일선에서 일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인천교통공사가 가야할 길을 가장 정확하게 그려낼 수 있다는 것. 지난 8개월 간 하루도 휴가를 써보지 못했다는 푸념이 절로 나온다. 그렇지만 인천지하철 1‧2호선 건설과정에 모두 참여한 전문가로서 시민들에게 안정적인 지하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사장 자리에 앉았다는 이 사장에게는 고되지만 또 즐거운 일이다.

#사장으로 취임한지 8개월여가 지났는데, 그동안 업무를 본 소회는 어떤가.

“인천도시철도 2호선이 지난해 7월 개통한 뒤 여러 건의 운행장애와 사고 등으로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쳤습니다. 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고 사장으로 취임한 것입니다. 2호선 정상화라는 무거운 짐과 함께 달려온지도 어느새 8개월여가 흘렀습니다. 많은 어려움과 고뇌 속에 임직원들과 불철주야 노력한 결과 이제는 지하철 2호선에 대한 신임도 매우 높아졌습니다.

지난해 8월 취임 당시에는 2호선 뿐 아니라 월미 모노레일 사업추진과 의정부 경전철 사업 등 많은 현안사항이 산적한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밤잠을 설치며 고민했습니다. 현재는 이 같은 현안과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가고 있으며, 남은 과제 또한 임기 내에 반드시 해결할 계획입니다.”

#사장 취임 후 가장 주력한 활동이 있다면.

“앞서 밝혔듯 제가 인천교통공사 사장으로 부임한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2호선 개통 이후 발생한 시스템 불안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천지하철 2호선은 개통 초기 잦은 고장과 운행장애로 시민들의 불신이 컸습니다. 이 같은 어려운 시기에 2호선 차량기지에서 첫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현장을 둘러본 뒤 분야별 최고의 직원을 선발해 2호선 안정화 TF를 구성했습니다. 밤을 새워가며 시스템‧차량‧궤도 등 문제점을 찾아 보완했죠.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취임 후 석달 정도가 지나면서 장애가 급격히 줄었습니다. 만족도 조사에서도 1호선 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개통예정인 무인경전철 운영기관에서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공사를 방문할 정도가 됐다는 것도 뜻 깊은 일입니다.

특히 오는 5월까지 지하철 2호선의 시스템을 100% 안정화시킬 계획입니다. 보다 안전한 운행을 위해 미세한 오류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게 제 목표입니다.

침체된 공사의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입니다. 보직자에 대한 복수직급제를 도입해 우수한 사원을 발탁했고, 성과에 따른 신상필벌 강화와 내부소통을 통한 생산력 극대화 등을 통해 노력한 사람이 노력한 만큼의 댓가를 받는 ‘성과와 능력’ 위주의 조직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올 한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은 무엇인지.

“첫 번째로 ‘절대 안전 확보’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코자 합니다. 도시철도 운영에 있어서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핵심가치입니다. 지하철 안전운행은 공사의 존립이유이자 올해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할 경영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철도 안전 관리를 통한 철도사고 ‘0’(제로)화에 힘쓰겠습니다. 또 산업안전관리를 통한 무재해사업장 구축, 선제적 재난관리를 통한 대응태세 마련 등 시민들이 안전한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려 합니다.

두 번째로 고객중심의 경영을 실현하려 합니다. 고객은 우리의 주인이라는 초심을 잃지 않고 고객 중심의 이용환경을 제공해 고객만족도를 높이는 데도 주력할 계획입니다. 승강기 등 고객이용 편의시설을 확충하고, 역사 공기질 개선 등 환경개선에도 힘쓰겠습니다. 고객 지향의 CS 교육과 인프라를 구축해 고객감동 경영에 힘을 다하겠습니다. 고객들이 역에 머무는 동안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전시회와 공연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유치해 고객과 행복‧즐거움을 나누는 FUN 경영을 실현하겠습니다.

세 번째로 경영합리화를 통해 재정자립을 이루겠습니다. 대부분의 도시철도 운영기관들이 대규모 초기투자비용과 원가에 못 미치는 수송수입으로 재정자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 같은 만성적인 적자의 틀에서 벗어나 재정자립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정형화된 조직문화와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경영합리화와 사업다각화를 통해 미래성장 동력원을 발굴코자 합니다.

네 번째로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이행하고자 합니다. 그동안 우리 공사는 창립 이후 지역사회를 위해 장학금 지원, 소외계층 지원, 나눔봉사단 활동 등 다양한 지원활동을 수행했습니다. 올해도 노사가 함께 협력해 이 같은 사업을 확대 지원하겠습니다.”

#인천교통공사에 오래 몸 담은 전기인 출신 사장의 취임으로 기술분야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은데, 소개해달라.

“오랜 공직생활 동안 학습과 경험을 토대로 익힌 노하우를 선배 입장에서 많이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안전에 대한 인식 전환의 필요성을 특히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리 직원들도 안전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그동안 사고나 장애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지 않으면 중대한 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는 인식은 조금 미흡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2호선 정상화 과정에서 많은 토론과 학습을 통해 안전에 대한 인식을 확 바꿨습니다.

아울러 자체 기술력 확보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동안 외국 기술에 의존했던 신호제어시스템과 관련해 자체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취임 후 기술분석팀을 신설해 최대 현안인 타임아웃의 근본원인을 찾고, 이를 개선했습니다. 또 소프트웨어 자체 개발 등 성과도 냈습니다. 이 같은 노력으로 고장과 장애가 크게 줄었습니다.”

#월미 은하레일과 관련된 앞으로 계획을 들려주신다면.

“먼저 시민 여러분께 죄송스럽다는 말씀부터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공사는 지난달 ‘월미모노레일 민간투자사업’의 실시협약을 해지한 바 있습니다. 장기간 운영을 하지 못한 월미은하레일 정상화를 위해 지난 2년 간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민간사업자의 협역사항과 계획공정 불이행 탓에 부득이 기존 민간 투자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그동안의 사업 실패요인을 보완하고 시민들의 걱정을 불식시키기 위해 앞으로 공사가 직접 신규 모노레일 도입을 위한 재추진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입니다. 조속한 사업 정상화를 위해 차량과 운영시스템 분야는 일괄 입찰방식으로 추진하고,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용고객 추이와 마케팅 전략 등을 감안해 사업을 단계적으로 정상화하려고 합니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완공해 시민의 품에 월미은하레일을 안겨 드릴 계획입니다.”

#끝으로 전기‧에너지 업계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앞으로 교통시스템은 전기기술만이 아닌 차량, 신호, 전기전자 등 다양한 기술분야가 융복합한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기존의 단종 개념의 경쟁력만으로는 한계가 예상되기 때문에 제4차 산업혁명시대의 도래에 부합한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해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

또 산업통상자원부의 ‘공공기관 에너지이용 합리화 추진에 관한 규정’을 개정‧고시해 올해부터는 공공기관 건축물에 일정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설치하는 것이 의무화됩니다.

이번 고시 개정을 통해 국가적으로 에너지신산업이 활성화되고 공공기관의 ESS 투자도 선도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업계가 에너지이용 효율이 높고 사업비용이 저렴한 ESS 시스템 개발을 통해 시장 선도에 나서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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