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한국남동발전 차장(ASME, KEPIC 위원)
김태형 한국남동발전 차장(ASME, KEPIC 위원)

지구온난화 대책 가운데 정부가 자주 소재로 내세우는 것이 바로 ‘전기 자동차’다. 그동안 쏟아낸 홍보 때문인지 대부분의 국민들은 전기자동차만 쓰면 환경문제가 해결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거기에는 홍보도 홍보지만 많은 대중을 상대로 하다 보니 정책이 전반적인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탓도 있을 것이다.

또, 새 트렌드를 먼저 받아들이고자 테슬라와 같은 전기자동차 구매를 미리 서두르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보도를 통해 접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지구온난화와 미세먼지 대책의 일환으로 정부에서는 전기자동차를 홍보하고 비싼 구입비 중 일정 부분을 보전해주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전기자동차는 과연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대책이 될 만큼 효율적이고 환경 친화적일까? 현재의 상황에 비추어볼 때 미시적으로는 그렇다 할 수 있지만 거시적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답 할 수 있다.

단지 일반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에 비해 전기자동차는 전기를 사용한다는 이유에서 화석연료 연소에 따른 환경문제로부터 자유롭다는 시각때문인지 무척 친환경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조금만 더 범위를 넓혀보면 자동차를 충전하는 전기의 원천은 발전으로부터 공급받게 된다. 결국 자동차가 각각 개별적으로 내뿜는 환경 유해물질은 발전소에서 배출하는 것과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된다. 다시 말해 유해물질 배출 총량은 같다는 이야기이다. 그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전기자동차의 전기 수요량을 공급을 위해서는 그만큼 전기 생산량을 늘려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추가적으로 발전소가 건설돼야 한다는 결과가 나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물론 전기자동차 뿐만 아니라 생활 편의를 위해 개발된 수많은 전자제품의 사용으로도 전기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은 분명하다. 때문에 환경문제가 우려되는 기존의 화석연료 기반의 발전방식으로 전기를 공급하기 보다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당면 과제를 우리나라가 가진 특성을 연결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국민들 모두가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 쌓여있고 전 국토의 70~80%가 산지로 이뤄져 있다. 그러니까 기존의 농업이나 임업, 수산업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신재생에너지의 공급비율을 정부의 목표 수준인 발전설비의 30%까지 끌어올려 맞출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상정해볼 과제는 전기자동차의 효율성 문제다. 기존 자동차의 경우 주유소에서 연료를 주입 후 바로 엔진을 가동시켜 자동차를 구동하는 시스템인 반면, 전기자동차는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송전선로를 이용해 보내고 그것을 다시 자동차에 충전을 시킨 다음 충전된 에너지로 모터를 가동해 자동차를 구동케 한다. 즉, 너무 많은 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효율성 측면에서는 비경제적이다. 기존 공급량보다 더 많은 전기가 사용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다행스러운 것은 전기를 생산하는 내연기관 발전플랜트(35%이상)에 비해 소형 자동차의 엔진의 효율은 30% 수준이기 때문에 고효율의 화력발전(40%이상)으로부터 충전을 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는 있다. 하지만 자동차의 효율성도 연구를 통해 발전플랜트 수준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효율성도 전기자동차가 반드시 극복해야 할 문제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므로 정책을 결정하는 기관에서는 개별적으로 볼 때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듯 하지만 그에 소요되는 전체 비용이 높은 전기자동차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환경문제 해결의 적절한 대안이 될 수가 있는지, 그리고 효율성 측면에서 재고돼야 할 사항이 무엇인지에 대해 국민들의 인식을 개선토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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