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광기술, ‘2020 이노 액티브 조명융합 워크숍’

조원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이‘2020 이노 액티브(Inno-Active) 조명융합 워크숍’에서 낮은 높이의 조명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원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이‘2020 이노 액티브(Inno-Active) 조명융합 워크숍’에서 낮은 높이의 조명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도로조명이 밝다고 해서 모든 것을 다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야간 운전자가 전방의 장애물과 선형변화를 확인하기 쉽도록 배경과의 밝기 차이를 극대화하는 시인성이다.”

기존 고속도로와 일반도로에 설치된 높은 등주식 조명과 달리 어른들의 가슴 정도 높이의 낮은 조명으로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고시인성, 저전력 조명으로 현 도로조명기준을 만족하면서도 가격은 10%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는게 핵심이다.

한국광기술은 28일 서울 반포원에서 ‘2020 이노 액티브(Inno-Active) 조명융합 워크숍’을 열고 제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조명의 역할과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조명융합분야의 발전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워크숍에서 강연에 나선 조원범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사진) 수석연구원은 국내 일반·고속도로의 88%가 현재 무조명 구간이지만 예산 한계때문에 저비용으로 LED도로조명을 보급할 수 있는 ‘독립형 태양광 발전기반의 낮은 조명’이 확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원범 연구원은 “국내 도로조명 기준은 노면이 밝아질수록 장애물이 더 잘 보인다고 가정하고 있지만 이는 틀린 얘기”라며 “노면과 장애물의 휘도대비가 커질수록 장애물이 더 잘 보인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장애물은 밝고 노면은 어둡게 만드는 ‘비저빌리티(Visibility) 컨셉’으로 도로조명의 수준을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이 발표에서 설명한 국내 도로조명 방식은 ‘루미넌스(Luminance) 컨셉’이다. 노면의 평균 휘도와 균제도 등을 기준으로 도로 조명 수준을 평가하는 방법이다. 높은 등기구 방식을 통해 안전성과 쾌적성을 확보하고, 빛이 닿는 모든 부분의 균제도를 동일한 수준으로 맞추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조 연구원은 등주식 조명 방식은 광원과 노면의 높이차로 경제적·성능적 한계가 존재하고 고가의 설치비용, 에너지 낭비, 빛공해 초래, 유지보수 부담 등을 근거로 ‘낮은 높이의 조명’을 고려해야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폴 가로등은 지주 및 공사비가 설치 비용 중 80%를 차지하고 광손실과 배광 제어에 한계점을 갖고 있다”며 “자동차 운전자의 눈높이 보다 낮은 1.2m 정도에 조명을 설치하면 경제성은 물론 노면만 집중 조사해 누설광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건기연과 광기술원이 공동 개발한 프로빔 타입의 조명 방식은 설치 높이와 조사각도 조절을 통해 휘도 대비 밝기를 극대화 시켰다.

현재 개발된 낮은 조명은 도로조명기준을 만족할 뿐만 아니라 야간 운전자의 75~85%가 115m 거리에서 장애물을 확인할 수 있다. 대형차량이 상향등을 켜고 오는 경우에도 85%가 전방 선형을 확인할 수 있는 수준까지 기술력을 확보했다.

가격도 일반 도로조명 대비 등기구와 등주를 포함해 20% 수준에 불과하고, 현장에서 설치하는 총 비용도 50% 감소시켰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낮은 조명 설치율 목표를 15%로 설정했을 때 동일한 예산으로 기존 등기구 방식보다 530㎞를 추가 설치할 수 있다.

조 연구원은 전력공급이 어려운 격오지, 과도한 공사비가 소요되는 무조명 구간에는 태양광 기반의 물리전지와 화학전지를 융합한 하이브리드형 배터리 시스템을 접목해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낮은 조명의 단점도 언급됐다. 등주식 조명과 대비해 사고와 절도 등으로 훼손 가능성이 높고 대향 방향 운전자의 눈부심 발생 가능성, 일반 도심이나 주거지역이 포함된 곳에서의 설치 한계등으로 기술적·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조 연구원은 “고시인성의 낮은 도로조명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LED조명보급, 에너지 절감이라는 정부 정책과 궤를 함께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기술 심화 작업과 생산체계를 구축해 시장 보급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워크숍에서는 ▲조명의 역할 및 정책 방향 ▲한국광기술원 조명융합연구본부 연구 성과 및 계획 ▲에너지·콘텐츠 융합 조명 신산업 창출을 위한 전략 ▲기업상담을 통한 애로 및 건의사항 수렴▲LED·OLED 조명시장 창출 컨소시엄 구축 및 기업간 협업 등 조명융합분야의 발전방향에 대해 논의됐다.

또 세계 최고 수준의 LED 패키지 공정과 LED 가로등, 자연광 구현 조명, LED 대형 등명기 개발 등 그동안 거둬온 가시적 성과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김영선 광기술원 원장은 “제4차 산업혁명을 기회로 삼기 위해선 광융합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히든 챔피언 기업을 발굴·지원하는 등 조명 분야를 미래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번 워크숍이 조명의 ‘스마트시티 제로 에너지화’와 ‘인간 중심 콘텐츠 융합’ 분야에 대한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국내 조명산업의 도약을 위한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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