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유커가 사라진 제주도를 내국인이 대신하고 있다.

단체 중국인이 사라지면서 제주지역 경제가 움츠러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빈자리를 내국인이 채우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지난 3월 1일부터 26일까지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일평균 3671명으로 지난해(7645명)에 비해 52%나 감소했다.

지난 2015년 기준 중국인 관광객 1인당 지출금액은 2391달러(265만원)다. 유커들의 씀씀이가 큰 만큼 제주도 내 관광산업이 타격을 입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내국인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그동안 중국 여행객들의 도에 넘친 행동들로 피해를 보는 사례가 늘면서 오히려 이번 사태로 인해 거리가 조용해지고 깨끗해졌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기자가 지난 24일 방문한 제주공항은 한산했다. 싼커(개별 여행객) 외에는 단체 중국인들은 찾아보지 못했다. 대신 내국인들은 넘쳐났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1~13일 제주를 찾은 내국인은 37만2317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33만1997명과 비교해서 12.1% 늘었다.

제주를 찾는 내국인이 증가하면서 숙박 판매 비중도 늘었다.

11번가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1월 1일~3월 22일) 제주도 숙박 판매 비중이 전년 동기간에 비해 3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커 감소로 직격탄을 받은 제주도 내수시장 활성화에 국내 고객들이 긍정적 신호를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내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관심을 쏟고 있다.

일단 오는 4월 1일~9일에는 제주유채꽃축제가, 14일~16일은 우도소라축제 등 다양한 봄철축제들이 열린다.

여기에 제주의 관광·숙박업체와 사설관광지, 골프장, 식당, 면세점들이 대규모 세일행사에 들어가면서 내국인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성산일출봉을 비롯해 만장굴·정방폭포·돌문화공원 등 제주도내의 공영관광지 28곳도 무료로 개방한다.

봄을 맞아 유커가 사라진 지역경제를 살리고, 조용해진 제주에서 힐링을 하는 것도 좋지 아니한가.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