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의 중요한 가치는 ‘사람’…입주민 항상 우선적으로 생각”

“전기 전공으로 대학에 진학한 아들이 요새는 ‘아버지 같은 전기인’이 되고 싶다고 해요. 보람요? 이 순간만큼 뿌듯한 게 또 있을까요.”

지난 1991년 서울주택도시공사에 입사해 28년을 일해 왔다는 박철규 미래기술사업부 부장은 전기를 전공하는 아들까지 2대에 걸친 전기인 집안의 가장이다.

28년이라는 긴 시간을 서울주택도시공사의 전기인으로 보낼 수 있었던 것은 서울시 내 주택 건설을 도맡아 한다는 자부심 덕분이다.

가족들과 차를 타고 지나가며 세 아들들에게 “저 아파트가 아빠가 지은 거야”라고 말할 때의 뿌듯함은 그를 짧지 않은 세월동안 전기인으로 남게 해준 원동력이 됐다.

“이제는 아들과 함께 서울주택도시공사에서 함께 일하는 게 꿈입니다. 서울시내에 우리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총 18만가구의 임대주택을 관리하는데, 이들 곳곳에 제 손길이 묻어 있어요. 이 같은 보람을 아들과 함께 느끼고 싶네요.”

가장 기억에 남는 현장은 1991년 입사한 뒤 처음 발령받았던 중계지구 건설현장이다. 4600세대 정도의 아파트를 짓는 현장이었는데, 이곳에서 설계‧감독 등과 관련된 많은 일을 배울 수 있었다고 박 부장은 전했다.

현장 감독과 설계부서 등 다양한 업무를 접하며 만든 본인만의 기술 수첩은 소중한 자산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 만의 기준을 정립하고, 새로운 기술이 나올 때마다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가며 만든 수첩은 그의 28년 전기인으로의 역사를 압축하고 있다.

“처음 중계지구 현장으로 발령을 받았는데 절 교육하던 선임이 오전에 11개 동, 오후에는 15개 동을 하나한 걸어다니면서 검사하게끔 했어요. 매일 같이 발로 뛰면서 도면과 현장을 비교하면서 일을 배웠죠. 엘리베이터도 없던 곳이라 엄청나게 고생을 했어요. 대신 일은 확실히 배웠죠. 지금은 후배들한테 이렇게 일하라고 하면 가혹행위라고 신고당할 겁니다.(웃음) 그때부터 업무에 대한 공부도 겸하면서 만든 수첩들을 아직까지 보관하고 업데이트하고 있어요. 이걸 책으로 만들어서 협력사 관계자들과 후배들에게 나눠주기도 했죠.”

최근 그가 담당하는 업무는 에너지 분야의 업무다.

제로에너지주택이나 신재생에너지 등 최근 전력산업계의 최신 트렌드와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는 것.

정부 5개 부처가 공동으로 발표한 에너지신산업과 서울시의 원전하나줄이기 운동 등에 가장 발빠르게 대응하는 게 그의 일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에서 전기와 관련한 여러 일을 수행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사람’이다.

사람을 존중함으로써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어느 곳에서든 사람으로 인한 상처는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우리 같은 건설 업무는 사람과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 사람 때문에 다른 사람의 마음이 닫히는 일이 생겨선 안된다고 생각해요. 입사 초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지켜오는 철칙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협력업체나 현장 근로자들에게도 제가 일하는 현장은 분위기가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하지만 업무와 관련해선 누구보다 깐깐하게 일했습니다. 사람은 좋은데, 일할 때는 깐깐하다는 소문이 돈다고 하더라고요. 또 일을 할 때는 누구보다 입주민들을 먼저 생각하려고 해요. 서울시민들을 위한 주택을 짓는 일이니까요. 어찌보면 시민은 무엇보다도 우선해야 할 가치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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