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경영연구원, 전기차 증가할수록 리튬 공급 부족 가속화
2020년이면 6만 5000t 리튬 필요, 확보 경쟁 치열해질 듯

배터리용 리튬 수요 구조 변화(출처=맥쿼리)
배터리용 리튬 수요 구조 변화(출처=맥쿼리)

전기차 배터리에 필요한 원료 중 하나인 리튬의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이로 인해 전기차 시장 확대가 늦춰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보급이 증가하고 있는데 리튬 공급 부족 때문에 상승세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포스코 경영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리튬이 없으면 전기차 시대도 없다’ 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의 고용량화로 인해 배터리용 리튬(LCE)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반면, 리튬 설비 확대는 지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전기차 업계는 리튬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는데 리튬의 재고가 충분치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리튬 수요가 증가한 원인은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한 설비가 급증한 데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개발에 일제히 뛰어들면서 전기차에 필요한 리튬이온배터리 수요가 많아진 것이다. 배터리가 전기차의 가장 중요한 부품이기 때문에 배터리 기업에 의존하기 보다는 직접 생산하는 완성차 업체들도 늘고 있다.

특히 테슬라가 50억달러(약 5조5000억원)를 투자해 50GWh 규모 배터리 공장 기가팩토리를 짓고 있고, 중국의 BYD 역시 중국 최대 리튬 매장지인 칭하이에 10GWh 규모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디젤게이트로 몸살을 앓은 폭스바겐은 배터리 생산을 위해 100억유로(약 12조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2020년까지 신규 배터리 생산설비는 약 200GWh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리튬이온배터리의 원료인 리튬의 공급이 부족해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200GWh 설비에 필요한 배터리용 리튬은 15만9600t으로 추산된다.

포스코 경영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t당 5500달러 수준이었던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해 상반기 중국 스팟시장에서 t당 2만2000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테슬라의 기가팩토리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2017~2020년 리튬 수요는 한층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앞으로 리튬 공급 부족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리튬 생산설비 증설은 주춤하는데 전기차 배터리 수요는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전기차 한 대당 탑재하는 배터리의 평균 용량은 20~30kWh였지만 최근에는 25~40kWh로 확장하는 추세다, 2018년 이후에는 60kWh 이상의 고용량 배터리가 보편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 경영연구원은 2018~2020년 판매될 순수 전기차의 평균 배터리 용량을 60kWh로 가정하면 6만5000t의 리튬 수요가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리튬 공급 자체가 부족해지면서 배터리, 전기차 업계의 리튬 확보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리튬이온배터리의 주요 소재인 니켈, 코발트, 망간은 가격은 오를 수 있어도 공급이 가능한 반면 리튬은 재고 자체가 부족한 탓이다. 현재로선 리튬이온배터리를 대체할 수 있는 배터리도 없다.

포스코 경영연구원 측은 “차세대 배터리 개발, 신소재 개발, 리튬 추출 관련 획기적인 기술 개발 가능성이 현재로선 뚜렷하지 않다”며 “리튬 공급이 따라주지 못해 전기차 개화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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