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학술행사, 관련 공기업 기술 4차산업혁명에 초점
에너지패러다임 변화 발맞춘 시장, 제도 변화 등도 요구돼

4차산업혁명이 전력·에너지산업의 화두가 되고 있다. 빅데이터와 IoT 등 최신 ICT기술을 융합·활용한다는 막연한 개념에서 나아가 4차산업혁명을 전력·에너지산업 전반에 뿌리내리고 이를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가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에너지기술평가원, 에너지경제연구원 등 전력·에너지산업을 대표하는 연구기관들이 개최한 학술행사의 초점도 4차산업혁명에 맞춰졌다. 특히 새로운 기술과 시장의 접목을 통해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특히 KT의 4차산업혁명에 대한 진단과 활용방안이 눈에 띄었다. 지난 23일 서울과학기술회관에서 에기평이 개최한 ‘제1차 미래에너지시장포럼’에서 박대수 KT경제경영연구소 소장은 “4차산업혁명은 속도, 범위, 영향력에서 과거 산업혁명을 능가하는 대변혁”이라며 “5G, IoT, AI 등 최첨단의 정보통신기술은 산업의 융합과 초연결사회의 도래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는 디지털의 부상에 주목했다. 과거 효율을 높이기 위한 보조 수단으로 사용되던 디지털이 이제는 경쟁의 핵심요소가 됐다는 것.

그는 “4차 산업혁명은 산업간 융합과 협력이 기본 전제”라며 “디지털이 기반이 된 혁신네트워크와 인공지능 기반 컴퓨팅 파워가 만드는 ICT융합이 변화를 견인할 것이며 특히 5G는 단순한 차세대 네트워크가 아닌 전례없는 규모와 속도로 변혁하는 통신의 도래를 의미한다”고 힘 줘 말했다.

KT가 개발한 마이크로에너지그리드에 대한 소개도 이어졌다.

박 소장은 “AI 기반 분석엔진 e-브레인을 주요 플랫폼으로 사용하는 'KT-MEG'는 10%의 에너지절약이 연간 67조원의 비용 절감을 가져올 수 있다”며 “효율화, 혁신기술활용, 개방융합관점의 에너지산업 변화를 통해 혁신기술을 효과적으로 접목하고 산업간 융합 자유도를 높이는 방향의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지난 24일 열린 ‘2016년도 연구성과발표 세미나’의 주제를 아예 ‘4차산업혁명시대의 에너지정책 방향’으로 잡았다.

이날 박주헌 에경연 원장은 “4차산업혁명 시대의 에너지산업은 전통적 에너지산업과 에너지신기술, ICT가 융합돼 기술이 곧 에너지가 되는 에너지신산업과 신비즈니스군이 확대·발전될 것”이라며 “고효율에너지시스템의 구현을 통한 부존에너지의 절약과 함께 에너지신기술을 적용한 신에너지 생산이 확대됨으로써 새로운 신성장동력으로 발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4차산업혁명에 맞는 시장 정책의 변화가 수반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유수 에경연 선임연구위원은 “에너지원간 또는 타 산업제품, 서비스와 결합된 형태의 판매시장 형성이 필요하다”며 “에너지결합서비스 시장으로 진화를 위해 전력도소매 시장의 신규사업자의 자유진입과 공정경쟁이 가능하도록 진입규제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와 전력·에너지 관련 공기업들도 4차산업혁명 활성화 기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통적 전력산업 영역에서는 IoT를 활용한 설비진단, 사고 예방 등 기초적 활용에서부터 에너지신산업 주요 비즈니스 모델과 신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 전문가는 “4차산업혁명에 대응하는 패러다임이 앞으로 미래먹거리 확보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란 정부의 문제의식이 산업계 전반에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에너지의 생산·유통·소비가 동시적이고 수평적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지속가능한 산업발전을 위해서도 4차산업혁명을 구성하는 주요 기술의 중요성은 점점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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