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작고, 안전한 전기차 충전기”
지난해 전기차 충전기 4만5000기 판매, 올해는 한국서 제품 출시

커클린 켄 AV 부사장이 지난 19일 제4회 전기차엑스포에서 이동형 충전기 터보코드를 물에 담가 방수기능을 보여주고 있다.
커클린 켄 AV 부사장이 지난 19일 제4회 전기차엑스포에서 이동형 충전기 터보코드를 물에 담가 방수기능을 보여주고 있다.

북미 전기차 충전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전기차 충전기 제작회사 AV(Aero Vironment)가 한국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19일 제4회 국제전기차엑스포에서 만난 카클린 켄 AV 부사장은 자사가 개발한 충전기를 올해 중으로 한국 시장에 선보인다고 밝혔다. 최근 한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 주목하다가 한국의 코엠이노베이션(대표 홍요섭)과 손잡고 본격적인 시장 확장에 나선 것이다.

“AV는 지난해에만 전세계에 전기차 충전기 4만 5000대를 판매했습니다. 북미 전기차 충전시장은 굉장히 치열한데 현재 점유율은 20% 수준으로 GE, 지멘스, 차지포인트 등 경쟁기업들보다 앞서죠.”

AV는 세계 최초로 전기차 충전기를 개발한 회사다. 1989년 GM이 EV1을 출시했을 때 충전기를 함께 개발한 회사가 AV다. 비록 EV1은 단기간에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지만 그때 개발한 기술을 활용해 산업용 충전기 시장으로 진출했다.

덕분에 AV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항공기용 충전기 회사로 성장했다. 미국 내 20개 국제 공항 중 19곳에서 AV의 공항용 충전기를 사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세계 1위 무인항공기 회사로서 41개국에 군사용 드론을 수출한다. 연매출만 2억6000만달러에 달하는 미국 장외 주식시장(나스닥) 상장기업이다.

산업용 충전기 시장에서의 명성을 기반으로 전기차 충전기 분야에서는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현재는 북미에서 닛산, 미쯔비시, 현대, 볼보, 기아, BMW, 폭스바겐 등 8개 완성차 회사들의 공식 선호 충전기로 선정됐다.

켄 부사장은 “완성차 회사들이 AV 제품을 선호하는 이유는 안전성과 효율성 때문”이라며 “차량의 안전을 가장 중시하는 볼보와는 3년간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AV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안전하다는 것이다. 충전기를 제작하는 모든 부품에 대해 자체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AV가 선보인 이동형 충전기 터보코드는 차량이 밟고 지나가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단단하다. 수심 2m 물에 담그거나 얼음이 얼어 붙어도 충전을 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작고, 가장 가벼운 전기차 충전기라는 AV의 설명처럼 충전기 케이블도 국내에서 판매 중인 충전기보다 얇다. 터보코드는 올해 하반기경 출시할 예정이고, 가격은 80만원선이다.

이외에 동시에 전기차 4대를 충전할 수 있는 4방향 완속충전기 EVSE-RS는 오는 6월이면 시장에서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충전기 하나에 플러그를 최대 4기까지 설치할 수 있어 주차장 한 가운데에 지으면 가장 효과적이다. 블루투스 기능을 지원해 전용 스마트폰 앱으로 충전을 조작하거나 충전현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전기차 충전기가 많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AV는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을 마쳤기 때문에 성능과 안전성 면에서는 자신있습니다. 한국 시장은 단독차고가 많지 않다는 걸 알고 있고, 그에 맞게 수출전략을 수립하고 있죠.”

하지만 켄 부사장 말처럼 국내 전기차 충전기 시장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정부 지원금으로 충전기를 설치하고 있는데 올해 완속충전기 구축사업에 참여할 사업자는 이미 선정이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장에 유통할 수 있는 충전기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고 있어 외국기업인 AV가 대응하기에도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

이에 대해 켄 부사장은 “한국은 정부가 충전기를 규격화하고 있는데 이는 글로벌 트렌드와는 맞지 않다”며 “미국 역시 안전에 대한 규제는 엄격하게 하지만 충전기 회사들이 혁신을 통해 경쟁할 수 있도록 시장을 개방하고 있기 때문”고 말했다.

그는 “덕분에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은 최고의 제품을 선택할 수 있고, 충전기의 품질도 좋아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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