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의 장점은 뭘까? 가장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건 친환경적이라는 점이다. 내연기관차처럼 유해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 심각한 대기오염에 시달리는 중국이 전기차를 주목하는 이유다.

게다가 엔진이 없어 조용하고, 전기로 충전을 하기 때문에 유지비도 저렴하다. 주행거리, 충전 인프라 문제는 대폭 개선됐다. 한번만 충전해도 383km를 달릴 수 있는 볼트EV는 사전예약 2시간만에 600여대가 동났다.

덕분에 전기차 보급량은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올해까지 전기차 보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을 경우 3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국내 등록된 차량 중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율도 1.5%로 증가한다.

하지만 전기차의 장점은 이 정도에 그치지 않는다. 자동차가 아니라 에너지 시스템의 관점에서 보면 전기차는 움직이는 발전소 혹은 에너지저장장치(ESS)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지난 20~21일 제주도에서 열린 제3회 국제에너지컨퍼런스에서도 이런 논의가 불거졌다. 문승일 서울대 교수는 “전기차 100만대가 보급되면 움직이는 원자력 발전소 10기가 생기는 것”이라며 “전기차에 충전한 전기를 방전하는 기술인 V2G가 활성화되면 발전, 송전 비용 1500달러 정도를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웅 그리드위즈 연구소장 역시 “전기차를 자동차라기 보다는 이동형 ESS로 인식하고 서비스를 발굴하고 있다”며 “수요반응(DR) 서비스와 전기차를 결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종합하면 전기차는 전기를 저장하고 다니는 ESS이자 발전소나 마찬가지고, 국가전력수급계획을 수립할 때 첫 번째로 고려해야 하는 존재가 될 수도 있다.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전기차의 장점은 셀 수 없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동수단’에 불과한 내연기관차가 전기차에 떠밀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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