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보유한 3540억건 빅데이터 기반한 플랫폼 구축 주장
도시바 영국 원전 지분 인수 등 해외 사업 의지도 드러내

재연임에 성공한 조환익 한전 사장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새 먹거리 창출 의지를 드러냈다. 전기 판매라는 기존의 시장을 넘어 빅데이터에 기반한 플랫폼 구축 등 새로운 업역 발굴과 역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도시바의 영국 원자력사업 지분 인수 등 해외 사업에 대한 의지도 확고히했다.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은 지난 21일 세종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전이 보유하고 있는 3540억 건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플랫폼 개발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전국에 설치된 900만여기의 전주를 기지국 삼아 센서 기술을 결합해 유동 인구 정보와 치매 노인 보호, 대기 상황 및 교통량 분석, 전력설비 감시 등 수많은 정보를 수집·활용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새 먹거리 창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설명이다.

조 사장은 “원전 축소를 주장하는 여론이 커지면서 온실가스 감축 부담이 커지고 있다. KT 등 통신업체들이 전력분야로 발 빠르게 진입하는 등 경쟁도 날로 심화되고 있다”면서 “더 이상 (한전이) 전기를 팔아서 먹고 사는 시대는 지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전력산업도 4차 산업혁명을 통한 미래 먹거리 창출에 나서야 한다”면서 “이대로 가다가는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으로 무장한 구글 등 글로벌 기업에 시장을 내 줄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조 사장은 또 해외 원전 수주와 관련,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웨스팅하우스가 보유한 뉴젠의 지분인수에 대한 이야기는 영국과 일본 정부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아직 공식적인 것은 없다”면서도 “부채와 자본 비율 등이 정해지면 (사업에) 우선적으로 뛰어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편 조 사장은 지난 21일 광주전남혁신도시 소재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재연임이 의결됐다. 조 사장의 연임은 산업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 재가로 최종 확정된다.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을 살펴보면 한전 사장의 연장 임기는 1년이다. 횟수 제한은 없다.

2012년 12월 한전 사장에 취임해 지난해 2월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한 조 사장은 이번에 재연임할 경우 5년 3개월 간 한전 사장으로 재임하는 최다 연임의 기록을 세우게 된다.

기간으로는 한전 초대 사장을 역임했던 고 박영준 사장(1961년 6월~1968년 2월, 6년 8개월) 이후 두 번째다.

이번 재연임에는 지난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창사 최대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둔 성과가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사장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14회로 공직에 입문, 산업자원부 차관과 한국수출보험공사 사장, 코트라(KOTRA) 사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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