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국제전기차엑스포에 참가한 기업 및 기관은 총 155곳이다. 주요 완성차 기업 현대차, 기아차, 르노삼성, 한국GM, 대림자동차가 참여했고, 삼성SDI, 한국전력 등 배터리, 에너지, 부품 업체를 비롯해 지자체, 연구소 등이 참가했다. 전시업체 수는 2014년 1회 41개사에서 2회 73개사, 3회 145개사, 올해는 4회 155개사로 증가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전기차 관련 기술력과 인프라가 늘어나면서 전기차 산업의 티핑 포인트(대변혁의 시작점)가 다가오고 있다”며“제주도는 전기차는 물론 스마트시티, 카본프리아일랜드 등을 구축하기 위한 투자와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원 지사는 개막식 첫날부터 국제 전기차 회의인 글로벌 EV서밋, 기자간담회, 전시장 투어, 컨퍼런스까지 대부분의 행사에 참여하며 엑스포를 제주도 대표 전시회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이번 전기차 엑스포가 제주도, 중앙정부, 민간기업이 함께 모여 발전방안을 논의하고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논의의 장으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중앙정부와 제주도는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불편한 규제를 없애는 등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한전, 현대차, 네이버 등 혁신기업들은 제주도의 입지와 테스트베드로서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달라”고 주문했다.

개최 직전 위기 맞았지만 무난히 수습

전기차 엑스포는 개최 직전 위기를 맞기도 했다. 중국 기업들과 국내외 메이저 기업들이 엑스포 참가를 보이콧하면서 시작도 전에 삐걱거리기 시작한 것. BMW, 닛산, SK이노베이션, LG화학 등 대기업들이 불참 의사를 밝혔고, 중국의 지리자동차와 BYD, 개막식 기조연설을 맡은 넥스트EV의 리빈 회장과 인민일보 대표가 참석하지 못했다.

하지만 갑작스런 위기에도 무난히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칫 엑스포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는 위기였지만 전시장을 재배치하고, 기조연설자를 대체해 피해를 최소화했다. 대신 한·중 전기차협회 창립과 업무협약식 체결은 예정대로 진행했고, B2B 참관단 자격으로 왕슈 북경자동차그룹 부회장, 쉬옹 페이 지리 자동차 부회장, FDG 회장 등이 엑스포를 방문했다.

가족단위 관람객 증가, 아이들 교육에 안성맞춤

엑스포를 찾은 관람객의 상당수는 아이들과 함께 온 부모들이 많았다. 전기차 엑스포는 비즈니스 전시회 성격이 강하지만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구경하기에도 좋기 때문이다. 미래 기술을 미리 체험하고, 공부도 할 수 있어 현장학습 차원에서 오는 이들도 있었다.

특히 엑스포가 주말을 포함해 진행되면서 주말 나들이를 나온 가족들도 많았고, 오히려 어른보다 아이들이 더 신나했다. 외관부터 전혀 다른 전기차는 아이들에게는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전기차 특유의 디자인 덕분에 직접 차를 타보거나, 만져보며 전기차와 친숙해졌다.

전시회를 방문한 한대희 대전시 교통정책과 주무관은 “작년까지는 출장으로 엑스포에 왔는데 올해는 휴가를 내고 아들과 함께 전기차 엑스포에 왔다”며 “부모 입장에서 아이에게 전기차라는 미래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국내외 전문가 출동, 55개 주제 컨퍼런스도 열려

엑스포 기간 중이었던 20~23일에는 국내외 산·학·연 전문가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4회 국제전기차 컨퍼런스’가 제주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렸다. 전기차의 핵심 과제로 꼽히는 배터리, 표준, 자율주행, 안전 등 기술·법·제도적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특히 자율주행과 배터리, 신소재 등 3대 분야를 다룬 컨퍼런스는 국내 최초다.

김학도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은 20일 개회식에 참석해 “4차 산업혁명시대 도로위의 스마트한 에너지 사용을 실현할뿐 아니라, 파괴적인 혁신을 주도하는 전기·자율주행차야 말로 모두의 미래”라며 “수많은 지식이 더해져 세상을 바꿀 거대한 집단지성으로 성장하는 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식물원 전시, 새로운 시도 vs 불편

올해 전기차엑스포는 여미지식물원 전체를 주요 전시장으로 활용해 ‘전기차와 자연의 융합’이라는 친환경 콘셉트로 열렸다. 개막식을 비롯한 주요 행사를 식물원 안에서 진행한 덕분에 마치 숲속에 온 것 같은 착각도 들었다. 식물원답게 모든 외벽이 유리로 돼 있어 행사가 열리는 낮에는 햇볕이 따뜻하게 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식물원이 전문 전시공간이 아닌 탓에 다소 불편한 부분도 있었다. 전시공간이 없다보니 식물원 외부에 임시 전시장을 마련했는데 전시업체 사이에선 이를 두고 전시장소가 너무 볼품없는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주요 행사를 진행하는 무대는 식물원 내부에 있어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 연사가 발표를 진행하고 있는 와중에도 관람객들의 대화소리가 그대로 들리거나, 아이들이 무대 중간으로 난입하는 경우도 있었다. 주형환 산업부 장관이 18일 축사를 하는 중에는 식물원 내부 방송이 나오는 바람에 행사 진행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엑스포 조직위 시스템 정착시켜야

전기차엑스포가 올해로 4회째를 맞았지만 운영상의 문제들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특히 행사가 전반적으로 엉성하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엑스포를 운영하는 조직위원회가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탓이다. 현재로선 조직위원회가 사단법인이기 때문에 조직위가 상시 운영되지 않고 있다. 매년 엑스포가 열리기 3~4개월 전에 비로소 조직위가 꾸려져 부랴부랴 준비를 시작하다보니 원활한 진행이 쉽지 않은 것.

이에 대해 조직위 측은 앞으론 조직위를 상시 운영해 일찌감치 내년 전시회를 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조직위를 상시 운영하기 위해선 예산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 정부, 제주도청 등의 지원 없이는 힘든 상황이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역시 지난 17일 “이번 엑스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주요 기업이 불참하거나 사드 등의 영향으로 중국 기업이 빠지는 등 상황적으로도 어려운 점이 있었다고 들었다”며 “이와 함께 엑스포 운영상의 문제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 엑스포로서의 모습과 내실을 갖추고자 이번 전시회를 마치면 제주도, 산업부, 환경부, 조직위는 심도있게 점검해서 고칠 점은 고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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