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계약 시작한지 2시간만에 볼트EV 600여대 완판
주행거리 긴데 가격까지 저렴, 현재로선 경쟁상대 없어

“볼트EV의 인기가 많을 줄은 예상했지만 기대 이상입니다. 미국 본사와 긴밀하게 협조해서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해서 더 많은 분들이 볼트EV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17일 한국GM이 사전계약 접수를 시작한 볼트EV 초도물량 600여대가 2시간만에 마감됐다.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확인할 수 있는 결과다.

기존에 출시된 전기차의 배터리가 21~28kWh 수준인데 반해 볼트EV는 60kWh 배터리를 장착했고, 1회 충전시 주행거리도 383km에 달한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충전을 하지 않고 갈 수 있는 전기차가 나오면서 주행거리에 대한 고객들의 갈증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볼트EV를 국내 최초로 선보이기 위해 국제전기차엑스포를 방문한 심상준 한국GM 전기차 기획담당 상무(사진)는 “하루 전인 16일 사전접수를 시작할 때부터 대박 조짐을 보이긴 했지만 2시간만에 마감될 줄은 예상치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결과 덕분에 미국 본사에서도 한국 전기차 시장의 가능성을 희망적으로 보고 정기적으로 미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볼트EV가 주목을 받은 가장 큰 이유는 저렴한 가격이다. 물론 4779만원을 저렴하다고 볼 순 없지만 191km를 달리는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4300만원(최고 등급 기준), 132km를 달리는 BMW i3가 6360만원(최고 등급 기준)이라는 걸 감안하면 이른바 가성비(가격대 성능비)가 좋다. 국가 보조금 1400만원과 지자체 보조금 300~1200만원을 포함하면 평균 2000만원 중반대에 구입할 수 있다.

“볼트EV를 기획하는 초기 단계부터 가격을 최대한 낮추기 위한 전략을 세웠기 때문에 이런 가격이 가능했습니다. LG그룹을 비롯한 국내 여러 협력업체들이 참여하면서 저렴한 가격에 고품질 제품을 공급받을 수 있었던 것도 컸고요.”

사실 전기차의 원조는 GM이지만 한번 실패한 적이 있다. GM은 1995년 EV온이라는 전기차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상용화에 성공했다. 기술적인 한계와 시장의 부재로 단시간에 사라졌지만 나름대로는 의미있는 도전이라고 평가받는다. 볼트EV가 거둔 성공이 우연이나 급조된 게 아니라는 것.

심 상무는 이 기세를 몰아 전기차 고객들과의 거리를 좁히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한국GM의 국내 전기차 영업전략이 ‘고객’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내연기관차와 달리 전기차는 고객의 경험과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전기차 유저들을 위한 인터넷 홈페이지 ‘마당’을 오픈했다. 고객은 물론 협력업체 임직원, 관련 협회, 학계, 일반 시민 등이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공론의 장이다. 이곳에서 논의한 내용을 전기차 지원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단순히 차만 전시하는 게 아니라 전기차 이용자들과의 교류, 정책 토론이 중요합니다. 이번 엑스포에서 EV 유저포럼을 한국GM이 스폰한 것도 그런 이유고요. 고객들과 더 가깝고 생동감 있는 경험을 전달하는 게 저희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볼트EV는 미국 미시간주 오리온 공장에서 생산해 한국으로 들어온다. 이 때문에 차량 인도는 4월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차량을 구매할 경우 전기차 홈충전기는 제휴를 맺은 포스코ICT가 공급한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