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기차 시장의 가능성 높이 평가, 성공 확신한듯

미국의 테슬라가 국내 첫 판매대리점을 열고 영업을 시작했다. 프리미엄 전기차를 앞세운 테슬라의 한국 진출로 국내 전기차 시장도 들썩이는 모양새다. 테슬라가 지금 이 시점에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린 건 어느 정도 성공에 대한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코리아는 15일 경기도 하남 스타필드에 첫 전시장을 오픈했다. 이날 테슬라 매장에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직접 방문했고, 테슬라 차량을 구경하려는 일반 시민들도 많이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필드 매장에는 모델S 차량 두 대와 외장을 제거한 차량 셰시를 전시했다. 고객들이 매장에서 선호하는 컬러와 소재 등을 선택할 수 있도록 디자인 스튜디오를 마련한 점이 특징이다.

2층 주차장에는 테슬라의 자체 충전기인 수퍼차져 7기와 시승 차량 한 대가 있다. 테슬라코리아는 지난해부터 접수를 받은 온라인 사전 신청 고객을 대상으로 모델S 90을 시승할 수 있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테슬라가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한 건 전기차 시장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전기차 시장 규모가 일정 수준에 오를 때까지 지켜보고 진출 시기를 타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 전기차 보급량이 1만대를 넘어섰고, 전기차 충전기도 총 1050기가 보급되는 등 국내 전기차 시장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올해 전기차 보급 속도는 더 빨라지는 추세다.

2016년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약 180만대 수준으로 집계된다. 이중 전기차가 차지하는 부분은 미미하다. 하지만 올해 정부는 전기차 1만 4000대를 보급하기로 했고, 2020년까지 25만대로 늘린다고 밝힌만큼 내연기관차 못지 않은 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테슬라가 일본, 중국에 이어 한국에 매장을 연 것도 설명이 된다.

전기차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중국과 일본에 우선 매장을 열고 가능성을 확인한 뒤 한국 매장을 열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만큼 한국에 전기차를 팔 자신이 있으니 들어온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지난해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린 현대차의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올해 2월까지 2000대 판매 계약을 성사시키며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존의 내연기관차량과 비교해도 적지 않은 규모다. 가격이 1억원을 훌쩍 넘는 테슬라 모델S가 지금 당장은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경쟁상대가 아니지만 추후 4000만원대 전기차 모델3가 출시되면 현대차의 아성을 위협할 가능성도 높다.

다만 테슬라의 한국 진출에 대해 곱지 않게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동안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이 어렵사리 유지해 온 한국 전기차 시장에 테슬라가 무임승차를 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테슬라로 인해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건 긍정적이지만 다된 밥상에 숟가락만 얹는 건 곤란하다는 것이다. 뒤늦게 전기차 시장에 진입한 테슬라의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다.

한편 테슬라 차량을 구매하면 6월부터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사전 계약을 받고 미국 본사에서 차를 직접 수입할 계획이다. 앞으로 신세계 등 대형 쇼핑몰과 연계해 급속 충전기인 슈퍼차져를 5기 설치하고, 완속 충전기 25기 등을 구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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