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M&A)과 사업 재편 등

최근 전선업체 간 인수·합병(M&A)과 사업 재편 등 자발적 구조조정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를 통해 만성적인 수급불균형에 허덕이고 있는 전선업계가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기도 안산 소재 전선업체 아이티씨는 강원도 춘천의 대한엠앤씨 공장을 46억여원에 매입했다.

아이티씨는 철도용 조가선을 비롯해 전력·제어용 케이블, 시판용 전선, 통신용 케이블 등을 주로 취급하는 중소 전선 제조업체로, 재무건전성이 탄탄한 기업으로 업계에서도 유명했다.

대한엠앤씨는 전력·통신용 케이블 등 다양한 제품을 취급해온 기업으로, 최근 3년간 2013년 777억원, 2014년 689억원, 2015년 32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아이티씨는 최근 사업 확장을 위해 M&A 매물을 물색했고, 마침 대한엠앤씨 공장이 경매 매물로 나와 2번의 유찰을 거치며 가격이 떨어지자 매입을 결정, 45억7000만원에 낙찰받았다. 이달 말까지 대금지급을 마치면, 소유권이 완전히 이전된다.

이와 함께 연간 2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는 서울전선은 현 한국전선공업협동조합 이사장사이자 업계 중견기업인 두원전선을 인수했다.

나아가 서울전선은 화성전선과 베트남에 공동으로 설립한 SH비나케이블을 지난 1월 전선소재 기업인 갑을메탈과 동일그룹 내 전선 제조사 코스모링크 컨소시엄에 전격 매각하기도 했다.

갑을메탈·코스모링크 컨소시엄은 이번 인수를 통해 베트남 전선제조·소재, 나아가 건설 시장까지 진출하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1위 LS전선은 시공 사업을 자회사인 빌드윈에 넘기기로 결정했으며, 같은 그룹 내 전선업체이자 중저압시장 1위인 가온전선과 미얀마에 공장을 설립하기로 하는 등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이밖에 전선조합 회원사였던 진천의 오성케이블, 음성의 한솔전선 등이 폐업했으며, 업계 선두권 기업들의 M&A도 예정돼 있어 당분간 전선업계는 구조조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전망이다.

이에 따라 만성적인 수급 불균형과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침체, 주요 원자재 가격 하락 등으로 쇠락하고 있는 전선업계가 자발적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 탈출의 단초를 잡을 수 있을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업계가 지난 수년간 필요성에 대해 공감은 했지만, 막상 실행은 하지 않았던 구조조정에 자발적으로 나서고 있어, 국내 전선시장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전선업계 한 관계자는 “저성장기에 들어서면서 전선시장의 규모가 작아지고 공급과잉과 출혈경쟁 등으로 불공정경쟁, 불법·불량제품 등 각종 부작용이 나타났다”며 “이 같은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이 자발적 구조조정을 통한 시장재편이다. 최근 일부에서 진행되고 있는 구조조정 움직임이 업계 전반으로 확대된다면, 위기에 빠진 전선산업이 다시 살아날 단초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