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이 하는 일은 픽션, 온통 가짜잖아요. 하지만 가짜를 통해 진짜의 정곡을 찌를 수 있는 게 우리의 일이죠."

영화 '프리즌'으로 돌아온 한석규의 말이다. 14일 오후 '프리즌' 시사회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이번 영화의 메시지에 대해 이같이 언급했다.

한석규는 교도소에서 권력 실세로 존재하면서 안과 밖을 넘나드는 악인 '익호'를 연기했다. '익호'를 통해 이 사회의 축소판인 교도소에서 권력과 계급을 대변했다는 게 나현 감독의 말이다.

한석규는 현실을 대변해야 하는 이 같은 역할을 배우의 임무로 표현했다. 그만큼 현실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할 때 느끼는 아쉬움도 표했다.

"이 일을 하면서 참 힘들 때가 제가 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하고 있구나 할 때인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너무 진지한 얘길 늘어놓은 데 대해 자학적인 농담으로 마무리했다. "제가 이야기하다보니까 또 너무 병신같이 했네요. 허허."

그는 이번 영화에서 자신의 영역을 잃지 않기 위해 한없이 잔인지는 권력자의 본능을 연기한다. "좀 나쁜 놈이죠. 본능적으로 시나리오를 제 몸으로 나타내기가 쉽지 않겠구나 하고 느껴졌죠." 그러면서도 "늘 아쉽다"며 자신의 연기에 대해 겸손해했다.

반대로 김래원은 이번 영화에서 다소 거친 '꼴통스러운' 경찰 '유건' 역을 맡았다. 교도소에 경찰 출신이 들어간다는 설정 만큼이나 거친 연기를 소화해야 했다.

김래원은 "처음 교도소에 들어가고 거꾸로 매달려 구타당할 때 정말 고생했다"며 "목이 부러지는 줄 알았다"고 돌이켰다.

요즘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활약하고 있는 조재윤은 한석규의 하수인 '홍표'로 등장한다. 액션신을 세 번 찍었는데 그 중 두 번을 내리 병원신세를 졌다. 특히 최근 드라마 '피고인'에서도 같은 교도소에서 촬영한 탓에 1년간 본의 아니게 '교도소 생활'을 해야 했다.

"혹시 계획 있으신 분들은 체험해보시기 바라요. 가볼 곳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일주일 정도 지나니까 편안해지는 건 있더라고요. 프리즌을 찍고 4∼5개월 후 피고인을 찍으러 내려갔는데 그때는 제가 스태프들에게 안내를 하고 다녔죠."

그럼에도 교도소 촬영은 즐거운 경험이었다는 게 감독과 배우들의 말이다. "영화는 추억이죠 뭐. 허허허. 올해 추억의 영화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어요"라고 한석규는 기대를 표했다. 오는 2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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