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전선업체들의 실적이 모두 공개됐다. ‘혹시나’하던 전선업계 관계자들은 ‘역시나’란 반응이다.

2016년이 아무리 힘들었다고 해도, 업계를 리딩하는 업체들은 뭔가 다르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감은 역시나 무산됐다.

LS전선, 대한전선, 가온전선, 일진전기, 넥상스 인 코리아(넥상스코리아, 극동전선), 대원전선 등 주요 전선업체들은 모두 매출이 줄었고, 단 두곳을 제외한 대부분의 영업이익도 동반 하락했다.

OEM생산 등으로 서로 밀접하게 연관을 맺고 있는 전선업계에서도 이들 기업은 특히 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곳들이다.

이들이 코를 훌쩍이면 협력사들은 독감에 걸린다는 말이 농담처럼 들리지 않을 정도로 주요 전선업체들은 전선업계와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친다.

그런 ‘업계 큰손’들 대부분이 작년 장사를 망친 것이다.

동값이 하락해 매출이 떨어진 데다, 경기침체와 수급불균형으로 영업이익까지 급격히 줄었다.

지난해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들었다는 전선업계 관계자들의 외침이 결코 엄살이 아니었던 것.

실제로 지난해 전선조합에 속한 중견전선업체 두곳이 경영난으로 폐업했고,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근로자들의 숫자도 다소 줄었다.

위기에 대한 공포감은 역대 최초로 업체들이 자발적 구조조정을 공론화하는 상황까지 만들었다.

이제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가 되면 중소 전선업체들의 실적도 공개된다.

악재만 가득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골머리를 썩은 전선업체 경영진들의 노력이 얼마나 통했을까. 혹시나 하고 기대감을 가져볼 법도 하지만, 전선업계에는 이미 패배감만이 가득하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떨까. 마찬가지로 힘든 상황이 지속될 전망이지만, 그럼에도 일부 기대를 걸고 살펴볼 희소식도 존재한다.

약세만 지속하던 동값이 강세로 돌아섰고, 굵직한 지중 프로젝트들도 연이어 나올 전망이다. 미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큰 상황이다.

전선업계가 현재는 불황의 터널 속을 지나고 있지만, 열심히 뛰다보면 언젠가는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 위대한 도전 속에서 전선업계가 지치지 않길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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