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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객석) 안전관리 비용도 시장경제에 맡겨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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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기대 안전공학과 정재희 명예교수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부대표)
전기사업자나 자가용전기설비의 소유자는 전기안전관리자를 채용하여 전기설비의 공사·유지·운용에 관한 안전관리업무를 수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일정규모 이하의 전기설비는 안전공사 또는 전기안전관리자에게 전기안전관리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전기안전관리 대행업무는 설계, 시공, 감리용역과는 달리 기술인력 1명이 담당할 수 있는 대행개소와 업무량의 상한선을 정하여 강제하는 등 전기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가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반면, 전기안전관리 대행수수료는 시장 자율에 맡기고 있어, 대행업무의 공공성과 수수료의 시장성이라는 정부의 이중잣대 때문에 안전관리자가 안전관리업무에만 집중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즉,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안전관리자는 일정 수입을 유지하기 위해 공공성을 포기하고 덤핑수주를 하는 등의 저가 안전관리를 하게 되며, 이는 곧 안전관리의 부실을 초래하게 된다.

대행수수료의 저가수주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안전관리의 부실을 초래할 수 밖에 없는데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정부가 대행 안전관리비를 정부 고시로 법제화할 필요성이 있게 된다.

첫째, 전기안전관리대행사업을 공공성이 아닌 시장성의 논리에 따라 운영한 결과, 안전관리자는 안전관리의 질 보다는 수수료 경쟁에 치중해왔고, 영업수주 경쟁에 이기기 위해 덤핑을 하게 되고, 덤핑을 하다 보면 업체의 채산성이 낮아지고, 채산성을 높이려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자격대여를 하게 되어, 자격대여는 곧 안전관리의 부실을 초래하게 된다.

또한, 전기설비 안전관리에 투자되어야 할 기술인력이 영업에 치중하게 됨으로써 기술인력의 국가적 인적자원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

최근의 각종 자료에 의하면 대행수용가 유치 경쟁은 점차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며, 이러한 과열경쟁으로 인해 전기안전공사 수수료 기준의 33~83% 수준의 대행수수료를 받고 있어 적절한 품질의 안전관리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제도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대행수수료를 고시로 정한다고 해도 안전관리자의 사업수행능력에 따라 서비스 수준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수용가의 선택권이 침해된다고 할 수 없으며, 안전관리 부실을 방지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둘째, 전기안전공사는 정부에서 승인한 수수료 기준을 적용하여 대행수수료를 받고 있으나, 일반 안전관리자는 현재 일정 기준이 없어 전기안전공사의 대행수수료 기준을 근거로 소유자와 계약에 따라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되고 있어, 소유자와 안전관리자간 수수료 분쟁과 민원이 끊임없이 발생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각종 용역을 위탁하는 과정에서 용역업자의 부당한 요구로부터 소비자(발주자)의 선의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건설, 전기, 엔지니어링, 보건, 부동산 등 여러 분야에서 각종 용역대가를 정부에서 고시하거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조례로 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셋째, 작년 1월 전기사업법이 개정되어 전기안전관리자의 안전관리에 관한 기록의 작성·보존의무와 벌칙규정이 신설되고, 전기안전관리자의 직무 고시가 신설되는 등 전기안전관리자의 직무는 크게 강화된 반면, 대행수수료의 가이드라인이 없어 대행사업자간 저가경쟁으로 인해 경영난이 가중되어, 안전관리의 부실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고압전기설비·변압기 점검 등은 정전이 수반되는 점검항목이기 때문에 수용가 입장에서는 생산·판매 등 영업활동에 지장이 없는 새벽이나 공휴일 시간에 점검을 요청하고 있어, 대행사업자 입장에서는 보유인력에 대한 시간외 근무 또는 공휴일 근무수당 등 인건비 증가로 이어져 영업비용이 증가되고 있으나, 현재의 관행으로는 이 비용을 수용가에게 부담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러한 영업비용은 고스란히 안전관리자가 떠안게 되고 덤핑으로 인한 저가수주와 인건비 증가로 인한 피해를 이중으로 부담하게 되는 셈이다.

필자는 앞에서 지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전기안전관리대행수수료 및 비슷한 처지의 산업안전관리대행 수수료의 정부 고시화가 시급하며, 궁극적으로는 대행수용가 및 기업에서 저가수수료 보다는 점검능력과 안전관리의 질을 우선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안전관리제도의 발전과 안전관리자의 지위 향상을 위해서는 안전관리자들 스스로 자격증 불법 대여와 부실 점검 등 불법적인 행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이에 대한 자성과 재발 방지 노력이 요구된다.

작성 : 2017년 03월 02일(목) 08:38
게시 : 2017년 03월 03일(금) 09:15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안전공학과 정재희 명예교수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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