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가 우리 사회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기업들이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해 작업 경쟁력을 높이는 차세대 산업혁명, 즉 ‘소프트파워’를 통한 공장과 제품의 지능화라고 정의된다.

물론 정의만 놓고 보면 의미가 명확하지가 않지만, 기계와 제품이 지능을 갖게 되고 이들이 인터넷 네트워크로 연결돼 학습능력을 갖게 된다는 게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다.

3차 산업혁명 시대와 다른 점이 있다면 4차 산업혁명에서는 제품과 제조공정, 시스템이 지능화되면서 소비자가 왕이 되는 시대가 열린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공급자가 중심이 돼 기업들이 대량으로 제품을 만들어 놓고 판매하는데 그쳤다면 이제는 기업들이 소비자에게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차별화된다.

에너지 분야에도 이러한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불어 닥치고 있다.

일본의 경우 2016년 4월 전력소매시장을 전면자유화 한데 이어 올해 4월부터는 가스소매시장이 전면 자유화되면서 전력과 가스, 통신요금이 결합된 요금제가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일본 전력·가스 시장자유화 추진 현황’이란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전력소매시장이 전면 자유화된 2016년 4월부터 2017년 1월 31일까지 전력소매부문 수요가들이 전력공급자를 주요 전력회사에서 신규 전력사업자로 변경한 사례가 282만100건에 달했다. 계약변경 수요가 비중은 총 계약 건수의 4.5%에 달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155만1000건으로 가장 많고, 간사이지역 56만8700건, 주부지역 23만2800건, 규슈지역 17만900건 순이었다.

신규 전력사업자는 도쿄가스, 오사카가스, JX Nippon Oil & Energy, KDDI, J Com, 소프트뱅크 등이 대표적인 기업들로, 대부분 가스회사나 통신회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가스회사들은 가스기기 판매점의 방문영업을 활용하고, 통신회사들은 핸드폰 판매대리점을 활용해 수용가 확보에 우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4월 가스소매시장이 전면 자유화될 경우 전력시장 자유화로 기존 전력수요가들의 이탈을 경험한 전력회사들이 가스소매시장 진출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전력회사와 가스회사간 전력·가스 결합방식의 요금제를 제시함으로써 요금인하 경쟁도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전력회사들은 기존 가스요금보다 저렴한 요금제를 제시하고 있으며, 가스회사도 기존 고객 이탈방지를 위해 새로운 요금제를 개발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활발한 경쟁을 통해 소비자에게 더욱 유리한 요금제를 제시하는 것이 에너지 분야의 규제완화 목적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물론 과도한 가격인하 경쟁은 사업자 경영을 압박해 또 다른 부작용이 우려되기는 하지만, 소비자들로서는 필요한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에너지 분야의 4차 산업혁명을 반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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