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전년비 23.1% 줄어...3년 연속 감소세
전력업계, “발전소 설계기술 유지 위해선 특단의 조치 필요”

최근 발전소 신규 건설 물량이 급감하면서 발전소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한국전력기술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한국전력기술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5060억원으로, 전년대비 1516억(23%)나 감소했다. 2014년과 비교해서는 무려 2494억원이나 감소해 3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59억원에 그쳐 전년대비 288억원(83%)이나 급감했다.

하지만 문제는 앞으로 더 힘들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것이다.

지난 1975년 한국전력공사와 미국 Burns&Roe사가 공동출자해 설립한 한국전력기술은 그동안 원자력과 석탄화력 및 복합화력발전소 설계를 주 업무로 수행하며 고속 성장해 왔다.

국내 원자력발전소 36기(건설중 포함) 중 33기를 한국전력기술이 설계했으며, 500MW 이상 석탄화력발전소 55기 중에서도 무려 53기를 한국전력기술이 설계를 담당했다.

하지만 정부가 앞으로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한 데 이어 경주 지진 이후 원자력발전소 신규 건설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한국전력기술의 앞날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국전력기술은 ▲성능개선과 수명연장 등 발전소 O&M 사업과 ▲탈황, 탈질설비 설계 및 설치 등 환경관련사업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 등으로 사업영역을 다각화하고 있지만, 워낙 신규 발전소 건설 설계 사업 비중이 커서 이를 만회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여기에 본사가 서울에서 김천으로 이전하면서 우수 인력들이 회사를 떠나는 것도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한국전력기술은 업무 특성상 전체 인력 2200여명 중 석박사 비중이 32%에 달할 정도로 높다. 기술사와 기사, PE/PMP(국제공인프로젝트관리전문가) 등 자격증을 보유한 인원도 1549명이나 된다. 전체의 69%가 자격증 소지자일 정도로 전문성이 높은 편이다.

고급자격증 소지자들의 경우 건설사나 민간 설계 회사 등으로의 이직이 수월하다보니 가족들과 떨어져 살기보다는 다른 회사로의 이직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한전기술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12~2016) 155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 수치와 관련해선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다른 공기업보다는 분명 이직자수가 많지만, 순수 엔지니어링 회사라는 특성을 고려한다면 비슷한 업종의 민간 엔지니어링회사와 비교할 때는 훨씬 적기 때문이다.

발전소 신규 건설 감소와 관련해 발전회사나 한전KPS 등도 사정이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여서 향후 원전이나 석탄발전 관련 회사들의 경영위기가 현실화될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 원전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발전소 신규건설이 없으면 설계부터 건설·시공, 발전기자재업계로 이어지는 일괄 체인이 무너져 국내 사업뿐만 아니라 해외수출도 어려워지게 된다”며 “특히 당장 물량이 없어 직격탄을 맞고 있는 한국전력기술을 이대로 나둬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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