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후체제 대비・기술혁명 등 통해 상생의 에너지생태계 구축에 최선”

“먼저 한전의 송변전 설비계획을 수립하고, 건설·운영을 담당하는 전력계통본부장으로 취임하게 돼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며 이 자리를 빌려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올해 한전의 신년화두는 영과후진(盈科後進)입니다. 이는 ‘물은 웅덩이를 만나면 반드시 채우고 다시 흐른다’는 의미로, 한전이 안팎으로 어려운 경제상황을 보듬고, 에너지 생태계의 모든 곳을 채워나가자는 취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 전력계통본부는 4차 산업혁명 대응방안 등을 비롯한 분야별 추진계획을 수립,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자 합니다. 수요둔화와 기후변화, 기술혁명 등 대내외적으로 급변하는 환경을 타개하고, 상생의 에너지생태계를 구축하는 데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문봉수 한전 전력계통본부장은 올해 본부 운영의 핵심 가치를 ‘기본’과 ‘미래 준비’에 두고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지난 2월 21일 본사에서 개최한 본부 슬로건 선포식에서 ‘Keep the Basic, Be the Best’라는 구호를 내 건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안정적인 계통운영이라는 본연의 업무를 더욱 완벽하게 추진하는 동시에 제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시장을 준비하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가겠다는 설명이다. 문봉수 본부장으로부터 올해 전력계통본부의 주요 현안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본부장님께서는 한전 내 송변전 분야 전문가 중에서도 첫 손에 꼽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계통 전반을 책임지는 수장으로서 올해 역점을 두고 계시는 부분이 있다면.

“대한민국의 전력품질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만 더 나은 전력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요구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송변전 설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증가일로에 있고요. 이로 인한 전력계통의 안정성 유지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은 전력계통이 국민생활 편익을 위한 유틸리티 이상의 것들을 책임져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본부는 크게 두 가지 분야에서 역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코자 합니다.

첫째는 ‘본업에 더욱 충실하자’는 것입니다. 전력계통 안정화는 우리 회사 ‘업의 본질’인 동시에 우리 본부의 사명입니다. 전력계통의 문제는 국민생활의 불편함 뿐만 아니라 국가경제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 송전선로 민원 현장이나 태풍, 산사태 등 크고 작은 위기 발생 시 보여준 우리 조직만의 응집력을 바탕으로 건설부문은 갈등 최소화를 통한 적기확충에, 운영부문은 휴먼에러와 대규모정전 제로화로 안정적인 전력공급에 최선을 하겠습니다.둘째, 신기술 개발과 조기 도입으로 신업 창출에 본부 역량을 집중토록 하겠습니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최적화된 전력망으로의 진화는 우리 본부가 완수해야할 시대적 과업입니다. 현재의 계통을 HVDC, FACTS, IoT, AI, 빅데이터 등 신기술이 융합된 새로운 형태의 그리드로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한 신기술 개발과 실계통 적용을 위해 산업계와 손을 맞잡고 대응해 나가겠습니다.”

■올해 본부에서 집행하는 송변전 분야의 건설 및 운영 예산 규모와 중점적으로 투자하실 영역을 짚어주십시오. 착공 및 준공하는 사업들 가운데 주목할 만한 것들을 소개하신다면.

“올해 송변전 건설예산은 1조1700억원(송전선로 5800억원, 변전소 5900억원) 규모입니다. 이중 345kV 신부평~영서 전력구, 고덕변전소,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 건설에 약 1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입니다. 특히 오는 2018년 2월에 개최되는 평창동계올림픽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까지 관련 인프라 구축을 완료할 예정입니다.

송변전 운영 부문에서는 1조2500억원(송전분야 4900억원, 변전분야 760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습니다. 송전분야는 345kV 신제천-신영주 송전선로 등 153개소의 전선 접속개소 전선교체 공사에 1000억원, 선로 유지보수를 위해 2400억원을 각각 집행할 계획입니다. 변전분야는 345kV 영서 등 32개 변전소 현대화에 2000억원, 장기사용 M.Tr 및 GIS 대체에 1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입니다. 고장예방을 위한 점검에 1700억원을 집행할 계획입니다.”

■올해에도 송변전설비 건설 여건은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발전소는 늘어나는 데 보낼 선로가 없어서 발전기를 감발해야 하는 우려도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데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나 구상이 있으시다면.

“현재 대규모 발전소 건설 및 수요증가에 따른 전력수송을 위해 송전선로와 변환소 건설이 진행 중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설비확충을 위한 수용성 확대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민과 지자체의 건설 반대와 재산권, 환경권 논란 등으로 지중화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에요. 따라서 신설 송전선로의 지중화 확대를 위해 관련제도를 정비하고, 값싼 기자재 개발 및 공법 개선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자 합니다. 또한 송전선로 경과지 선정시 ‘주민중심 입지선정제도’를 도입하고, 변전소 입지 선정을 위한 ‘주민공모제’를 확대하는 등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강화를 통해 민원을 최소화함으로써 전력설비를 적기에 건설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이 늘어나면서 소규모 분산형전원의 계통 연계도 한전이 해결해야 하는 숙제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복안과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해 주십시오.

“지난 2016년 2월 변전소당 신재생발전 최대 접속용량을 기존 75MW에서 100MW로 상향조정했습니다. 10월에는 1MW이하 소규모 신재생발전에 대해서 무제한 계통접속을 보장한 바 있고요. 이에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계통에 연계를 희망하는 신재생 발전 고객이 늘어나면서 현재 1789MW가 접속신청 대기 중에 있습니다. 이와 관련 한전에서는 송배전설비 보강계획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보강기간 중 154kV 변압기 1대당 접속가능용량을 50MW까지 한시적으로 상향하는 방향을 검토 중입니다. 향후 정부의 신재생발전 확대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계통접속에 어려움이 없도록 절차확립, 계통보강 등 관련대책 수립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전기·에너지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에너지신산업의 등장과 발맞춰 앞으로 송변전의 역할 및 위상에서도 많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에너지신산업 분야에서 송변전의 역할이 어떻게 바뀌어 갈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앞서 말씀드린 전력계통 업의 역량강화 뿐만 아니라 에너지 신사업 선도, KEPCO 벨트 구축의 추진목표를 가지고 ▲신기술 확대 ▲신기후체제 선제적 대응 ▲지능형 전력망 도입이라는 3가지 키워드로 변화에 대응하고자 합니다.

먼저 초전도와 HVDC 등 미래 유망 신기술들의 조기 상용화와 확대를 위한 협업시스템을 마련함으로써 국내기업들과 상생발전을 도모하겠습니다. 온실가스 저감설비 및 친환경 공법개발, 과감한 제도 개선과 투자를 통해 신재생 에너지 연계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충함으로써 신재생 보급 확대와 에너지 신산업 육성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IoT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전력설비 통합플랫폼 도입과 예방진단 고도화 등으로 효율적이고 스마트한 지능형 전력망을 구현하겠습니다.”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설비 운용과 더불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미래형 송변전 기술에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아울러 다양한 친환경 기기들도 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요. 새로운 기술과 제품들에 대한 적용 계획이 궁금합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고자 전력계통의 방대한 운영정보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지능형 전력제어시스템(차세대 SCADA) 구축사업을 연말까지 완료할 예정입니다. 송전망의 지능화를 위한 IoT 플랫폼도 구축하고 있습니다. 오는 4월부터는 이러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전력계통의 이상 유무를 자동 판단하는 실시간 계통해석 시스템을 본격 운영할 예정입니다. 이 밖에도 인공지능(AI)기술을 활용한 변전소 고장 자동판단 및 복구 시스템, 전력설비 상시 무인점검용 로봇, 전력설비 운영 Big Data 분석 및 설비운영 최적화를 위한 자산관리시스템 개발 등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또한 신기후체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내 중전기기 제작사와 협력해 친환경 가스절연개폐장치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170kV SF6 Free 가스절연개폐장치는 2019년 시범적용 후 2021년 확대사용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신기자재 개발과 도입 내용을 담은 로드맵을 제작사와 공유해 기자재 개발을 촉진하는 등 전력기자재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을 제작사와 같이 확보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HVDC 분야에서는 2016년 ‘HVDC 밸브 연결용 애자’ 등 11종의 기자재를 개발하기 위해 중소기업과 협동연구에 착수한 바 있습니다. 올해에는 신송전사업의 동반성장을 위한 한전․중소기업․대기업간 국산화 협의체를 구성하고, 주기적인 간담회 통해 체계적인 협력 프로세스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지난해까지 전류형 HVDC 기자재 위주로 국산화를 추진했다면 올해는 ‘전압형 HVDC 및 FACTS 분야’로 확대함으로써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넓힐 예정입니다.

지중송전 분야에서는 재활용이 가능한(Recycle형) 친환경 소재 케이블 개발을 2018년 완료목표로 추진 중에 있습니다. 이는 친환경 소재(폴리프로필렌)를 사용해 제조과정에서 CO2 발생을 막고, 송전용량을 20% 향상시킬 예정입니다. 국책연구과제로 진행될 이 사업을 통해 한전과 제조사의 동반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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