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한국남동발전 차장(ASME, KEPIC 위원)
김태형 한국남동발전 차장(ASME, KEPIC 위원)

'가성비(價性比), Cost Performance Ratio'는 최근의 트렌드를 반영한 단어라고 평가할 만하다. 종종 갖게 되는 회식 자리에서 음식을 선택할 때에도, 전자제품이나 자동차 등을 구매할 때에도 사람들은 곧잘 ‘가성비’를 상정해놓고 나름의 계산을 하게 된다. 이는 단위가 큰 것뿐만이 아니라 작은 것에 이르기까지도 마찬가지고 단순한 소비재를 구입함에 있어서도 적용된다고 할 수가 있다. 물론 가성비란 말은 최근에 나타나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이전부터 있어 온, 인간이 경제적 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 있어 온 경제관념 중 하나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그러던 것이 최근에 이르러 더욱 더 중시하는 경향이 되다보니 사실상 우리에게는 없었던 말까지 조어(造語)하게 된 것이지 않을까. 그러한 최근의 트렌드를 반영해 고려를 해보자면,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에서도 이러한 가성비는 어떻게 활용되고 있을까? 우리나라는 석유, 석탄, 가스, 우라늄 등 에너지원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으로 저렴한 전기를 국민에게 공급하기 위해서는 동일한 출력을 내기 위해 적은 양의 연료를 투입할 필요성이 있다. 즉 ‘가성비’를 의미한다. 그러니까 이 점에서는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채화를 창출해 낸다는 경제원칙에도 부합된다. 그러나 지금까지 국내 발전 산업계는 이러한 ‘가성비’보다는 고장이 발생하지 않고(정전(停電)없이) 안정적인 전력 공급하는 데에 더욱 중점을 둬 왔다. 아마도 오랜 동안 전력 공급이 수요를 충족할 수 없던 상황에서 발생한 현상이라고 판단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전력 예비율은 20~30%, 때로는 30%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제는 발전분야에서도 안정적 전력공급 보다는 ‘가성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먼저 기후변화 문제에 관해 발전소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다. 연료인 석탄, 석유, 가스는 물론이고, 원자력의 경우에도 우라늄 농축에 석탄화력의 절반 수준의 이산화탄소(CO2)가 배출되기 때문에, 가성비 제고(提高)를 통해 연료 사용량의 감소가 필요한 실정이다. 그리고 석탄화력의 미세먼지에 의한 영향도 최근 언론보도에 의해 사회적으로 이슈화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의 해결책으로 환경설비의 확충도 필요하지만 높은 “가성비”에 의해 사용하는 연료량을 감소시키는 방법 또한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최근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개최된 전력컨퍼런스(Electrical Power Conference)의 자료를 보면 무엇보다도 이러한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CPP(Clean Power Plant) 정책을 강화하고, 설비의 고효율화를 도모해 투입되는 연료량을 줄여 환경적인 문제 최소화와 연료비 절감을 동시에 만족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고스란히 나타나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정책 전환도 필요해 보인다. 매년 실시하는 정부의 공기업 경영평가에서도 지금까지 지표로 활용되어 온 이러한 발전설비의 고장정지율 보다는 앞으로는 발전소의 효율적 운영에 관한 지표를 개발해 발전 회사간 경쟁을 유도할 필요성이 있어 보이는 시기이다. 끝으로, 전 세계적으로 최신 트렌드인 ‘가성비’를 발전산업계 전반에 효과적으로 적용해 환경문제와 경제성 측면에서 세계와 경쟁하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 발전산업이 새로운 신성장동력을 확보해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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