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에 설치된 승강기는 4만4000여대에 이른다. 4만대를 넘긴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2013년 첫 3만대 돌파 이후 3년만이다.

최근 5년간 승강기 증가율은 상승하는 추세다. 빠른 시간 안에 더 많은 승강기가 설치되고 있는 셈이다.

어느덧 우리나라의 승강기 보유대수는 60만대를 넘어 세계 8위권으로 올라섰다. 한국의 세계 GDP 순위(11위)보다 높다. 이제는 5층 이하의 건물에도 엘리베이터를 자주 볼 수 있다.

문제는 승강기가 늘어날수록 사고도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승강기는 한 번 버리고 쓰는 일회용품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다중이용시설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자동차처럼 사용자가 꾸준히 관리해야 해야 한다.

그러나 승강기산업이 발달하고 보유대수가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안전의식’은 제자리걸음이다.

특히 분업화의 일환으로 승강기제조사가 직접 자사의 승강기를 유지·관리하기보다 전문 협력업체에 맡기는 편이라 사고나 고장에 대한 대응이 완벽하지 못할 수 있다. 제조사의 승강기 유지·관리비율이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인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승강기의 관리주체(소유자)들이 아직까지 안전에 대해 ‘제 값’을 지불하지 않는 경향이 큰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때문에 승강기 유지·관리 시장은 출혈 저가경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저가경쟁은 부실 관리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는 곧 이용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나아가서는 승강기산업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지 않고서는 안전을 확보할 수 없다. 아무리 잘 만든 승강기라도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으면 ‘안전’을 해치는 건 시간문제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일부 기업들은 ‘똑똑한’ 승강기 유지·관리 서비스로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승강기대국으로 성장한 만큼 더욱 성숙된 승강기 안전문화가 자리 잡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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