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조합 탄생…부침 속 1곳만 명맥 유지
몰드변압기 제조사 2곳서 10곳으로 늘어

변압기업계의 공공조달 시장은 곧 한국전력 시장을 의미한다. 한전 납품 자격을 갖춘 업체들은 단체수계 틀 안에서 전기조합이 배정해주는 물량을 안정적으로 수주했다. 그런 변압기업계에 단체수계 폐지는 메가톤 급 충격을 주는 뉴스였다.

2007년 1월 업계엔 중부와 남부, 서부 변압기 사업조합이 나란히 탄생했다.

설립 첫 해 사업조합은 한전 단가 물량을 독식, ‘포스트 단체수계’ 시대를 주도할 막강한 단체로 평가받으며 기세 좋게 출발했다. 적어도 첫해엔 그렇게 보였다.

그러나 3개 사업조합 체제는 이듬해부터 균열을 보이기 시작했다.

2008년 사업조합의 테두리를 벗어난 일부 기업들이 대거 한전 물량을 낙찰 받으면서 조합은 설립 이후 첫 위기를 맞게 된다. 같은 해 중부조합의 이사장직이 수 개월 동안 공석으로 남는 등 일감이 없는 사업조합은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다.

2009년 성적표는 전년보다 더 참담했다.

사업조합별 최소 수주 목표치인 200억원은 커녕 3개 조합을 통틀어 30억원 정도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업계에선 사업조합 ‘무용론’이 거세졌고 통합 논의도 본격화됐다. 2010년 남부에 이어 중부조합도 전기조합에 귀속되고 서부변압기조합만 남게 됐다. 서부조합은 2013년 변압기사업조합으로 이름을 바꿔 운영되고 있다.

단체수계 폐지는 한전 시장이 더 이상 안정적이지 않다는 것을 의미했고, 기업들은 어떤 식으로든 새로운 아이템이나 신시장을 찾아야 생존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져갔다. 몰드변압기 제조업체가 봇물처럼 생겨나고, 신기술을 활용한 시장공략에 나선 움직임도 이 때문이다.

2003년까지만 하더라도 몰드변압기 시장은 대기업 4사외에 중소기업은 KP일렉트릭과 산일전기뿐이었지만, 단체수계 폐지와 맞물려 현재는 10여 개사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KP일렉트릭은 2006년에 독자 개발한 ‘알루미늄 평각선 주상 변압기’를 앞세워 경쟁이 치열한 한전 시장에서 오랜 기간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며 부러움을 사기도 했고, 지난해에도 업계 매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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