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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촌광장)트럼프의 고유가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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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희 가천대 에너지IT학과 교수
정유년과 함께 기후변화를 믿지 않는다는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임기도 시작된다. 하여 전세계 에너지 시장은 극도의 불확실성 앞에 서게 되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석유산업 활성화를 위해 화석연료 생산 확대와 환경규제 철폐를 추진해 저유가를 지지할 것이고, 그 결과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 산업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한다.
더 나아가 트럼프의 경제팀은 셰일가스를 화석연료 가격을 조정하는 ‘스윙 프로듀서(Swing Producer)’로 활용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그렇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의 경제사단은 고유가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더 나아가 단기간에 유가를 2013년 수준으로 끌어올려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그로부터 얻어지는 성과를 트럼프 정부에 대한 지지력으로 만들 유인이 매우 커보인다.
우선, 트럼프는 골드만삭스 출신을 재무장관에, 로스차일드 출신을 상무장관에 지명했다. 사실상 월스트리트 인사들이 미국의 경제라인을 장악할 것이다. 더구나 가장 중요한 국무장관에는 엑슨모빌의 CEO 출신이자 러시아와 막역한 렉스 틸러슨을 지명했다. 이들은 러시아 및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카르텔을 만들 능력이 있으며, 원한다면 전례없이 강력한 유가 결정자(Price Setter)가 될 수 있다. 저유가 대신 고유가를 추진할 힘이 있다.
낮은 화석연료 가격은 세계 경제, 특히 중동과 신흥개발국 등 주요 시장의 총수요(구매력)를 축소시킨다. 2014년 하반기부터의 저유가 상황이 우리나라의 급격한 수출감소를 초래한 것이 이런 이유다. 그러므로 저유가는 미국의 기업과 노동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 저유가는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갈등을 미국 주도로 관리하고자 할 때의 선택이다.
글로벌 경제호황은 총수요를 늘려 고유가를 부르기도 하지만, 고유가가 만드는 구매력 증가는 총수요를 늘려 호황을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이리되든 저리되든 고유가는 호황이다. 그러니 트럼프의 입장에서 여전히 자신을 싫다고 외치는 자들에게 한 방을 먹이기에는 ‘고유가로 만들 수 있는 호황’이 제격이다.
지금처럼 시장의 전망 대부분이 저유가로 몰려있을 때, 월가 식구들 입장에서는 화석연료 가격을 단기간에 2013년 수준으로 끌어올릴 때 기대되는 이익은 엄청날 것이다.
더구나 고유가 정책으로 인한 월가의 이익이 일반적인 미국 노동자들의 이익과 크게 충돌하지도 않는다. 고유가는 총수요도 늘리지만 달러 약세를 수반할 가능성이 커서, 미국 기업의 수출도 크게 늘릴 것이다. 당연히 일자리도 늘어날 것이다. 트럼프는 높은 경제성장, 무역수지 개선, 일자리 증가라는 트리플 크라운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당연히 재선에도 좋다.
심지어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영국과 이란, 리비아 등도 좋아할 것이다. 이들을 묶어 중국의 굴기를 견제하기도 좋다. 독일과 중국과 일본도 좋아할 것이다. 이들은 수출국이다. 대략 전세계가 좋아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게는 어떨까? 대체로 좋다. 일단 수출이 증가할 것이고, 현재 우리경제의 난제인 조선과 철강산업 등에도 여유가 생길 것이다. 우리 경제를 재조정할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선제적인 준비가 시급하다.
우선, 화석연료 집약도를 낮출 수 있는 전기요금 정책이다. 이제라도 우리 기업들에게 높은 에너지 요금(가격)에 대한 설득과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비상신호를 알리기 위한 산업용 전기요금의 인상을 상반기 중에 결단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 경제가 고유가 쓰나미에 준비없이 노출되는 일을 막아야 한다.
그리고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 ESS 등 에너지신산업에 적극적인 혁신투자를 해야 한다. 고유가에서는 대부분의 발전연료 가격도 같이 높아진다. 하면 자연스럽게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 ESS 등에 대한 시장도 커질 것이다. 이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야 하고, 하면 기후변화 대응도 잘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강력한 송배전망을 구축하는 일이다. 대부분의 에너지를 수입하는 우리경제의 고유가 대책으로는 발전부문에서 석탄과 가스의 적정 믹스를 통해 국가 에너지체계의 부양능력(Carrying Capacity)을 보전하고, 수송부분의 탈석유화(전기차)와 신재생발전의 전국적 확산을 서둘러야 한다. 이를 위해 필수적인 것이 광대역 전력전송 체계인 직류 송배전망이다.
이와 관련하여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환경적, 기술적 우려는 이제 거둘 때가 되었다. 송전망 증설이 원자력의 증가를 부를 것이라고 걱정한다면, 전력망은 발전원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망은 투명하며 중립이다. 단말로서의 발전기는 시장 경쟁력에 의해 선택되는 것이지 망에 의해 선택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강력한 송배전망이 있어야 보다 많은 신재생발전과 청정화력이 기득권을 가진 노후발전기와 차별 없이 경쟁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HVDC의 기술적 안정성도 충분히 해결 될수 있다. 유럽과 중국 등에서 확인된 문제다. 수 조 원 규모의 신사업 투자와 수 천 개의 일자리를 방해하는 과도한 우려는 전문성이 아닌 편향성 때문일 것이다.
불확실성에 대한 준비는 빈 틈 없는 시나리오에 있다. 시중에 저유가의 사니리오는 많으나 고유가 시나리오가 없다는 점이 심각한 리스크라 생각된다. 온당한 전기요금 정책,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에의 적극적인 투자 그리고 강력한 직류송배전망 구축은 실상 어떤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필요한 정책이다. 나라가 어려운 이때 통찰과 예지의 정책을 기대한다.
작성 : 2017년 01월 06일(금) 16:41
게시 : 2017년 01월 13일(금) 10:49


홍준희 가천대 에너지IT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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