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세준 산업경제팀장
송세준 산업경제팀장

○…국내 시장, 특히 거대 수요처 한국전력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는 대신 국제시장에서 인정받는 기업이 하나 둘씩 늘어나는 것. 이것이 전기산업계가 당면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명제는 시각에 따라 정답일수도 하나의 질문일 수도 있다.

지난해 5월 미국 댈러스에서 열린 ‘2016 IEEE PES T&D’에는 여러 전기산업계 기업들이 참여했다. 현대중공업과 효성, LS산전, 대한전선, 일진전기 등 대기업을 비롯해 전력기자재 제조업계를 대표하는 두 단체인 전기조합과 전기산업진흥회가 한전의 지원을 받아 20개 중소기업으로 구성된 한국관을 구성했다. 또 제룡전기와 인텍전기전자, IEN한창, KERI, 삼동 등은 독립 부스로 전시회에 참가해 북미 시장을 노크했다.

현지 취재 과정에서 만난 국내 기업들에겐 ‘절박함’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북미에선 브랜드 밸류가 떨어지고 후발주자에 불과하다는 한 대기업 임원의 진솔한 얘기부터 국내에선 독보적 기술력으로 시장을 장악했지만 해외 시장의 높은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다는 중견기업 CEO의 하소연까지, 모두 수출 시장 개척을 향한 절박함이 묻어났다.

올해도 대기업, 중견·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국내 전기산업계 기업들은 모두 수출에 방점을 찍고 해외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KOTRA는 최근 전 세계를 10대 권역으로 나눠 각 권역별 2017년 진출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해외무역관에서 발굴한 현장 정보를 토대로 권역별 주요이슈, 진출환경, 시장분석, 유망품목, 진출전략 등의 정보를 수록했다. 전자상거래, 유통망, 소비재, 한류, FTA 등을 무기삼아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2020년 두바이엑스포, 인도의 ‘Make in India’, 중국의 ‘중국제조 2025’ 등 나라별 인프라 개발 및 산업육성 정책을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게 골자다. KOTRA는 이 보고서가 트럼프노믹스와 신고립주의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및 2017년 사업계획 수립에 중요한 지침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기산업계도 관심을 가져볼 만한 내용이 많다.

○…전기산업 수출은 2010년 100억달러 돌파이후 연평균 12%씩 급성장하며 2014년 150억달러를 달성한 이후 2015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6년에도 전년대비 6.7% 감소한 131억달러 수준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이 때문에 2020년 400억달러수출 목표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그렇다고 전기산업의 글로벌화, 수출 산업화를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난해 5월 댈러스에서 만난 한 국제무역 전문가는 “수출에 공을 들이다가 실패하더라도 대부분 잃는 것보다는 얻는 게 많고, 북미처럼 선진시장일수록 얻는 것은 더욱 커진다”고 조언했다.

육지와 가까운 바다(내수시장)는 안전하다. 그래서 평범한 뱃사공을 만든다면, 거친 바다(해외시장)는 뛰어난 뱃사공을 만든다. 무한한 기회를 품고 있는 깊고 넓은 바다는 여전히 존재한다. 2017년, 전기산업계가 ‘Go Big’(큰 성공)을 향해 글로벌 무대에서 결실을 맺는 해가 되길 응원한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