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로 각 지역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축제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

평년기온을 크게 웃도는 날씨로 전국 곳곳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겨울축제 개장일이 속속 연기되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 지자체에 따르면 올해 경기도 내에서 진행되는 겨울축제는 가평 ‘자라섬 씽씽겨울축제’, 연천 ‘구석기 겨울여행’, 포천 ‘백운계곡 동장군 축제’, 청평 ‘얼음꽃 축제’, 파주 송어축제, 안성 빙어축제, 이천 빙어축제 등 총 7곳이다.

겨울축제는 계절의 특성상 얼음과 눈을 소재로 하고 있어 대부분 하천변이나 계곡, 호수 등에서 진행된다. 이에 따뜻한 날씨 탓에 개막이 줄줄이 늦춰지고 있다.

강원도 일대에서도 화천 ‘산천어 축제’, 홍천 ‘꽁꽁 축제’ 등 다양한 지역축제들이 지난 연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제 때에 열리지 못했다.

도내 겨울축제 중 가장 먼저 시작될 예정이었던 안성 빙어축제는 이미 개장일을 12월 24일에서 12월 31일로 연기한 바 있지만, 또 다시 7일로 늦춰 진행했다.

빙판 위에서 열리는 얼음낚시가 주프로그램인데 급격히 따뜻해진 날씨로 얼음이 다 녹아 살얼음 수준이었기 때문.

얼음낚시가 포함된 축제의 경우 결빙상태가 축제의 진행을 좌우해, 얼음두께가 최소 20cm이상은 돼야 진행할 수 있다는 게 관계자 설명이다.

청평 얼음꽃 축제, 파주 송어축제, 강원도의 화천 산천어 축제와 홍천 꽁꽁축제 역시 안성시와 비슷한 상황이다.

청평과 파주 겨울축제의 얼음두께는 3일 기준 10cm 내외로 축제진행이 불가하다.

이천은 도내 겨울축제 중 가장 늦은 1월 23일부터 시작되지만 얼음이 하나도 없는 상태라 고민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천 역시 서둘러 개막식을 14일로 연기했으며, 겨울비로 한 차례 연기됐던 홍천강 꽁꽁축제도 13일로 늦춰졌다.

포근한 날씨에 연기되는 겨울 축제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관광특수를 기대했던 상인들이다.

지난해 얼음이 제대로 얼지 않아 취소된 자라섬 씽씽 겨울축제의 경우, 상가번영회에서 추정한 피해액만 130억원 가량이다.

‘지구온난화’의 중요성이 처음 제기된 것은 수십 년 전이지만, 구체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사례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최근 몇 년 전부터다. 그동안 ‘강 건너 불구경’이었던 현상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된 셈. 또 ‘말로만 온실가스 감축 정책’, 더 이상은 안 되는 강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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