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적 제품 개발.품질 유지로 '글로벌 리더'입지 다져나갈 것"

“그동안 조선·해양, 중전기, 건설장비 등 성격이 다른 사업들이 한 울타리안에서 함께 운영돼 왔지만, 올해 4월 독립법인으로 전환되면 사업특성에 맞는 맞춤 경영을 통해 각 사업의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빠른 의사결정, 제품 특성에 맞는 경영 전략과 경쟁력을 갖춰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들자는 의미다. 중전기 산업에서 진일보해 향후 에너지 산업전반에서 최상의 시스템을 제공하는 회사로 성장해나가겠다.”

주영걸 현대중공업 전기전자시스템사업본부(이하 전전본부) 대표는 오는 4월 1일 탄생하는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의 비전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1월 15일 현대중공업을 조선·해양·엔진(존속법인 현대중공업), 전기전자(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건설장비(현대건설기계), 로봇(현대로보틱스) 등 4개의 사업부를 수평적 형태의 회사로 인적분할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전전본부는 1977년 현대중공업 중전기사업부로 시작해 현대중전기로 독립한 이후, 1994년 현대중공업으로 흡수됐던 역사 속에서 22년 만에 다시 새로운 출발대에 섰다.

주영걸 현대중공업 전전본부 대표에게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의 미래와 올해 주요 사업전략 등에 대해 물었다.

▶우선 2016년은 어떤 해였고, 주요 성과로는 어떤 것들이 있었나.

“2016년은 회사의 경영방침이 사업대표 중심의 사업본부 책임경영체제로 전환됐다. 말 그대로 사업대표가 책임지고 경영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전전본부는 성장중심의 계획보다 사업의 내실을 다지며 조직혁신을 위해 노력하고 지속성장할 수 있는 성장모멘텀을 만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무엇보다 ‘사업포트폴리오’ 변화를 대표적 성과로 꼽을 수 있다. 전세계 전력시장에 완벽한 품질의 기자재를 제공하는 제조기업에서 발전해 ICT 기술접목을 통한 전력기기 예방진단, 설비관리 및 에너지효율관리 시스템 등 고객의 효율적 자산관리를 가능케하는 ‘에너지 솔루션 공급자’로서 입지를 굳히고자 했다. 지난해 9월엔 세계 최고의 사물인터넷 솔루션 플랫폼 기업인 PTC사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PTC사의 IoT(사물인터넷)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인 씽웍스(ThingWorx)를 도입해 관련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FEMS(Factory Energy Management System) 및 BEMS(Building Energy Management System) 등 에너지 관련 사업 확대에 힘을 쏟았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불황으로 인해 발주처 발주물량의 감소와 예산이 축소됨에 따라 경쟁사들과 가격경쟁위주의 시장구도가 형성돼 수주확대와 적정 이윤확보를 동시에 달성하기가 매우 어려웠던, 힘든 한해였다. 냉정하게 사업실적에 대한 만족도는 절반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목표치를 달성했지만, 매출이나 수주는 다소 아쉽다.”

▶올해도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은 가중될 전망인데, 2017년 사업목표를 어떻게 설정했나.

“세계지도를 펼쳐 놓으면 어디하나 전망이 밝은 곳이 없어서 획기적 전략을 세우는 게 쉽지 않다. 우선 주력 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재정 긴축정책에 따른 물량감소와 지속적인 중국 EPC업체의 시장진입으로 인해 시장가격의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또 미주지역은 노후 설비 교체 및 기존 송전망에 대한 업그레이드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유로화 약세에 경쟁력을 회복한 유럽 제조사 및 신흥 후발 업체들의 공격적인 영업으로 인해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처럼 올해 세계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나 수주 목표는 전년대비 20% 상향 설정했으며 지속적인 기술 개발, 인프라 구축, 주요 고객 집중 영업 등 전략을 통해 경영목표 달성에 매진할 계획이다. 신에너지 사업분야도 보다 확대할 예정이다. 올해는 IMF때보다 더 어려운 해가 되지 않을까 우려되지만 지속적인 원가 혁신, 고객 서비스의 질을 높여주는 경쟁력 있는 제품을 통해 내실을 기할 방침이다.”

▶브렉시트와 트럼프의 당선 등 국제 질서의 재편 여파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이에 대한 대응방안과 전략이 궁금하다.

“지난해 6월 영국의 Brexit(EU 탈퇴) 결정과 11월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를 추구하는 트럼프의 미국 차기 대통령 당선 등 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이 활발하다. 영국의 경우 전기전자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직접적인 위협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만 주력 수출 시장 중 하나인 미국 시장의 보호무역 강화 움직임은 향후 우리에게 중대한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가장 우려되는 리스크는 미국의 FTA 재검토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한 반덤핑, 상계관세 상향 등의 가능성을 들 수 있다. 반덤핑, 상계관세 등의 상향은 우리 제품의 가격 경쟁력 약화로 직결돼 실제 현실화될 경우 수주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전전본부는 미국 현지 생산법인의 가격, 품질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현지 영업 네트워크의 확대를 통해 고객 밀착 영업을 더욱 강화하는 등 수주 경쟁력 확보에 힘써 나갈 계획이다.

특히 올해 미국 알라바마 법인이 5년만에 처음으로 흑자전환했다. 미국 알라바마 생산법인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객서비스를 보완하면 대비가 어느정도 될 것으로 본다. 또 미국 외에도 전세계 주요 발주국들에서 자국 산업 보호·육성 목적의 생산 현지화(Localization)에 대한 요구가 증가되는 최근 추세에 따라, 다수의 국가에서 현지 생산 파트너 업체를 발굴해 생산의 현지화 확대 및 글로벌 Sales Network 강화 등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4차 산업혁명이 세계적 화두가 되고 있는데, 기업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한다고 보나.

“4차 산업혁명이란 제조업 등 다양한 산업들이 정보통신기술(ICT) 및 기술혁신 등과 융합돼 산업 경쟁력 제고 및 새로운 형태의 제품과 서비스, 비즈니스를 만들어내고 있는 최근의 산업 트렌드를 지칭하는 용어로 이해하고 있다. 이 같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성공적 기업으로 존재하기 위해서 다양한 개체를 상상력과 아이디어로 연계하는 연결성(Connectivity)과 산업, 문화를 넘나드는 독창적인 시각인 창의성(Creativity)이 필요하다. 우리는 중전기 제품과 ICT기술의 융합 개념인 스마트 전전 솔루션 개발을 통해 제품의 Connectivity를 강화하고, 산업간의 융복합 범위의 확대 추세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휘할 수 있는 인력의 확보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고자 한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스마트 십(Ship)’을 통해 오래전부터 사물인터넷 기술을 제품에 접목하고 있고, 로봇 사업부문이 있어서 융복합 분야에 차별화되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오는 4월이면 전기전자시스템사업본부에서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이라는 독립회사로 전환된다. 신설법인의 초대 수장으로서 각오와 포부가 궁금하다.

“그동안 현대중공업 안에는 조선과 해양, 플랜트라는 중후장대한 3개 사업본부와 전기전자, 건설장비, 태양광, 로봇 등이 함께 한 울타리에 있었다. 사업형태, 제품, 고객의 니즈 및 영업방식 등이 완전히 다른 사업들이 함께 존재하면서 비효율적인 요소가 많았다. 제품 특성에 맞는 경영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지금은 룰이 서로 다른 축구와 야구, 농구 선수들이 한 경기장에 모여 획일적인 룰 하에 경기를 하고 있는 셈이라면 분리 독립을 통해 각자 사업에 적합한 룰하에 시장 대응력을 높이자는 취지다.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은 등록회사명이고, 외부에는 현대일렉트릭으로 심플하게 쓸 예정이다. 의사결정이나 물적 인적 투자 결정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면서 성장 모멘텀의 기회를 많이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끝으로 전기산업계에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해외시장에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시장 가격이 급속하게 하락하고 있다. 전세계 시장을 모두 커버하겠다고 덤비면 모두 놓칠 수 있다. 타깃을 정해 특정시장에 집중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전전본부는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혁신적인 제품 개발과 품질 유지를 통해 글로벌 리더로서 입지를 다져나가겠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전기산업계 전체가 2017년엔 골고루 잘 됐으면 좋겠다.”

<프로필>

▲1957년 출생 ▲부산대 전기과 졸업 ▲1983년 현대중공업 입사 ▲2006년 전기전자시스템사업본부 회전기공장 담당임원 ▲2011년 풍력발전 총괄임원 ▲2013년 전력기기 총괄임원 ▲2014년 전기전자시스템사업본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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