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 제품, 혁신적 기술의 선순환은 공공조달 시장 발전의 밑거름”

지난 1996년 도입된 조달우수제품지정제도는 조달청이 중소기업 기술제품 가운데 성능과 품질이 우수한 제품을 엄선해 ‘조달우수제품’으로 지정하고,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는 중기지원 제도로, 지난 2007년 단체수의계약제도 완전 폐지 이후에는 중소기업들의 기술개발 의욕을 고취시켜 업계 경쟁력 강화와 조달물자의 품질향상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00년 설립된 정부조달우수제품협회(회장 장세용)는 이 같은 조달우수제품을 보유한 기업들이 모여 상호 간에 기술과 정보를 공유하고, 조달행정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설립 당시 115개 회원사에 불과했던 정부조달우수제품협회는 2016년 말 기준(회원사 787개) 전체 조달우수제품 업체의 90% 이상이 가입된 명실상부 공공조달분야 중소기업들의 중심축 역할을 맡고 있다. 2016년 2월 제7기 협회장에 만장일치로 추대된 장세용 회장(베스텍 대표)을 만나 신년계획과 함께 발전적인 조달우수제품 제도에 관한 의견을 들어봤다.

▲올해로 조달우수제품협회가 설립된 지 17년째를 맞는다. 그동안 내실과 외형 면에서 많은 발전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데, 협회에 관해 설명해 달라.

“우리 협회는 지난 2000년 설립됐다. 조달우수제품 지정제도는 지난 1996년부터 있었는데, 여러 조합들과 협력해 운영됐어도 단체수의계약제도 때문에 묻혀 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2007년부터 단체수의계약제도가 완전 폐지되면서 신기술에 의한 우수제품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또 중소기업청에서도 성능인증제도를 운영했는데, 자연스럽게 조달우수제품 지정을 받을 때 특허와 성능인증이 필요조건으로 자리 잡으면서 조달우수제품은 성능과 품질, 혁신성을 인정받는 조달물품으로 평가받게 됐다. 이렇게 하나 둘씩 조달우수제품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조달청의 업무량과 범위가 넓어졌고, 그 과정에서 관련된 역할을 우리 협회가 위탁받아 정부조달우수제품 신청 및 접수, 우수제품 사후관리, 우수제품 판로지원, 해외조달시장 진출 지원 등을 수행하게 됐다. 현재 전국에서 787개 기업이 가입돼 있고, 국내 조달우수제품 전체 공급실적은 올해 2조3500억원(우수제품 공급실적)에 달한다. 협회 설립 당시와 비교하면 조달우수제품 매출이 약 40배 가까이 확대된 셈이다. 서울 본부와 조달청 업무를 위한 중부사무소 외에 서울경기(경기북쪽), 인천경기(경기남쪽), 강원, 충청·대전, 대구·경북, 경남·부산·제주·울산, 전남·북 등 전국적으로 7개 지회가 조직돼 운영되고 있다.”

▲ 지난해 2월 제7기 협회장으로 만장일치 추대됐는데, 지난 한 해를 평가한다면.

“2015년부터 정부의 혁신도시 건설사업 등이 마무리되면서 공공조달 분야도 이때를 기점으로 시장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됐다. 때문에 지난해 조달우수제품협회 회장을 맡으면서 ‘회원들의 매출이 줄어들면 어떡하나’ 고민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분기별로 매출상황을 점검한 결과 회원사들의 매출이 늘어나는 것을 보며 안도를 했다. 이런 결실들이 모여 2016년도에는 전체 실적이 전년 대비 8%나 상승했다. 기술개발과 품질향상에 전력을 다한 노고가 반영된 결과라고 본다. 이런 실적을 보면서 다행이라고 느꼈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모습 속에서 우리 회원들의 저력을 느꼈다.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모습은 장차 협회가 더욱 발전해 나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올해는 재임 2년차다. 올해 준비하고 있는 사업이나 주요 현안이 있다면.

“우리 협회는 조달청, 조달우수제품 정책과 밀접한 조직이기 때문에 조달우수제품을 보유한 회원사와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난해 초 협회장으로 취임하면서도 이 부분을 강조했는데, 과거의 사례를 보면 7~8년 동안 조달우수제품 자격을 유지한 업체들조차도 정부의 조달정책이나 각종 정보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정보전달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다는 얘기다. 협회장 취임 전후로 전국을 돌아다니고, 회원들을 만나면서 이런 정보 소통의 문제에 대해 많은 것을 느꼈다. 변화된 제도, 달라진 시장 환경에 대한 정보를 회원들에게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뿐만 아니라 우리 협회는 회원사들에 서비스를 하는 조직이다. 당연히 서비스 마인드가 필요하며, 경직되지 말고 유연성 있는 대처가 요구된다. 서비스 마인드와 선제적인 정보 전달로 회원사와 신뢰를 쌓고, 조달청과 협력해 조달행정에 기여하는 게 정부와 협회, 회원사 간 상생의 지름길이다. 2017년도는 이런 생각에 따라 회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 해로 만들 것이다.”

▲회원사의 주요 매출처인 조달시장의 2017년도 전반적인 상황을 전망한다면.

“조달우수제품 매출은 2015년 2조1800억원이었는데, 2016년에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2조3500억원 규모로 늘어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조달시장 중에서는 시설물과 관련된 매출은 줄었지만 신재생에너지나 간접시설 쪽에서 실적이 호조를 보여 전체적인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조달우수제품의 업체 수가 늘어난 것도 요인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2017년은 상황이 더욱 불확실해져 정치, 경제, 수출, 내수 모두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회원사들의 실적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만 기록해도 성공적이라고 본다.”

▲재임기간 동안 ‘이것만은 꼭 이루겠다’고 결심한 계획이나 사업이 있다면.

“지난해 2월 취임할 때 회원사에 대한 서비스 강화와 구심점 확보 차원에서 협회의 사옥마련을 천명했다. 그래서 봄부터 인근 지역의 부동산 가격을 파악해봤는데, 생각보다 비싸고, 많이 올랐다. 협회 자금이 내 돈이 아니라고 막 쓰면 안 되지 않겠나. 여러 가지 입지와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부동산 시장상황을 봐가면서 사옥마련을 추진하려고 한다. 또 지회 활성화도 관심을 갖고 추진하는 이슈 중 하나다. 지회들이 모임을 갖도록 유도하고, 이 과정에서 조달정책이나 정보 등을 제공하면 영업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또 지방 중기청과 협회 지회 간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지역소재 중소기업들의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

▲현재 정부의 조달시장도 많은 변화를 겪고 있는데, 앞으로 회원사가 더욱 성장·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보나.

“지금도 기업과 협회를 이끌면서 한결같이 강조하는 말이 바로 ‘기술입국’, ‘과학입국’이다. 과거에는 ‘공업입국’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는데,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는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기술개발과 과학발전에 나서야만 성장할 수 있는 나라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항상 새로운 기술, 시장을 개척하는 노력만이 치열한 경쟁에서 성장·발전할 수 있는 길이라고 본다. 우리 협회도 이런 부분을 지원하고, 회원사들을 독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정부에서도 이런 부분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지원책을 고민해주길 바란다.”

▲조달우수제품 지정제도 등이 더욱 내실있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어떤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보나.

“나도 기업을 경영하고 있지만 기술이나 제품은 단기간에 꽃피울 수 있는 게 아니다. 보통 5년 이상 걸린다. 그러나 현재 조달우수제품 지정기간은 3년이며, 최장 6년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기본 지정기간을 조금 더 늘려서 기업들이 우수제품의 기술을 더욱 보완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주면 좋겠다. 또 제도 활성화를 위해서는 보다 많은 기업들이 이 제도를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실 도입 초기에는 이 제도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 기업들이 이 제도를 활용하기 위해 도전하고 있다. 기업들이 정부의 좋은 제도를 활용하고, 보다 많이 도전한다면 자연스럽게 기술 간의 경쟁이 촉발돼 더 좋은 기술, 제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우수한 제품, 혁신적인 기술의 선순환은 공공조달 시장 발전의 밑거름이라고 믿는다.”

▣ 정부조달우수제품협회는...

정부 조달시장 발전과 조달우수제품 기업들의 권익보호, 기술개발 지원, 조달우수제품 홍보 등을 위해 지난 2000년 설립됐다. 현재는 조달우수제품 지정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 회원사들을 위한 정부조달우수제품 신청 및 접수, 우수제품 사후관리, 우수제품 판로지원, 해외조달시장 진출 지원 등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매년 조달청, 경기도, 고양시, 중기중앙회와‘코리아 나라장터 엑스포’ 행사를 개최하며 수요기관 공공구매 상담회, 해외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 등 다채로운 행사를 열고, 조달우수제품의 홍보, 기업과 공공구매 담당자 간 네트워크 구축, 해외조달시장 진출 등을 측면 지원하고 있다. 이 행사는 지난해부터 KOTRA, OKTA(한상)와 공조해 대규모 해외바이어 유치에 성공하며 ‘공공조달 분야 국제행사’로 발돋움했고, 관람객 역시 전년 대비 11.5% 증가하며 흥행에서도 성공했다.

2017년 코리아 나라장터 엑스포는 오는 4월 19일부터 21일까지 3일 간 경기도 킨텍스에서 개최된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