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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규해 칼럼)주택용 누진제 바라보는 국민 눈매 매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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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생활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것들이 있다. 물과 공기가 그렇듯 전기가 없다면 어떨까. 상상하기 조차 힘든 얘기지만 아마도 원시시대로 다시 돌아가야만 할 것이다. 전기는 그만큼 중요하고 현대사회를 이끌고 있는 가장 중요한 동맥인 셈이다.
그런 전기가 올해처럼 뜨겁게 사회문제로 대두된 해도 드물다. 40년 만에 기록적인 폭염으로 전기를 보통 때 보다 배 이상 썼다. 사용 요금도 그만큼 많이 물게 되다보니 사회단체를 비롯한 여론이 가정용 전기요금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면서 급기야 정부가 단기처방으로 7월부터 9월까지 한시적으로 주택용 누진제를 완화했다. 그에 이어 지난 8월부터 정부, 국회를 비롯 한전,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주택용 누진제 개선에 나서 11월28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공청회를 통해 3가지 안을 공개하고 확정만 남겨 놓은 상태다.
전기요금 개편안 3가지는 이렇다. 1안은 최고단계 요율이 312원/kWh로 상대적으로 높아 다소비가구의 요금인하 혜택이 비교적 크지 않은데다 한전의 수입 감소도 8391원으로 가장 적다. 요금인하율은 10.4%로 가장 낮아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다. 2안은 300kWh까지 사용하는 소비자의 경우 요금부담이 현행 제도와 크게 다를바 없으며 한전의 요금 수입 감소는 9295억원이다. 요금인하율은 11.5%로 형평성에 논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런 반면 3안은 최고단계 요율이 280.6원/kWh로 전기다소비가구에는 요금인하 혜택이 작지만 사용량 200kWh 이하 가구에는 4000원을 일괄적으로 할인해주는 제도를 도입해 전기사용량 200kWh 이하 가구의 요금 부담을 크게 줄여주면서 탄력있게 누진제를 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한전의 요금수입은 9393억원으로 가장 많이 줄어들지만 요금인하율은 11.6%에 이르고 누진제도 개편의 걸림돌이 돼 왔던 부자감세, 서민증세 비판도 상쇄할 수 있어 1안과 2안의 단점을 보완하고 누진제 원리를 최대한 살려 지금까지 나온 방안 중에서는 제일 낫다는 평가다. 그러나 4000원의 요금공제가 정액지원인 점은 앞으로 전기요금이 변동될 때마다 재논의가 될 여지가 다분해 좀 더 세부적인 검토가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 결과적으로 공청회를 통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했더니 제3안에 점수를 많이 주는 분위기여서 지금으로서는 이 방안이 최종적으로 낙점될 소지가 크다.
전력당국의 책임자이기도 한 조환익 한전사장의 선택도 3안이다. 그는 “3안은 누진제 원리를 충분히 반영하면서 1안과 2안의 단점을 보완한 절충안이다. 요금 인하율도 11.6%로 3개안 가운데 가장 크며, 누진제 완화 효과가 다소비 가구에만 집중되지 않아 형평성에도 문제가 없다. 그러나 판매 단가가 기타 안에 비해 높아 전기를 많이 쓰는 가정에서는 3단계를 넘어가면 요금이 상대적으로 많이 나와서 절전은 따로 해야한다”고 밝혔다.
공청회 참석자들 가운데 박종배 건국대학교 교수는 전기요금개편 TF의 민간위원들은 3안에 찬성한다고 했고 박주헌 에너지경제연구원장도 1안과 3안이 2안에 비해 현실이 잘 반영돼 있고 우수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또 조성경 명지대 교수는 누진제 개편 안은 3안의 방향이 합리적인 것 같다고 말했으며 조태임 한국부인회 회장은 3안이 형평성과 지속 가능성을 유지할 수 있어 가장 효율적이라고 답하는 등 대체적으로 평균 인하율 11.6%선인 3안으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3안은 특히 합리적이지 못한 누진제도를 적절히 완화시키면서 전력 남용자들에 대한 요금을 완충적으로 배열해 절전효과도 노린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개편안이라는데 힘이 실리는 것 같다. 때문에 이달 안에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토대로 관계부처와 협의를 하고 한전 이사회 의결과 전기위원회 심의 등 행정절차를 거치게 되면 최종적인 전기요금 개편안이 확정된다. 특히 주택용 누진제는 12년 만에 개편을 앞두고 있는 상태라 국민들의 눈매가 매섭다.
어쨌건 개편된 전기요금 누진제는 1974년 고유가 상황에서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기 위해 6단계로 실시돼 오던 것을 필수 전력 소요량을 반영한 1단계, 가구별 평균 사용량을 토대로 한 2단계, 그 이상 사용 가구를 기준으로 하는 3단계로 구분하겠다는 의도다. 특히 이 가운데에서도 올여름 폭염에 따른 냉방수요 급증으로 요금 폭탄 문제를 일으켰던 주택용 누진제 완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제대로 결정돼야 당장 닥쳐올 혹독한 겨울이 덜 걱정된다. 지난 여름과 같은 찜통 더위에도 전기요금 부담으로 에어컨도 틀지 못하고 고통을 받은 국민들이 안그래도 썰렁한 사회적 분위기에 난방마저 꺼진 차디찬 겨울을 보내기에는 너무나도 큰 비극이 될 수도 있다.
또 문제는 이번 개편안에 산업용이 제외되고 200kWh 이하의 사회적 배려계층에 대한 할인이 약하다는 것과 정부가 밝히기로 한 용도별 개별원가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은 불편한 진실이다. 가급적 임기응변식이 아닌 국민을 헤아리는 방안에서 제도 개편이 이뤄져 12월1일을 기점으로 소급되는 전기요금부터는 납득할만한 정책과 요율이 적용되길 간절히 바란다.
작성 : 2016년 12월 06일(화) 14:04
게시 : 2016년 12월 07일(수) 13:55


연규해 논설실장 yeungh@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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