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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객석)중국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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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욱 한양대학교 전자공학부 교수
올해 3월 중국 베이징에서는 중국 국가전망(China State Grid) 주관으로 열린 Global Energy Connection Conference가 있어 한국전력 관계자들과 다녀온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이 컨퍼런스는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국가간 전력연계망을 구축하자는 야심찬 장기계획하에 각국의 전력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였다. 중국 시진핑 주석이 야심차게 내세우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즉 21세기 육상 실크로드 경제벨트와 해상 실크로드를 중국이 주도하여 건설하자는 이념에 부합하여 추진되는 행사인만큼 매우 성대하게 치루어졌다.

미국, 일본, 한국 및 유럽에서도 많은 관계자들이 참석했는데, 놀랄만한 것은 국제컨퍼런스 공식 언어(Official Language)가 영어가 아닌 중국어였다는 사실이다. 학회 안내책자는 물론이고, 전시장 홍보간판이 중국어 일색이었으며, 또한 발표 연사들도 대부분 중국어로 발표하였으며, 필요한 사람은 영어 동시통역을 이용하게끔 되어 있었다. 물론 발표 자료를 띄우는 대형 스크린도 두 개가 준비되어 한쪽에는 중국어로 다른 한쪽에는 영어로 작성된 자료가 동시에 비춰지는 것이었다. 흥미로운 것은 중국이 아닌 일본이나 러시아에서 온 연사들도 물론 발표는 영어로 하지만, 발표 자료는 영어와 중국어 두 개를 준비하여 왔다는 것이다. 그래도 국제학회인데 영어를 세컨드로 밀어내고 중국어를 우선적으로 내미는 중국측의 대담함이 새삼 놀라움으로 다가온 학회였다. 국제학회가 이렇게 진행되는 것에 대해 의구심을 품었던 나에게 중국 관계자는 이렇게 중국어를 공식언어로 내세우는 것은 중국 정부의 방침이라는 사실을 전해듣고, 정말 중국인들의 중화사상적 자신감이 이제는 국제학회에서도 중국어를 공식 언어로 내세우는 데까지 이르렀나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물론 학회 규모가 꽤 큰 국제학회니 돈을 많이 들여 그렇게 하겠구나라는 내 생각은 얼마전 중국 상해에서 열린 HVDC2016 컨퍼런스에서 여지없이 깨졌다. 이 학회는 규모가 300여명 남짓의 소규모 국제학회였는데, 참가 이틀전까지 학회 안내책자가 홈페이지에 중국어로만 작성되어 있어, 도대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알수가 없었다. 영어 안내가 안되어 사전 등록을 할 수 없어 현장 등록을 하려고 보니 현금이나 중국 은행에서 발행한 신용카드가 아니면 결제가 안된다고 하는 어찌보면 황당한 소리를 들었다. 아니! 이 국제화 시대에 마스터, 비자 카드를 쓸 수 없다니...가뜩이나 중국만 가면 구글 메일이나 페이스북을 쓸 수 없어 갑갑함을 느끼던 차에 신용카드도 쓸 수 없는 상황을 접하니, 황당하기도 하고, 저들의 이런 배짱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궁금하기도 하였다. 소규모 학회였는데도 불구하고 발표장마다 동시통역 서비스를 제공하며, 중국 참석자들은 아무 거리낌없이 중국어로 발표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학생들이 논문도 중국어로 쓰고 발표도 중국어로 함으로써, 어떻게 보면 영어를 배우고 익히는데 필요한 시간을 대폭 줄임으로써 좀 더 많은 시간을 연구에 투자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하는 중국 교수의 이야기를 한 귀로 흘려 들을 수는 없었다.

학회 일정이 끝나고 잠시 틈을 내어 상해 중심가에 있는 동방명주에서 바라보는 야경이 좋다는 소리를 듣고, 동방명주로 향했다. 정말 서울과도 비교할 수 없는 고층빌딩의 숲에서 진주와도 같은 영롱함을 빛내고 있는 동방명주를 바라보니 정말 멋진 광경이었다. 이제 티켓을 사고 동방명주 전망대로 향했다. 동방명주 전망대에 도착하여 아래를 내려다본 순간 나는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야경하면 프랑스 파리 에펠탑 전망대에서 바라본 시내 야경이 최고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상하이 동방명주에서 바라본 야경은 파리 야경보다 나으면 나았지 전혀 못할 것이 없는 그런 정말 환타스틱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미국에 버금가는 전투기를 만들고, 대형 여객기를 생산하며, 유인 우주선을 쏘아보내는 그들의 과학문명의 발전, 중국식 사회주의를 바탕으로 한 개혁개방의 성공으로 세계 자본 시장을 쥐고 흔들며, 조만간 미국을 제치고 GDP 1위가 될 것으로 예상하는 중국인들의 자신감을 새삼 확인하게 된 중국 출장이었다. 학회 출장 갔다 와서 대학원생들에 한마디 하였다. 앞으로는 중국의 시대다, 해외 학회를 가라면 영어와 중국어 발표자료를 두 개 준비해야 될 시대가 곧 도래할 것이니, 중국어를 공부하는 것이 너희들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중국어는 까막눈인 나도 이제는 중국 논문을 읽기 위해서 중국어를 공부해야겠다고 새삼 새해 목표로 삼으려고 다짐하고 있으니, 정말 중국이 무섭게 다가오고 있기는 있는 모양이다.

작성 : 2016년 12월 01일(목) 12:45
게시 : 2016년 12월 07일(수) 09:31


이방욱 한양대학교 전자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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