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에너지 산업ㆍ기업 시공ㆍ안전 정책ㆍR&D 오피니언 피플inSide 전기家
(특별기고)인간극장 '황도로 간 사나이'
[ 해당기사 PDF | 날짜별 PDF ]
한대규 한전 강남지사 부장/前 인재개발원 책임교수
일 년 사이에 KBS 인기 프로인 ‘인간극장’과 MBN ‘현장르뽀 특종세상’에 연이어 출연한 사나이가 있다. 현대판 로빈손 크루소를 꿈꾸며 무인도에서 1년째 살고 있는 이용오씨가 그 주인공이다.
충남 보령 서해에서 제일 끝 쪽에 있는 바위섬인 황도는 40년 동안 무인도였다. 배도 사람도 아무도 다니지 않는 이곳에서 용오씨는 진돗개 한 마리 그리고 닭 서너 마리와 함께 전기도 수도도 없이 흙집을 짓고 텃밭을 일구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그는 한때 한 달 매출이 50억원이나 되는 사업가였다. 타고난 친화력과 붙임성으로 많은 사람을 사귈 수 있었던 능력과 아이디어로 전국에 있는 편의점과 대학교에 국제전화 카드를 독점적으로 납품하였다고 한다. 청소년 게임카드와 콜렉트콜 사업으로 성공한 인생을 지내던 도중 갑자기 스마트폰이 나오게 되면서 사업은 기울기 시작했고, 결국 부도로 이어져 큰 빚만 지게 되었다. 두 번이나 자살을 시도할 정도로 삶을 포기하던 차에 마지막 돌파구로 죽지 않기 위해 무작정 무인도로 들어오게 된 것이다.
섬에서 하루 세끼를 꼬박 챙겨 먹는 일은 전쟁이나 다름이 없었다. 식재료는 거의 직접 섬에서 구해야 하는데 낚시나 산에서 채취한 나물 등으로 간신히 연명을 해야 하는 생활의 연속이었다. 겨울에는 살을 에는 추위와 싸워야 했다. 여름엔 태풍과 비바람이 몰아닥쳐 텐트가 날아가 토굴 속에서 밤을 보내는 등 말 할 수 없는 고생을 했다.
필자는 용오씨와 같이 중년에 큰 실패를 하는 사례를 수없이 보았다. 당하면 누구나 재기를 하느냐 ‘잠수’를 타느냐 선택의 기로에 선다.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우리 사회에서 한번 실패는 사실상 인생패배자로 낙인이 찍인다. 그래서 대부분 모든 인간관계를 끊고 고립무원의 생활로 접어든다.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 출연하는 주인공 90%가 중년에 실패를 하고 산속으로 도피 은둔 생활이 이를 반증한다. 이렇게 잠수를 타게 되면 사회와 격리되어 재기는 커녕 영원히 인생실패자로 비참한 종말을 맞게 된다. 중년에 실패를 하더라고 절대 잠수를 타서는 안 된다.
새해 초 방영된 인간극장 ‘전철은 달린다’ 편 전철씨는 22년 경찰공무원으로 대통령 표창까지 받는 등 잘 나가던 중 1997년 명예퇴직을 하고 제대로 준비도 되지 않은 채 건설회사를 차렸다. 의욕과 욕심이 앞선 사업은 큰 실패로 이어졌고, 교사였던 부인의 퇴직금과 선산까지 경매로 넘어 가고 알거지가 되면서 빚까지 지게 되었다. 큰 충격을 받은 부친은 화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자신도 노숙자로 전전하며 여러 번 자살을 시도했지만 지인들에게 진 빚 때문에 차마 죽을 수도 없었다. 이판사판 심정으로 365일 하루 한끼는 라면으로 때우며 잠은 겨우 두 세 시간 자면서 공사판, 일용직, 신문배달, 고물 줍기 등 무려 13년 동안 부부가 피눈물 나는 생활을 하면서 악착같이 모든 돈으로 빚을 거의 청산하고 재기에 성공하였다. 만약 전철씨도 좌절과 낙담으로 주저앉고 말았다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다시 이용오씨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2015년 겨울에 황도로 들어가 39일간 무인도에서 외로움, 추위, 기아 등 사투를 벌였고, 다시 네 달간 준비 끝에 올해 4월 다시 황도로 돌아가 현재까지 최대한 오래 버텨 볼 생각이란다. 사업에 실패한 후에 곧바로 도망치듯 이곳에 오게 되었다지만 이곳 황도에서 새롭게 인생을 시작하고 싶다고 한다. 물론 용오씨가 이곳에서 남은 여생을 여유로움과 행복을 누리면서 살수도 있다고 본다.
실패학을 연구하는 필자는 내년 봄에 황도로 들어가 용오씨를 만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동안 벼랑 끝에서 온갖 고난과 역경을 극복한 정신력과 체력을 바탕으로 이제 마음의 각오가 섰다면 육지로 귀환해서 재기를 하라고 권할 생각이다. 올해 53세인 용오씨가 잠수를 타기에는 100세 장수 시대에 아직 너무나 젊고 할 일이 많다.
인생 4대 실패시리즈가 청년벼락출세, 중년성공, 장년상처, 노년무전이란 말이 있다. 청년기에 큰 출세를 하거나 중년기에 큰 성공을 하여 돈을 많이 벌어도 호사다마가 되어 장년과 노년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인생만사 새옹지마(塞翁之馬)이듯이 예기치 못하는 큰 실패를 경험해도 정신 바짝 차리고 실패의 원인 분석을 차근차근하여 두 번 다시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면 재기의 길은 보이는 법이다. ‘포기’는 김장 담 글 때 재료인 ‘배추포기’ 뿐이고 ‘잠수(潛水)’는 잠수사가 타는 것이지 사업실패자가 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본 사례에서 보여 준 교훈이다.
작성 : 2016년 11월 29일(화) 10:43
게시 : 2016년 11월 30일(수) 09:59


한전 강남지사 부장/前 인재개발원 책임교수 한대규

많이 본 뉴스
전기계 캘린더
2017년 10월
1234567
891011121314
15161718192021
22232425262728
293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