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문수 GE 그리드솔루션 부사장
양문수 GE 그리드솔루션 부사장

요즘처럼 혼돈스러운 시기는 산업화를 이룬 이후 처음입니다.

온갖 루머가 난무하고 말도 안 되는 일이 사실이고 생각조차 못한 일이 닥친 현실에 마음이 참 무겁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돈이 모든 것의 최우선이 되고 나라 보다 개인의 안일과 가족의 안위가 최우선인 사회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웠고 무엇을 목적으로 해 살아가는지 헷갈리기조차 합니다.

지난 달 방콕 출장 가는 길에 기내에서 본 영화 ‘all the way’가 생각납니다. 의외롭게 인기가 아주 별로라고 기억된 미국 36대 린든 존슨 대통령 관한 내용인데 인기가 절정이었던 젊고 미남인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 직후부터 내용은 시작합니다. 승계한 대통령이라 인기도 별로였고 암살당한 케네디 대통령에 비하면 배경도 부족한 느낌이었습니다.

남부 출신의 투박한 정치인, 린든 존슨.

그는 취임 직후 바로 정치계가 다루기를 꺼려했던 인종차별에 대한 평등권을 주 아젠다로 제안합니다. 한 세기를 넘어 처음 탄생한 남부 출신 대통령, 인종차별로 악명 높은 남부 출신인 그가 민권법을 제안합니다. 오늘 우리 정치인 관점에서 보면 백해무익하고 손해 막심한 사안에 정치 생명을 걸었습니다. 단지 옳다는 이유 한가지입니다.

인종차별 없는 진일보한 미국을 만들기 위해 그는 그 가치를 만들기 위해 사력을 다합니다.

반대하는 세력과 정치 인사에게 달래기도 하고 협박도 서슴지 않습니다. 무작정 달려갑니다.

당시 미국사회는 말로는 평등이지만 흑백이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은 별로 많지 않았습니다.

그의 신념은 “미국의 모든 적을 무찌르고,두 배로 부유해지고 별들을 정복했다 고하자. 하지만 민권법 문제에서 여전히 평등을 이루지 못한다면 우리는 인간으로서,미국은 국가로서 실패한 것이다” 이는 링컨대통령이 시작한 일을 마무리짓는 일 인 것입니다.

그는 이를 관철하기 위해서 크나 큰 희생을 대가로 지불했습니다.

당시 민주당은 확고부동하게 남부지역을 정치 세력으로 장악하고 있었는데 민권법을 만들기 위해 지역 기반을 잃는 대가를 기꺼이 지불합니다. 민권법 통과 이후 50년을 넘어 오늘까지 남부를 공화당에 넘겨줍니다.

민주주의의 진정한 평등과 정의를 위해 엄청난 정치적 손실을 담담하게 감당합니다.

이게 리더가 추구해야 할 덕목 아닐까요?

오늘 우리의 잣대로 보면 턱도 없고 어리석기 짝이 없는 바보 같은 결단입니다.

미국이란 나라의 위대함은 국민 개개인의 정의에 대한 헌신과 노력도 있지만 옳다는 사안에 무모한 도전을 서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케네디 대통령 시절에 달에 대한 도전 역시 이에 근거 합니다. 쉽지도 않고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잘 알지만 어렵기 때문에 도전한다는 것입니다. 이 일은 가진 힘과 능력의 최고치를 보여줄 것이고 이 도전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고 미루고 싶지 않다는 것, 그리고 승자가 되고자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세상은 4차 산업혁명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1, 2, 3차 산업혁명은 지나간 뒤에 이름이 명명 되었지만 4차 산업혁명은 도래하기 전에 이름이 붙었습니다.

하드웨어로 지배되던 기술력이 소프트웨어와 결합해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갑니다.

우리는 1, 2차 산업혁명을 제대로 경험하지도 못한 채 점프해 3차 혁명에서 오늘을 이뤘습니다.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가장 신생 독립국가로 기대됐던 인도는 간디와 네루라는 세기의 지도자와 10억 넘는 인구 그리고 광활한 대지를 가진 유망주였습니다.

반면 우리 대한민국은 탁월한 지도자도 보이지 않았고 땅은 척박했으며 가난하기 짝이 없는 보잘 것 없는 국가였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양손에 거머쥐었습니다.

우리의 리더쉽이 진정 국가와 국민을 위한 올바른 결단을 내리기만 한다면 우리는 4차 산업혁명에서도 괄목할 성과를 만들어 낼수 있을 것입니다.

100만이 모인 집회에서 보여준 질서는 우리의 새로운 저력과 자신감입니다.

하루 속히 나라가 안정돼 힘을 모아 비상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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