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웅 인코어드 대표이사(창업자)/공학박사
최종웅 인코어드 대표이사(창업자)/공학박사

혁신적인 신기술,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의 아키텍처, 그리고 놀라운 비즈니스 모델로 인하여 세상은 바뀌고 있다. 이제는 가장 좋은 그리드는 새로운 시장참여자들과 새로운 마켓을 형성하는 것이고, 가장 나쁜 그리드는 기존의 독점체제를 확장하는 것이다. 전력산업 자유화의 기류로 전력회사의 서비스는 파편형태를 띠며, 마켓의 구조는 아주 애매하게 재구성이 되고 있다, 민간에서는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결합상품이라는 형태로 시장을 와해시키기 시작했고 이로 인하여 경쟁은 점점 더 비대칭적으로 변모한다. 소비자들의 생활수준이 변했고 라이프 스타일도 바뀌고 그들의 행동변화와 디지털에 대한 기대가 개인정보에 대한 어느 정도의 양보에 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로 인하여 사람들은 기존의 전력요금에 대한 불신이 쌓이고, 기술적으로 제도적으로 추진하는 에너지 절감책에 대한 약속 등에 대하여 확신이 없어진다. 점점더 데이터에 대한 투명성에 대한 욕구가 증대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선진국의 전력회사는 벌써 가지고 있는 고객과의 양방향 소통을 통하여 커스토머 인게이지먼트를 위한 방법을 찾고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그동안 전력회사는 전기를 판매하면서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소통은 하지 않았다. 독점적인 체제에서는 이것이 가능하지만, 경쟁체제가 되면 소비자의 선택권이 넓어지기 때문에 언제든지 다른 선택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로 인하여 전력회사들은 사활을 걸고 커스토머 인게이지먼트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미 미국의 많은 전력회사는 분전반에 사물인터넷 센서를 붙여 가정수요에 대한 수요관리나 사람들에 대한 케어 서비스, 댁내 가전기기의 노후로 인한 전기요금의 증가 등등 우리에게 찾아내야할 커스토머를 위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일본은 홈서비스 로봇을 이용하여 사람들이 집에 없으면, 로봇이 실시간 스마트미터와 대화를 하면서 의도하지 않게 켜져 있는 가전기기를 끌까요라고 모바일을 통해 외출한 고객에게 말을 건다. 이제는 에너지에서도 서비스를 주지 않으면 계속 전기요금이 아니라 전기세라는 비난을 듣게 될 것이고, 바로 핵심적인 경쟁력이 커스토머 인게이지먼트에 달렸다는 의미가 된다

얼마 전 미국의 한 세미나에서 전력회사의 임원이 이런 말을 했다. 신재생 등을 통한 프로슈머들이 늘어나고, 전력거래가 더 자유로워지면 전력회사가 직면할 최대의 위기는 메인 그리드가 민간에 분산된 발전에 의한 그리드가 되고, 전력회사의 그리드는 그러한 분산 그리드의 백업 그리드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라고. 이를 위하여 대부분의 전력회사들은 에너지의 인테그리터(Integrator)로 역할을 재정의하고 있다. 동경전력과 같이 이제 전기를 도매로 파는 것 이외에 데이터도 같이 팔겠다는 구상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켓 인터페이스를 만들어서 상호운영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를 기반으로 그리드에 개방적인 접근을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미 미국의 그린보턴은 “My Data”, “My Download”라는 두가지 방식의 서비스로 PG&E로부터 시작해서 데이터에 액세스 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런 현상에 대한 위기에 대하여 아직도 많은 전력회사들은 이해하지 못하고 위기를 직감하지 못하지만, 그렇게 많고 다양한 고객들의 선택권을 어떻게 제한 할 것인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본다. 한국의 소비자들이 이번 여름에 누진제도에 대한 불만을 극도로 표현했듯이 삶의 질이 변했기 때문에 새로운 요금제제, 가격, 그리고 인센티브 모델을 갈구한다. 미국은 전력회사가 자신들이 발전설비, 송전설비에 대하여 사용한 내역을 완전히 투명하게 공개한다. 당신들로 받은 전기요금으로 이렇게 우리는 사용했습니다라고 밝힌다, 바로 전력회사의 재정과 투자상태에 대하여 투명성 때문에 링펜싱(Ring-fencing)을 고려하기 때문이다.

정확하고 실시간으로 수많은 수요 데이터가 증가하고, 사물인터넷과 같은 디바이스들이 계통에 연결이 되면서 수요질서는 붕괴되게 된다. 소비자와 인게이지먼트하지 못하면, 일방적인 전력공급 체제는 고립되게 되고 점점 더 사람들의 비난을 받게 될 것이다. 택배회사, 가전회사, 전력소매회사, 금융권, 가전기기 청소업체 등 모두 이제 고급의 에너지 데이터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그동안 사람들은 통신 데이터에는 익숙했지만, 가려져 있는 에너지 데이터에 대하여 눈을 뜨기 시작하면, 가려진 욕구가 폭발하게 될 것이다. 멈출 수 없는 움직임(Moving Non-stop)“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30분씩이 지나서 내가 쓴 전기양을 통보받는 기존의 스마트 미터 시대는 새로운 시대에 부적합하다. 내가 하는 행동과 습관을 바로바로 알수 있는 데이터와 정보가 필요한 것이고, 그렇게 해야 전력회사와 소비자는 ”커스토머 인게이지먼트“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가지고 있는 고객이 떠나는 것을 막으려면 소비자의 욕구를 이해해야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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