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남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한국자동제어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최전남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한국자동제어공업협동조합 이사장

행복한 신분의 상징인 옛날 왕자나 공주의 인생도 퍽이나 고달픈 인생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무슨 일에나 격식을 갖춰야하고, 높은 신분을 유지할수 있는 지도자로서의 품위와 지식을 갖추기 위해 학문, 예법 등 많은 것을 배우고 익혀야 하는 것이 필연적이고 이는 개인적으로 자유롭게 향유할 수 있는 사생활이 제약을 많이 받고 그로인해 귀찮다고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것이 세상 돌아가는 이치가 아니던가?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는 높은 지위나 신분에는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는 표현의 프랑스어이다. 귀족이 목숨을 바칠 각오로 전쟁터에 나가 나라의 안전과 국민의 재산을 보호하고 지켰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로 세금과 복종을 요구하게 되었고, 스스로 전쟁을 지휘하여 혁혁한 공을 세우고 이를 빌미로 하여 전쟁에 대한 세금을 신설하여 재산이 많은 귀족들이 더 많이 세금을 부담하게 하는 등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사례가 되어 온 것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의 유래와 사례를 살펴보면 우리가 가치 있는 훌륭한 삶을 살아가는데 활용할 지혜가 많은 숨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계적인 갑부 워런 버핏은 그의 전재산 99%를 기부하겠다고 하고, 빌게이츠는 전재산의 8천분의 1만 자녀들이 가난에 시달리지 않을 최소한의 금액만을 상속한다고 하였고, 페이스북의 설립자 마크 저커버그도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50대 기부자의 명단에 오르는 등 거액을 기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600년대 초 경주 지방에서 처음 가문을 일으킨 최진립의 최씨가문 이야기가 전해내려오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빈민구제를 위해 힘을 쓰고, 일제강점기에서는 온 재산을 독립운동을 위해 쓰고, 해방후에는 전 재산을 털어 인재육성을 위한 교육사업에 힘쓴 집안이 우리나라의 대표적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집안이다. 10대 300년간의 오랜 세월을 큰재산을 보유하고 관리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집안만의 특별한 전통이 있었기 때문으로 생각이 든다. 그 집안의 전통적인 기반이자 철학이라고 할 수 있는 “육훈(六訓)”이 자리하고 있었으니 그 집안의 정신적 기조를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첫째, 과거를 보되, 진사 이상은 하지 마라.

둘째, 재산은 만석 이상 지니지 마라.

셋째, 과객을 후하게 대접하라.

넷째, 흉년기에는 땅을 사지 마라.

다섯째, 며느리들은 시집온 후 3년 동안 무명옷을 입어라.

여섯째, 사방 백 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등이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 보야할 것은 나눔의 철학을 극대화하고 권력과 재산에 과욕을 부리지 말고 근검절약하는 정신을 강조하고 있음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기득권층이나 사회지도층에 속하는 사람들은 맹자의 항산항심(恒産恒心)을 되새겨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 말은 재산이 많아 경제적인 안정이 되면 바른 마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 된다. 원래는 무항산 무항심(無恒産 無恒心 : 항산이 없으면 항심도 없다)이다. 이 말뜻은 백성들은 생활이 늘 안정이 되어야만 바른 마음을 가질 수 있다고 한 것이다. 그러면 경제적으로 생활안정이 없어도 늘 반듯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누구란 말인가? 그 것은 비록 가난하여도 선비의 기개를 저버리지 않아야 할 오늘 날의 사회지도층이라고 말하고 싶다.

어느 신문에 의하면 양극화가 팽배한 우리나라가 공정한 사회로 발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의 질문에 기득권층이 특혜를 누리는 것을 포기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사회를 운영하는 것이라고 답한 사람이 2명 중 1명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심각한 양극화 현상에 대하여 기득권을 가진 사회지도층의 책임이 크다는 것을 단적으로 말해 주고 있는 듯하다. 다시 말하면 일반국민이 사회지도층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팽배해 있다는 단적인 일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심각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사회지도층과 가진자가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입각한 사회봉사활동, 자선사업, 기부 등의 나눔의 철학을 몸소 실천하는 길이 유일한 길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정계, 관계, 재계 등 사회 각 분야의 지도층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솔선수범하는 헌신적인 봉사와 실천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제라도 기득권세력들이 누리던 달콤한 특권을 내려놓아야 할 것이다. 이것이 사회양극화에 따른 각종 불협화음을 없애고 균형적인 발전을 추구하는 사회정의 구현의 첩경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지도층이 바른 마음을 가지고 희생과 나눔을 그들의 필연적 의무라고 생각하고 실천한다면, 이는 곧 우리가 선진국으로 가는 바른 길을 제시하는 것이고, 세계일류국가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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