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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규해 칼럼)최순실의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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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서열 1위는 최순실, 2위는 정윤회, 3위가 대통령 박근혜’. 도대체 있을 수도 없는 일이고 진정으로 아니길 바란다. 솔직히 이런 얘기 자체가 부끄럽다. 오죽하면 대학을 다니는 내 자식들마저도 “아빠? 당분간 해외갈일이 있어도 가지 말라”고 신신 당부를 할 정도니 국가 망신이고 창피스럽다. 지금껏 이러거나 저러거나 어쨌건 선진국 대열인 OECD국가일원이 되어 자긍심도 가졌고 그만한 경제능력도 인정받아 온 것도 사실이다. 그런 우리를 세계의 눈은 ‘최순실게이트’ 이후엔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까, 그것이 두렵다.
국민의 손으로 뽑은 대한민국 대통령의 권력이 정실에 얽힌 일개 민간에게 넘어가 ‘최순실 공화국’을 자초했다는 것이 있을 수 있나 말이다. 그러나 박관천 전 청와대 행정관이 내부문건 유출 혐의로 구속됐을 당시 얘기한 말 같지도 않은 ‘권력서열’ 괴담이 하나하나 벗겨지는 양파껍질 속에서 묻어나오면서 엄청난 소용돌이를 치고 있다. 그저 참담할 뿐이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설립에 따른 비리 의혹과 ‘대통령 연설문 고치기가 취미’라 할 정도의 국정 농단(壟斷) 파문은 도대체 어디까지가 끝일까. 소위 비선(秘線)실세 노릇을 하며 권력을 빙자해 돈을 뜯어내 의혹이 가는 미르·K스포츠재단을 설립하고 대통령 연설문 등 관련 문건에 손을 대는 등 국정을 농단했다는 것은 국법을 무시한 국기문란에 해당하며 만시지탄을 받아 마땅하다. 더구나 대통령 연설문에 대하여는 국민이 위임한 주권을 부여받지 않은 외부인에게 대통령의 지시로 넘겨받아 사전 감수를 했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뿌리를 잘라낸 것이고 민주공화국의 모든 헌법, 법률, 제도를 무너뜨린 전대미문의 국정농단 사건임에 다름아니다.
국민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지난 9월 최순실씨 딸 정유라의 이화여대 입학 특혜 의혹이 한겨레 신문에 첫 보도되면서 불거진 ‘최순실게이트’는 최근 JTBC가 뉴스룸을 통해 최순실씨 소유의 태블릿PC에서 연설문, 국무회의 발언, 심지어 대통령 여름휴가 사진과 외교부 문건까지 200여 개의 파일을 입수, 낱낱이 보도하면서 파장은 거세졌다. 비선실세인 최순실을 비롯한 미르재단 CF 감독인 차은택, 자금 모금 회사인 더블루K 고영태이사와 함께 최순실 부친 최태민, 전 남편 정윤회, 언니 최순득과 그의 딸 장시호 등등...중국 역사를 다룬 사기(史記)에서나 나올 법한 많은 이름들과 실체가 드러나고, 파렴치한 행실로 긁어모은 재산도 수천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져 사실상 국정마비 상태다.
불과 얼마전까지만해도 우병우 민정수석 비리로 부터 최순실 사건이 터져나왔음에도 꿈쩍않고 오히려 개헌으로 안개정국을 추스르려했던 청와대였지 않았는가. 보다 못한 국민들이 화가 치밀어 대학을 중심으로 시국선언을 하고 시민들이 뛰쳐나와 지난달 29일 서울 청계광장 집회까지 열게 되자 그제 서야 청와대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는지 비선실세 관련자들의 인사를 하고 발걸음을 재촉 하고 있다. 성난 민심이 무섭긴했나보다. 청계광장 집회 하룻만인 10월30일 이원종 비서실장과 우병우 민정,안종범 정책조정,김재원 정무, 김성호 홍보수석의 사표를 수리하고 ‘문고리 3인방’이라는 이재만 총부,정호성 부속,안봉근 국정홍보 비서관을 끌어내렸다.
물론 이런다고 매듭지어질 사건은 아니다. 이제부터가 본론이다. 최순실씨는 해외서 돌아왔다. 지난달 30일 갑작스런 귀국으로 신병확보를 왜 안했는냐는 등의 곡절 끝에 일단 31일 검찰에 출두한 최순실씨를 체포해 국정농단 등 사실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언론이나 야당에서 주장하듯 이미 사건의 진실이 담긴 자료들은 빼돌리거나 소각했을 가능성이 크고 검찰에 대한 신뢰와 명예도 땅에 떨어진 상태여서 비선실세의 실체가 낱낱이 파헤쳐질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진실이 왜곡되어서는 안되며 대통령이나 검찰도 마지막 기회이고 그 기로에 서있는 것이다.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이 직설한대로 이번 사건은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일’이 실제 일어난 것이다. 때문에 여기엔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에서 밝혔듯, 성역없는 수사가 이뤄져야하고 대통령 자신도 스스로 검찰에게로 걸음을 옮겨야 한다. 그렇지 않고선 최순실게이트의 꼬리 수사에 미치지 않는다. 그것이 선해결돼야할 문제이고 대통령이 스스로 하야를 한다든가, 국회에서 탄핵을 한다든가, 거국내각을 구성한다든가하는 것은 피치못할 경우 다음 수순이다.
지난 10월31일 을씨년스럽게 추웠던 시월의 마지막날 검찰에 출두하는 최순실씨를 보기위해 수많은 시민과 기자들이 북새통을 이루며 포토라인까지 무너뜨린 것은 그만큼 분노가 들끓어서이다. 이날 검은 모자를 눌러쓴 채 울먹이며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고 고백한 최순실씨의 실체와 진실을 국민은 듣고 싶은 거다. 최순실게이트의 실체와 진실의 속임은 기승전최(최순실)로 끝나는 게 아니라 기승전박(박근혜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작성 : 2016년 11월 01일(화) 14:24
게시 : 2016년 11월 02일(수) 11:22


연규해 논설실장 yeungh@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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