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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1996년과 2016년 국정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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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시현 건설시공팀장
기자 초년생 시절, 선배를 따라 국회의사당으로 들어서며 낯선 감정을 느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난생 처음 접하는 장면이 주는 묘한 설렘과 국회라는 장소가 주는 무게감 등이 뒤섞여 다소 흥분되기까지 했다.
그 때는 우리나라가 IT강국이 되기 전이어선지 지금과 비교해 취재환경이 상당히 투박했다. 요즘에야 피감기관에 대한 질의내용이 이메일을 통해 ‘홍수 난 듯’ 시시각각 전달되지만 당시에는 기자실로 전달되는 복사지가 전부였다. 그 조차도 센스 있는(?) 일부 의원실에 해당됐다.
수고한다며 기자실에 들러 일일이 악수를 청하는 의원들도 꽤 있었다. 국정감사 저격수를 자청하는 의원들이 상당했던 당시 분위기를 감안하면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의원들이 증거물 등을 들고 나와 격양된 목소리로 피감기관을 몰아붙이면 카메라 세례가 쏟아졌다. 이 때다 싶은지 의원들은 더욱 목청을 높였다. 날카로운 질문으로 피감기관을 곤혹스럽게 하는 의원들을 찾아보기 힘든 요즘의 ‘맹탕’ 국정감사와는 다른 풍경이다.
과거에는 피감기관이 국회의원들의 밥과 숙소 등을 챙기며 ‘뒷바라지’를 하느라 바빴지만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법(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이 또한 옛이야기가 됐다. 국민권익위원회는 피감기관은 국회의원의 직무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으므로 3만원 이내의 식사도 허용되지 않으며 최소한의 물이나 음료, 국정감사장까지의 교통편의 제공 등은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내가 기억하는 이 같은 국정감사의 단상은 이제 역사 속에 묻히게 됐다.
예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은 것은 국정감사 답변을 준비하느라 피로에 지친 피감기관 관계자들의 모습이 아닐까.
처음부터 삐걱거리며 출발한 20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마무리됐다.
야당의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장관 해임건의안 단독처리에 반발한 새누리당은 일주일씩이나 국감을 보이콧했고 이로 인해 98개 기관은 감사가 무산됐으며 137개 기관은 야당 중심의 반쪽 국감을 받아야만 했다. 야당도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등의 비리 의혹을 파헤치는 정치 공세에만 치중하느라 국가 안보와 민생 현안은 뒷전이었다.
전력·에너지와 산업분야 등을 담당하는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경우 지난 9월 26일부터 10월 14일까지 총 56개 기관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펼쳤다. 예상대로 경주 지진으로 인한 원전 안전성 문제, 올 여름 전기요금 폭탄이 촉발한 가정용 누진제 개편 등이 거론됐다. 이를 제외하고는 과거에 지적된 사항들을 재탕하는 경우에 머물러 아쉬움을 남겼다.
이렇다보니 이번 국정감사에 대한 평가는 냉정했다.
경제정의실천연합, 법률소비자연맹 등 270개 시민·사회단체 연대인 ‘국정감사 모니터단’은 이번 국감에 F학점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매겼다. 1998년 15대 국회부터 모니터링을 시작한 이래 가장 나쁜 점수다.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19대 국회의 마지막 국감도 D학점을 맞았는데 이 보다도 못한 점수를 받게 됐다.
아쉽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다.
국민을 대신해 정부를 견제하는 시스템인 국정감사는 국회의 주요 권한 중 하나다. 국정검사를 게을리 한다는 것은 국민이 부여한 권리를 포기하는 행위로 지탄받아 마땅하다. 앞으로 일 년 뒤 20대 국회의 국정감사가 다시 시작된다. 또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지는 셈이다.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제대로 된 국정감사가 열릴 수 있겠냐며 벌써부터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올해의 모습을 되풀이하지 않길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간절히 빌어본다.
작성 : 2016년 10월 20일(목) 14:20
게시 : 2016년 10월 21일(금) 10:56


진시현 기자 jinsh@electimes.com        진시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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