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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규해 칼럼)'밥 딜런'이 안겨준 노벨문학상의 색다른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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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딜런의 노래는 ‘귀를 위한 시’다. 그는 놀라운 방법으로 리듬을 만들었고 인내를 승화시켰으며 획기적인 사고를 보여줬다.” 스웨덴 한림원이 밝힌 2016년 노벨 문학상을 선정한 이유다. 지난 13일 밥 딜런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발표되자 세상은 발칵 뒤집혔다. 미국에서는 1993년 소설가 토니 모리슨 이후 23년 만인 데다 그것도 작품 활동을 하는 문학인이 아닌 대중가수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다는 것은 사상 처음있는 것이어서 충격파는 더 강했다.
해석의 차이는 있겠지만 올해 밥 딜런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강한 충격파만큼의 달라진 세상에 대한 영향력이 컸다는 방증으로도 보인다. 한 분야의 전통을 무너뜨리고 더구나 고고한 문학의 틀을 바꾼다는 것은 금방 이해하기는 힘든 문제다. 그런 의미에서라도 이번 딜런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더욱 값지고 빛나 보인다.
그의 노래 중 우리에게 친숙한 ‘노킹 온 헤븐스 도어(Knockin’ On Heaven’s Door)’는 지금껏 여러 가수가 인기리에 리메이크해 부르기도 했다.
엄마, 내 옷에 달린 이 배지를 떼어 줘요(Mama, take this badge off of me)
난 더이상 이걸 쓸 수 없어요(I can't use it anymore )
보이지 않을 만큼 세상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어요(It's getting dark, too dark to see)
내가 천국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을 느껴봐요(Feel I'm knocking on heaven's door)
두드리고 두드리고 천국의 문을 두드리고(Knockknockknocking on heaven's door). 젊디 젊은 두청년이 뇌종양과 골수암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며 서로를 위로하며 나누는 이야기를 거침없이 시적으로 표현한 대중가요는 1970년대 우리나라 포크계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미국 생활을 오래하며 한때 한국의 밥 딜런으로 불렸던 한대수는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해 딜런 이전에는 이런 시적 표현의 노래가사가 없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으며 1970년대 한국 포크계를 이끌었던 가수 윤형주, 송창식, 김세환 등도 딜런의 저항정신 노랫말이 당시 젊은이들의 가슴을 울렸다고 전한다.
사실 딜런이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는데 대한 낯선 반응들은 곳곳에서 새나오고 있지만 그가 글쓰기에 재능이 없었던 건 아니다. 그래미상, 아카데미상, 퓰리처상에 이르는 다방면의 상을 차지할 만큼 다재다능한 그는 자서전 ‘바람만이 아는 대답’으로 2004년 뉴욕타임스가 뽑은 올해 최고의 책에 선정됐을 정도로 문학에도 뛰어나 음악이면 음악, 영화면 영화, 사진이면 사진, 문학이면 문학, 말그대로 천재성을 타고난 팔방미인이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처음부터 이런 딜런은 아니었다. 러시아계 유대인 촌뜨기에 불과했던 딜런의 운명은 엘비스프레슬리의 영향을 받아 가수가 되지만 대중적 인기는 얻지 못했다. 초창기에는 그랬던 그가 영국의 비틀즈도 미국의 열광적이었던 팝가수 마이클잭슨도 넘지 못했던 것을 해낸 이유가 따로 있다.
그들처럼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거나 화려하진 않았지만 대중가수가 의외일 정도로 꾸준하게 사회저항 운동에 나서며 바른길을 인도하고 그런 일부를 가사에 담고 가슴으로 노래한 음유시인였기에 그들과 달랐고 이에 노벨문학상이라는 최고의 영광까지 누렸다.
스웨덴 한림원의 선정 배경도 어쩌면 이런 점에서 내다본 문학과 사회변화의 관점과 일치하는 점이 아닐런가한다. 시나 소설도 세상이 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노랫말을 통해서도 삶과의 소통을 하고 공감을 할 수 있다고 평가하지 않았나 싶고 이점에도 찬사를 보내고 싶다.
물론 문학의 가치성을 논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가사 내용이 시어(詩語)처럼 신비롭고 삶의 일부나 사회적 반향의 꿈틀대는 그대로를 적시하고 이야기한 용기와 자유로운 표현은 멋지고 세상의 화두가 될 만하다.
“나는 먼 길을 왔고 가야 할 먼 길을 출발했다. 그런데 지금 운명이 그 자신을 드러내고 있었다. 운명이 나를 쳐다보고 있는 것을 느꼈다.” 자서전 ‘바람만이 아는 대답’에서처럼 딜런이 먼길을 찾아서 최고의 명예로운 노벨문학상을 거머쥐었음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아무튼 올해 노벨문학상 선정은 문학의 영역이나 편견에서 몸체까지 탈바꿈한 사건이라는 게 공통분모다. 특히 순수문학을 추구하는 문학계의 충격은 그야말로 멘붕 상태로 빠지게 한 것도 현재까지 진행형이다. 우리나라 문학계에서도 밥 딜런의 노래가사가 노벨문학상을 탈만큼 문학성이 있느냐에 대한 반문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스웨덴 한림원이 심사숙고해서 115년 만에 대중가수 밥 딜런에게 노벨 문학상을 선정, 수여한 것에는 그만한 깊숙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기에 그것을 인정을 하고 축하를 해줘야하는 게 중요하다. 노벨상은 한 개인의 명예이기도 하지만 한 국가의 염원이 담겨있다.
작성 : 2016년 10월 18일(화) 15:38
게시 : 2016년 10월 19일(수) 09:57


연규해 논설실장 yeungh@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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