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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규해 칼럼)경주지진 트라우마 수습대책 하루빨리 세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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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잠하던 한반도가 사상 유례없는 강진으로 흔들리고 있다. 지난 9월12일 한반도 경북 경주를 중심축으로 웅∼하는 소리가 진동과 함께 퍼지면서 온 국민이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강력한 전율을 체감했다. 경주시 남남서쪽 8km 떨어진 진앙지에서부터 울려 퍼진 지진은 리히터 지진계 규모 5.1과 규모 5.8로 두 번이나 강타, 주민들을 두려움과 공포로 몰아넣었다.
‘청천하늘에 날벼락’이 따로 없었다.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두고 일어난 날벼락이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한가위고 뭐고 혼비백산하여 집 밖으로 뛰쳐나와 귀가도 못하고 정신없이 뜬눈으로 밤을 지 새워야만 했다. 그리고 난 후 한동안 진정 기미를 보이면서 안정을 찾나 싶었더니 강진 일주일만인 19일 규모 4.5의 역대 최대 여진이 발생해 전국이 또다시 지진 공포에 휩싸였다. 지금도 여진의 기운이 잠자지 않고 꿈틀대고 있어 우리나라도 지진대의 '불의 고리'에 물려들지나 않았나 싶어 불길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경주 지진 이후 발생한 여진의 숫자가 최근 7년간 일어난 지진 횟수(2009년부터 약 396회) 수준보다도 많아 불감증마저도 생기지 않을까 두렵다. 더구나 이번 지진은 규모 5 이상으로 모든 사람이 진동을 느끼거나 그릇이나 물건이 깨지기도 해 이런 일을 겪지 못했던 경주시민이나 인근지역에서는 안절부절하고 도무지 뭐가 뭔지 막막하기만 했었을 게다. 물론 그동안 규모 3 이하의 지진은 여러 번 경험했어도 규모 5 이상은 처음 느껴봤던 것처럼 관측 사상 역대 최강급이라 하니 무덤덤한 사람이 오히려 비정상이다.
기상청 관계자가 하는 말에 의하면 앞으로도 한동안 여진이 계속 일어나지만 강도가 약해지고 있는 만큼 큰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는 예보는 하고 있다. 그러나 19일 규모 4.5 여진으로 미루어 보면 기상청을 믿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동일본 지진은 2011년에 본진이 발생한 이후로도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후속 여진이 끊이질 않고 있어 날씨 예보조차 심심치 않게 틀리는 기상청의 속단은 솔직히 못마땅하다. 오히려 경주를 중심으로 울산단층이나 양산단층 등 활성단층이 존재하고 있어 보다 정밀한 단층조사나 진앙지 주변 탐색이나 잘 좀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경주 강진에 따른 피해도 생각보다 크다. 지난 19일 오전까지 들어온 경북도내 지진피해 신고는 문화재 파손을 비롯해 4천438건에 이르고 금액으로도 100억원 이상의 손실이 난 것으로 추산되는 등 피해 규모가 만만치 않다. 게다가 일부학교의 복도와 화장실, 계단 내벽이 갈라지고 타일이 떨어져 나갔는데도 학생들이 수업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아슬아슬하기까지 하다. 또 추석연휴에 많은 비까지 내려 지반이 약해진 데다 4.5 규모의 강한 여진이 발생해 저러다 제2의 세월호 사건 같은 참혹한 사태가 일어나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도 된다.
이 정도 피해와 2차 피해가 우려되면 특단의 대책이라도 마련, 지진지역 주민들이 입은 상처를 보듬어 주고 지진공포로부터 해방을 시켜줘야 하는 일이 지금으로서는 최선의 ‘처방전’이다. 본진(本震) 진앙지이기도 한 경주 내남면 부지리 주민들은 ‘웅∼웅’거리는 소리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 조그만 소리만 나도 신경이 바짝 쓰일 정도라니 재산 피해보다도 트라우마로 인한 수면장애나 불감증 등 제2의 고통이 더 문제다. 이런 현상은 비단 내남면 주민뿐이 아니고 경주나 부산, 울산, 대구지역까지도 증세가 심각해 평소보다 몇곱절 청심환이나 수면제를 찾는 사람이 늘어나는 등 ‘지진 불감증’으로 인한 걱정이 태산이다. 차제에 국감을 앞두고 있는 여야 의원이나 정부, 지자체 차원에서의 지진 트라우마 치료 지원이 우선 요망되고 있는 것이다.
지진은 자연재해이지만 발생 이전이나 이후에 어떻게 대처를 하느냐에 따라 상처의 깊이가 달라지듯 인재(人災)가 상존한다. 더욱이 우리가 심리적으로 바라던 규모 5.0을 넘어서면서 이러난 피해와 대응정도는 적당히 해서 될 일이 아니다. 만일의 하나, 지난 2011년 발생한 동일본 지진이나 우리처럼 지각판 내부에 위치해 있으면서 규모 7.9의 강진이 발생, 7만여명이 희생된 중국 스촨성 지진의 예로 볼 때 우리나라도 지진으로부터 자유롭게 생각할 수만은 없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경주 주변에 원전과 방폐장이 몰려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불안감이 더하다.
경주지진 주변지역은 특히 활성단층으로 구성돼 규모 6도 이상의 강진도 예상밖으로 찾아올 수 있다. 때문에 국민안전처가 강진 발생 즉시 9분씩이나 늑장 긴급재난문자를 보낸 것처럼 우물쭈물할 일이 결코 아니다. 하루라도 빨리 활성단층은 물론 위험을 예고하고 있는 공중시설물 등을 정밀진단 하고 지진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구민정책에 한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정부가 발표한 경주지역 특별재난구역을 세심히 살펴 상처를 치유하고 그것도 부족하면 국가비상사태라도 선포해야 함이 마땅하다.
작성 : 2016년 09월 20일(화) 14:50
게시 : 2016년 09월 21일(수) 11:28


연규해 논설실장 yeungh@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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