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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규해 칼럼)어느 때 보다 ‘지혜’가 요망되고 있는 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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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하도 더워 괜한 생각을 하다 ‘지혜’라는 단어가 떠올라 이것저것 들여다봤다. 사전적 의미로는 사물의 이치를 빨리 깨닫고 사물을 정확하게 처리하는 정신적 능력을 지혜라 한다. 지혜(智慧), 이 단어하나로 동서고금의 역사가 바뀌고 전쟁의 승패가 좌우되는 등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다는 것도 경이롭다. ‘그 지역의 수세(水勢)나 지세(地勢)를 잘 알고 있으면 용기를 내서 행동에 임할 수 있지만, 형세를 잘 모를 때는 그 위험성에 위축돼 일을 그르칠 수뿐이 없다’라 할 만큼 지혜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는 크다.
동서고금을 막론하지 않더라도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사건들만 해도 지혜의 차이로부터 얼마나 많은 간격이 생겼나를 알아보기 충분하다.
우리나라에서 지금껏 지혜가 뛰어났던 인물로 치면 이 땅의 명장, 이순신 장군을 맨 앞에 세우는데 주저하지 않을 지다. ‘죽고자 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 이순신 장군이 왜군과의 전투에서 남긴 명언이다. 이런 정신과 지혜가 있었기에 선조 30년(1597년) 정유재란 당시 삼도수군통제사였던 이순신 장군이 울돌목 조류를 이용, 왜군의 공격에 맞서 달랑 12척의 배로 330척에 이르는 적을 섬멸할 수 있었지, 그렇지 않고서는 가당치도 못했던 일이다.
또 한 건은 아직 우리가 살고 이 시대에 이루지 못하고 있는 한반도의 남북분단의 아픔을 가져왔던 한국전쟁의 클라이맥스라고 봐도 과언이 아닌 인천상륙작전 얘기다.
1950년 6월25일 조선인민군이 남침을 강행, 무방비 상태에서 사흘만에 서울을 함락 당하고 국군과 연합군은 낙동강까지 밀려 한반도는 적화통일을 앞두고 있던 터에 허를 찌르는 반전이 일어난다. 유엔군 총사령관 맥아더장군을 위시로 한 UN군은 조선인민군의 허리를 잘라 섬멸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9월15일 인천상륙작전을 감행, 작전개시 두시간만에 월미도를 점령하고 마침내 27일 서울을 탈환한다. 5000분의1에 가까운 성공확률에 불과하다는 인천상륙작전이야말로 한국전쟁을 승리로 이끈 맥아더장군의 지혜로운 작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반면에 지혜의 무지로 나라를 송두리째 내어 준 사건도 있었으니 통탄스럽고 황당하기 그지없다.
1910년 8월22일 순종은 어전회의를 열고 “짐은 동양평화를 공고히 하기 위해... 대일본제국 황제폐하 내각총리대신 이완용을 전권위원으로 임명하고 대일본제국 통감 데라우치 마사타게와 회동해 상의해서 협정하는 것이니 제신 또한 짐의 결단을 체득해서 봉행하라”는 조령을 내린다. 매국노 이완용과 데라우치 마사다케는 이날 바로 만나 조약문에 서명을 하게 되면서 돌아오지 못할 36년을 일제로부터 핍박을 받았다는 것은 어찌 통탄할 일이 아니겠는가. 나약한 임금을 비롯해 조정대신, 관리를 비롯한 매국의 무리들이 저만 살겠다고 지혜의 망각으로 저지른 한순간의 판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한다.
요즘 한반도 정세가 심각하다. 북한 김정은 정권은 미국이나 UN의 강경 대응에도 불구하고 연이은 미사일 발사 실험을 이어가고 있고 핵재처리를 통한 플로토늄 생산도 계속 늘려가고 있다. 김정은의 공포통치는 올 들어서만 60명 이상이나 공개처형을 하는 등 이제는 극에 달해 이를 보다 못한 엘리트층까지도 일탈하는 등 균열 조짐이 심각할 정도다. 최근에는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태영호 공사가 탈북을 하고 잇따른 북의 주요 인사들이 망명을 하는 등 북한 정권이 동요하고 있는 것이 사방으로 포착되고 있어서 자칫 제2의 연평도 해전과 같은 도발도 우려되고 있어 조금도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될 시점인 것이다.
이런 마당에 대한민국 정부는 국가 안위를 명분으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하겠다고 했지만 지혜롭지 못한 결정 때문에 논란이 거세다. 물론 정부의 말대로는 사전 검토를 했다고는 하지면 세밀한 검증작업이 있었는지도 의문이 남을뿐더러 상황 설명없이 사드 결정을 하고 배치 장소를 결정한 것은 잘 못됐다. 때문에 느닷없이 사드 배치지역으로 결정된 경북 성주 주민이 뿔이 단단히 날 수뿐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성주로 결정했던 것을 결말도 내지 못하고 지역주민이 반발에 국방부 한민구 장관이 현지를 방문, 두 손 들다시피하고 성주가 아닌 제3의 장소로 결정할 수 있다고 한 것은 도대체 무슨 내막이 있는지 이해 가지 않는다.
게다가 한 장관 방문 이후 곧바로 성주 군수는 사드 배치 제3의 장소를 공식적으로 요청, 이번에는 성주 초전면 롯데스카이힐 골프장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자 이곳에서 가까운 김천지역 주민들이 들고 일어나면서 지역주민들의 분열조짐까지 일고 있어서 사드 배치보다 더 큰 문제인 민민 갈등으로 불이 옮겨붙지 않을까 염려된다.
참말로 지혜롭지 못한 정부를 탓하지 않을 수 없다. 사드가 뭔지도 모르는 지역주민에게 적어도 배치지역의 중요성이나, 뭐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 설치가 필요한지, 전자파 정도는 어떻다든가 하는 등의 충분한 지역민설득이 먼저 있었어야 옳다.
이 하나만 봐서도 현정부가 썩 지혜롭진 못한 것 같다. 그럼에도 지금까지는 잘 견뎌왔지만 남은 정권만이라도 사드문제는 물론이고 불신이 만연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주소, 균열의 움직임이 심각한 북한의 동태까지 꿰뚫고 나갈 참신하고 지혜로운 정책을 세워 나가길 갈구한다.
작성 : 2016년 08월 23일(화) 14:17
게시 : 2016년 08월 24일(수) 11:32


연규해 논설실장 yeungh@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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