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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규해 칼럼)리우로 부터의 짜릿한 대역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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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이 콱콱 막히는 찜똥더위가 한달여 간 지속되는 가운데 지구 반대편 남반구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에서 날아드는 대역전극과 승전보로 지루했던 폭염도 식어가고 있다.
8월 5일 올림픽 개막식 후 최초로 승전보를 알려준 종목은 남자 단체 양궁. 김우진, 구본찬, 이승윤 등 한국 남자양궁 대표팀은 미국팀을 상대로 세트점수 6대0으로 완파하면서 첫번째 금메달을 안겨줘 리우의 좋은 전조가 보였다. 그런 기운은 찜통더위마저 집어 삼킬만한 시원하고 짜릿한 대역전극 파노라마로 연이어졌다. 대역전극의 시작은 6일(한국시각) 일본과 치른 여자배구. 세계랭킹 9위인 우리나라가 5위 일본과 가진 첫경기에서 1세트를 일본에 내주고 내리 3세트를 따낸 통쾌한 승리는 한국 올림픽 선수단에게 활력소를 주고 이를 지켜본 국민에게는 열대야까지도 앗아 갔다.
그 이후 진짜 대역전은 펜싱에서 일어났다. 우리나라 국가대표 박상영 선수가 10일 리우 카리오카 경기장에서 벌어진 남자펜싱 에페종목에서 목에 건 금메달은 달라도 많이 달랐다. 결승전경기에서 그것도 막판까지 10대14로 뒤쳐지다 남은시간 47초 동안 5점을 잇따라 획득하며 15대14로 대역전승을 한 것은 지금도 믿겨지지 않는다. 특히 에페종목은 전신을 찌르기 때문에 3점 이상을 1분안에 뒤집는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리 만큼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정말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란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약관 21살의 박상영은 경기가 있던 그날 열대야에 지쳐있는 새벽을 시원하게 깨우고도 남았다. 무릎 십자인대수술까지 받아 ‘쟤는 끝났다’는 얘기까지 들으며 고군분투한 끝에 세계랭킹 21위인 박상영, 그 어린 선수가 세계3위 헝가리 임레게저를 꺽고 세계 제일검으로 꼭지점에 선 것은 대역전의 드라마가 아니겠는가.
여기에 또 한 선수가 있다.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마냥 자랑하고픈 대역전의 노련한 대한남아는 마지막 총알 두발을 쏘고 난 후 두손을 치켜 올렸다. 금메달을 확정지으며 사격역사상 올림픽 3연속 우승의 신화를 쓴 진종오(37). 그의 대역전극은 신이 아닌 이상 생각조차 못했다. 11일 오전(한국시각) 남자사격 50m 권총사격 결승에 오른 진종오는 출발이 좋지 않아 한 때는 7위까지 밀리면서 탈락하는가 했다. TV를 보던 시청자들 역시 금메달은 어렵다 싶었고 순위 밖으로 밀려나는가 싶어 조마조마했다. 하지만 서바이벌 게임처럼 2발을 쏠때마다 한명씩 낙동강 오리알이 돼 떨어져도 진종오선수는 끝가지 생명줄을 놓지 않았다. 오뚜기처럼 또 일어섰다. 드디어 어느새인지 북한의 김성국을 3위로 밀어내며 그때까지 1위였던 베트남 다크호스 호앙 쑤안 빈과 격차를 2.3까지 좁히고 마지막 두발은 10점대 표적을 뚫으며 ‘피스톨 킹’ 진종오선수를 점수표 최상단에 올려놓는 걸로 끝맺음을 했다.
영광스런 리우의 감동은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남녀 한국양궁 얘기다. 남자 단체 양궁의 첫 번째 금메달에 이은 구본찬(23)이 결승에서 프랑스 장샤를 발라동을 세트점수 7대3으로 꺾고 남자개인 양궁에서까지 금빛을 장식했다.
이에 뒤질세라 한국 여자양궁도 단체전, 개인전을 싹쓸이했다. 장혜진, 최미선, 기보배 등으로 짜여진 한국 여자양궁팀은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러시아를 세트스코어 5대1로 누르고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8회 연속 금메달이라는 위업을 이뤘다. 여기에 여자 개인 양궁 결승에 출전한 장혜진(29)이 독일의 리자 운루에 세트점수 6대2로 이겨 금메달을 따내고 기보배(28)까지 동메달을 보탰다. 그야말로 한국 양궁은 남녀가 걸려있는 금메달4개를 석권하는 기염을 토하게 하면서 세계가 넘보지 못할 신궁(神弓)들이었음을 국제 공인시켰다.
감동의 드라마는 금메달에만 멈춰 있질 않았다. 우리나라가 지난 1976년 제21회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양정모 선수가 한국 체육사상 손기정선수의 마라톤에 이어 두 번째로 금메달을 따면서 줄곧 기대종목으로 이어온 레슬링에서 김현우 선수(28)가 러시아 블라소프에게 16강전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패 했으나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패자부활전을 통해 동메달을 목에 걸기까지 탈골상태에서 보여준 투혼과 불굴의 의지는 한편의 작은 영웅에 관한 드라마와도 같다. 그리고 예선에서 잘나가다 8강을 넘지 못하고 온두라스에게 1대0으로 아깝게 패한 축구나 구기종목사상 올림픽 2연패의 업적을 남겼던 여자핸드볼이 또 한번 ‘우리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을 기록하나 했다가 좌절된 씁쓸함, 수영 간판 박태환선수의 예선탈락의 쓰라림, 올림픽의 메달 간판이었던 유도의 참패, 세계 1위의 이용대·유연성 배드민턴 남자 복식의 4강진입 실패 등등...경기에는 비록 졌지만 우리 국민에게 건네 준 많은 희망과 용기와 감동은 오래 간직될 것이다. 그 용기와 감동, 대역전극은 21일 폐막까지 태권도, 레슬링, 여자배구, 여자골프 등에서도 계속된다. 대~한민국 파이팅!!우리선수 최고!!
작성 : 2016년 08월 16일(화) 14:00
게시 : 2016년 08월 17일(수) 10:07


연규해 논설실장 yeungh@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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