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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규해 칼럼)남은 더위를 슬기롭게 이겨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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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도 너무 덥다. 지난 7일 절기상 가을에 들어선다는 입추(立秋)가 무색하게 섭씨35도를 넘나드는 가마솥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기상청 예보로는 이런 찜통더위는 대기권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차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국민 건강이 걱정스럽다.
현재도 온열병환자 발생 수가 1000명을 넘어섰고, 전국이 연이어진 열대야로 인해 불쾌지수까지 극에 달하는 등 대한민국은 폭염으로 신음 중이다. 자칫 이러다간 지난해 186명이 감염돼 이 가운데 38명이나 사망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나 올림픽이 한창인 브라질에서 발생한 지카바이러스 같은 지구촌 유행병이라도 파생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차제에 관계당국은 여전히 발생 위험을 안고 있는 메르스나 지카바이러스, 사스 등의 여름철 유행병을 차단할 수 있도록 예방을 위한 경계에 조그만 빈틈을 보여서도 안 될 것이다.
전력당국의 힘겨움은 최대치다. 가만히 있어도 등줄기를 타고 땀이 줄줄 흐를 정도로 무더위가 장기화 되면서 폭증하는 냉방수요로 신경이 예민해지고 전력수급에 혹여 문제라도 생길까 노심초사다. 지난 8일 기준 오후 3시 10분 최대 전력량이 8370만㎾, 예비율이 7.1%(590만kW)를 기록할 정도로 여름철 역대 최대치를 나타내 까딱하다간 블랙아웃까지도 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물론 현재까지는 안정적이라 해도 피크부하 때는 정부가 최소 예비율로 보고 있는 15%이하인 7%대까지 떨어져 현상태로 지속되다보면 블랙아웃 비상단계인 예비율 5%대 진입까지도 걱정할 상황이 전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막바지인 휴가철이 끝나는 시점에서의 무더위로 인한 냉방수요와 리우 올림픽 경기에 따른 심야 전력사용까지 늘어나 전력비상사태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도 있다. 사실 이번 여름의 전력수요는 일찌감치 예상하긴 했다. 여름이 시작되기도 전인 5월 중반부터 섭씨 33도를 오르내리며 폭염특보가 내려졌을 정도니 전례없는 무더위로 곤욕깨나 치르겠구나 싶었다.
전력사정이 이쯤 됐음에도 갇혀있는 폭염에서 탈출하려고 너나 할 것 없이 에어컨을 틀어 대거나 선풍기를 끼고 산다. 인구가 밀집된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는 냉방 과부하로 변압기 폭발등을 우려, 연일 방송을 통해 절전을 강조는 하고 있어도 폭염을 감당 못하니 ‘쇠귀에 경읽기’다. 여기저기서 정전사고가 발생했다고 아우성을 쳐도 우리 아파트 단지만은 무사하길 바라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무더위를 더 이상 참아내기도 힘들고, 한반도를 기진맥진하게 할 폭염과 열대야는 이달 중순까지는 계속된다한다. 열대야는 벌써 7월22일부터 3주째나 이러고 있으니 사람도 지치고 에어컨도 선풍기도 지쳤다. 기상청 말대로는 9월 초순에나 더위가 한 풀 꺾일 것 같다고는 하나 일기예보의 신뢰성을 믿을 만하지도 않고 지금 같아서는 그이상도 무더위가 지속될 것 같기도 해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국민안전처가 기상청을 기준으로 한 ‘폭염주의보’는 낮 최고기온이 최고 섭씨 33도 이상인 경우가 2일 정도 지속될 때 내리고 ‘폭염경보’는 낮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인 경우가 2일 이상 지속될 때 내려지는데 요즘은 정부도 더위를 먹어서인지, 지쳐서 그런지 줄기차게 보내왔던 폭염특보 문자도 빼먹는다.
그러나 이 또한 지나가지 않겠는가. 제아무리 폭염양반이라 해도 16일 말복을 지나 ‘모기도 입이 삐뚤어진다’는 처서(處暑)에 닿으면 자리를 물러나는 게 자연의 이치다. 이제 더위가 가실 날도 8부능선을 넘어 기울고 있어 한편으론 여름의 끝자리도 아쉬움으로 자리한다.
필자는 여름을 썩 좋아하진 않지만 여름은 여름답게 더워야한다는 것은 진리로 본다. 그래야 심어놓은 곡식도 제대로 여물고 가을, 겨울, 봄을 잘 맞이할 수 있어서다. 그리고 아무리 덥다한들 얼어 죽는 것에 비할 바 이겠나 싶다. 냉방 전력수요가 위험수위까지 치닫고 있다하니 남은 더위 정도는 에어컨, 선풍기가 아닌 옛부터 내려져 오는 방법으로 이겨내는 것은 어떨까. 등목을 하고 난 후 시원한 수박 한 조각을 내 먹거나 미숫가루에 얼음을 띄워 한 사발 들이키는 것도 더위를 이기는 방법 중 으뜸이고, 그것도 아니면 요즘같은 폭염에 제격인 팥빙수나 콩국수, 오이냉국을 만들어 먹으며 가족끼리 오순도순 여름을 이야기하는 것도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 못지않다. 옛 대청마루를 생각하며 부채질로 바람을 일으키고 죽부인을 사랑하면서 얼마 남지 않은 여름을 나는 것도 멋진 추억이고 풍류가 아닐는지. 휘영청 밝은 달밤에 마당 옆에 모깃불 피고 멍석위에 둘러앉아 어머니가 밀가루 반죽으로 빚은 칼국수를 휘휘저어 퍼주면 한그릇씩 나눠 먹으며 땀을 뻘뻘 흘리던 그 생각이 한여름이면 간절하다.
작성 : 2016년 08월 09일(화) 11:40
게시 : 2016년 08월 10일(수) 10:12


연규해 논설실장 yeungh@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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