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에너지 산업ㆍ기업 시공ㆍ안전 정책ㆍR&D 오피니언 피플inSide 전기家
(연규해 칼럼)'도덕적 해이' 그의 끝은 어디?
[ 해당기사 PDF | 날짜별 PDF ]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요즘에서야 그 속내를 좀 알 것 같다. 속담처럼 사람은 누구나 시기심이 있게 마련이고 때론 자기 주변이나 동료가 예상 밖으로 잘되고 성공이라도 하게 되면 배속이 살살 꼬이기도 하는 게 살아가는 본능일지도 모른다.
누군들 이만한 배앓이는 참을 만한데 최근 신문 사회면에 위정자 가면을 쓴 도둑무리들이 패거리로 나타나 속이 쓰리다 못해 뒤집힐 정도다. 공무원이 무언가? 국민을 위해 부정청탁을 배척하면서 대한민국의 살림을 잘 돌보고 잘 꾸려가라는 게 주어진 임무이자 명제다. 그럼에도 몇몇 무리들이 탐관오리 짓을 하며 농단(壟斷)을 일삼는 작태를 보고 있노라니 사촌이 땅을 산 것 보다 백배 이상 배가 아파 가슴까지 쥐어뜯긴다.
청와대 민정수석이 어떤 자리인가? 대통령을 보좌하는 청와대비서실장 밑에서 국민여론과 민심동향파악, 공직사회기강관련 업무를 보좌하고 고위관료들의 부정부패를 감시하는 중책이다. 그런 요직에 있으면서 민정을 살피는 것도 시간이 없을 진데, 우병우 민정수석은 나몰라라 하고 처갓집의 땅을 넥슨에 뒷거래했네, 군대간 아들이 의문스럽게 보직변경을 하는 특혜를 받았네, 정운호 도박 사건을 몰래 변호한 문제까지 양파껍질처럼 하나 하나 의혹이 드러나고 있다. 과연 대한민국 공직자로서의 자격이 있나! 심히 불편하다. 하긴 우 수석 재산이 무려 423억3230만원 정도가 돼 대한민국 공직자 중에서도 가장 부자라서 인지, 국민을 껍데기로 보아선지, 이런 마당에도 여름휴가를 떠났다니 검사출신답게 배짱 한번 두둑하다.
세상이 시끄럽긴 했나 보다. 우 수석이 7월25일 휴가를 떠난 후에서야 대통령직속특별감사관이 우 수석 의혹에 대해 감찰 수사를 한다고는 하나 지금까지 흘러온 정황으로 봐선 크게 기대되진 않는다. 임명권을 쥐고 있는 대통령이 잘라내던, 우 수석 본인 스스로가 물러나는 게 도리일 듯 하다. 그러나 우 수석이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듯, 정면돌파 입장을 분명히 했다는 건 사실에 입각해 밝히겠다는 것 보단 꼼수를 생각하고 있다고 보여지는데, 왜 그럴까. 웬만한 사람 같아서는 국민 앞에 물의를 빚은 것만으로도 공직자로서 속죄함이 마땅한 처사로 보는 데 그렇지 않다니 국민과 언론이 바보이다. 그렇지 않고서 부정한 짓을 했음에도 불구경하듯 세월아 네월아 방관만 하고 있다면 현 정권의 실체가 의심되고 민본(民本)을 배반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우 수석 친구 진경준 검사장도 문제가 많은 공직자다. 검찰로서는 군대 같으면 별을 단 검사장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남용, ‘해먹어도 너무 해먹었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면 이 나라의 법치는 바닥을 드러낸 것이다. 도둑을 잡을 자가 도둑질을 했으니 법치가 바로 서겠냐 말이다. 뉴스에서 보도됐듯, 진경준 검사장이 2005년 넥슨 주식 4억2500만원어치를 매입하면서 넥슨의 창업주 김정주 회장에게 주식을 무상으로 달라고 한 함축된 말이 기가 찬다. 검찰내부에서 최고의 엘리트라고 해야 검사장까지 오를 수 있는데 어쩌자는 건지. 칼만 안들었지 어떻게 양의 탈을 쓰고 저런 세상무서운 줄 모르는 검사가 있을까, 답답할 뿐이다.
결국 넥슨 주식으로 대박을 터트린 진 검사장 구속기소로 결론났지만, 양파껍질 벗기듯 할 사건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또 한 위정자인 홍만표변호사 건도 만만하지 않다.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전방위 로비 의혹에 연루돼 탈세 혐의로 재판에 넘겨는 졌지만 검사장으로 있던 전관예우를 앞세워 보이는 대로 쓸어 담은 꼴이야 말이 나오질 않는다.
홍 변호사는 검사장직을 사퇴하고 변호사로 개업한 2011년 9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몰래변론' 등 편법으로 수임료 34억5000여만 원을 벌어들였고 유리알같이 들여다보고 있는 세금조차도 15억5000여만 원을 내지 않았다하니 순 날강도가 아닌가. 이런 식으로 챙긴 오물 묻은 돈으로 100여채가 넘는 오피스텔을 사들였다니 속이 또 뒤집어진다.
그런데 또 한 공직자는 국가의 녹봉을 먹는 사람이 말이라고 하면 다인 줄 알고 나오는대로 내뱉다 시피 한 발언을 해 ‘도덕성의 해이’의 끝이 어딘지 가늠이 안된다. 그것도 교육을 전담하는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입에서 나왔기 때문에 더 열 받는다. 얼마 전, 세종청사 공무원 간부 80명을 대상으로 공직가치 관련 집중교육 시간에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 신분제를 공고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다 평등할 수는 없기 때문에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한 나향욱 전 정책기획관의 쓰레기 같은 말은 분개할 힘마저도 없다.
우병우, 진경준, 홍만표.나향욱까지, 이름만 대도 알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대한민국을 조롱하며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은 장본인들을 ‘아니면 말고 식’으로 대강 덮으려는 모양새도 그렇고 취중실언처럼 나오는 대로 내뱉으면 그만인 형편없는 공직자가 나라를 운영해서야 되겠는가. 다른 선량한 공직자들은 뭐이며 이를 지켜보는 국민은 바보란 말인가. 그것을 강건너 불구경하듯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는 현정권의 실체가 의문스럽다.
작성 : 2016년 07월 29일(금) 10:45
게시 : 2016년 08월 03일(수) 10:32


연규해 논설실장 yeungh@electimes.com

많이 본 뉴스
전기계 캘린더
2017년 10월
1234567
891011121314
15161718192021
22232425262728
293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