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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규해 칼럼)내 뒷마당에는 안된다,NIMBY해결은 정부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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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부터 좀 세긴 한데 만약에, 정말 만약에, 우리나라에 핵탄두미사일이나 원자폭탄 등 핵무기제조 공장이 들어선다면 당신은 찬성할까? 의외이긴 하지만 한국갤럽이 생뚱맞게 조사한 설문에 우리나라도 핵무기를 보유해야한다고 답한 사람이 질문자 중 54%에 달했다고 했다. 그러나 장담하건데 우리나라에는 북한에 대비한다는 명분을 내세워도 절대로 핵무기공장이 들어설 리 만부당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미국이나 중국이 반대해서도 아니고, 대한민국 국민이 반대해서도 아니다. 핵무기를 보유할 입장이 된다손 쳐도 핵무기를 생산할 공장부지를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원자력 발전소나 사용후핵연료 처리장 부지를 구하기도 하늘의 별 따기보다 힘든데 핵무기공장을 지을 수 있는 땅을 구하기란 어림도 없는 무모한 발상이고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
이렇듯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의 공간에서 수많은 문제점들이 있지만 님비(NIMBY)현상 만큼의 중증 증후군도 없음직하다. ‘내 뒷마당에는 안된다’라는 님비(Not in my backyard). 방사성폐기물장이나 쓰레기 소각장, 화장장 등 위험을 내포하고 혐오스런 시설을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 들일 수 없다는 지역이기주의 현상이다. 이런 님비현상은 지금까지도 그래왔지만 산업이 고도화되고 SNS시대로 빠져들면서 더욱 가속화되고 있어 핵무기보다도 무서운 사회적 문제가 아닌가 싶다.
요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를 경북 성주에 배치하겠다고 한 정부 결정에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성주 특산품인 참외가 전자파로 인해 열리지 않는다느니, 불임이 된다느니 하는 소위 ‘사드괴담’이 나도는 등 자극적인 발언을 부추겨 사드 배치에 앞서 지역 주민간의 분열과 갈등으로 골이 깊어지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성주 주민들로서는 충분히 반발할 만도 하다. 사드 배치의 이유야 어떻든 왜 하필 허구 많은 지역을 다 놔두고 자신들의 지역에 위험이 노출된 사드가 들어와야 한다는 게 불만인 것처럼 결과적으로 문제는 님비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어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이든 무관하고 지금 당장이라도 성주지역을 철회하고 다른 어느 지역으로 사드가 옮겨간다면 그들이라고 꼭 반대할 만한 이유는 없는 것이다.
필자가 직접 경험한 부안사태도 대표적인 님비 사례다. 지난 2003년 7월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부지로 전북 부안군 위도가 선정되었으나 부안지역 주민의 결사적인 반대로 부지선정이 무산된 일은 대한민국사람이면 다 알고 있다. 파장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당시 취재차 위도 현장을 찾아보려 부안에 도착한 후 택시를 타고 “한수원까지 갑시다” 했더니 기사가 하는 말 “가만 보니 서울서 한수원에 볼일이 있어 온 양반 같은데 지금 같아서는 때려죽이고 싶은 심정” 이라고 섬뜩하게 내뱉는 말에 등골이 오싹했다. 당장 차에서 내리고는 싶었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어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한국수력원자력 임시 본부까지 갔던 생각을 하니 아직까지 뇌리가 복잡하다.
택시기사조차 얼마나 사무치고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으면 그랬을까 이해는 한다. 방폐장이 들어오면 각종 암이 발생하고 원전 주변에서는 무뇌아가 태어났다느니 괴담까지 돌아 부안주민들이 밤낮 가리지 않고 촛불시위를 벌이고 방폐장 건설을 제안한 부안군수는 피신을 하는 등 그당시 상황은 일촉즉발의 삼엄한 분위기였던 것을 지금도 기억할 정도이니 택시기사라고 다를 리 있었겠나 싶다 .결국 부안사태의 좋은 경험을 얻어 2004년 말 핵연료를 고준위와 중저준위로 구분해 처분하는 것을 골자로 2005년 6월 다시 방폐장 공고를 하게 되고. 그결과 경북 경주가 주민 투표율 70.8%에 89.5%의 찬성으로 방폐장 부지(중저준위)로 최종 확정돼 지난해 완료되기는 했지만 그간의 행로는 찢겨지고 깨지고하면서 도달한 고난의 행군이었음을 되새긴다.
어디 님비 문제는 이뿐이겠는가. 밀양 송전탑 건설문제도 그렇고 신규원전 부지로 선정된 경북 영덕이나 강원 삼척에서도 지역주민과의 갈등은 계속되고 있고 전국 각지의 쓰레기매립장이나 분뇨처리장 설치 문제, 화장장이나 정신병원 등등...특히 2016년부터 넘쳐날 사용후핵연료 처리장 부지선정은 님비 문제가 사상 초유의 현안이 될 것으로 불을 보듯 뻔하다.
국가적인 주요 시설물을 건설하는 필요성에는 찬성하나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는 안된다는 극히 배타적이고 이기적인 지역주의의 님비현상은 세울 수 없는 엔진이다. 그렇다고 방관은 님비보다 더 무서운 군중적 파퓰리즘으로 변질될 수도 있다 . 멈춰 세울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누군들 내가 사는 주변에 혐오시설이 들어오고 핵폐기물장이 설치되는데 쌍수를 들어 반길 리가 있겠는가. 님비에 대한 시시비비가 있기 전에 투명한 행정절차와 지역주민의 의사를 먼저 타진하고 설득을 통한 공감대를 이뤄 나가는 게 중요하다. 그것은 정부의 몫이다.


작성 : 2016년 07월 19일(화) 10:17
게시 : 2016년 07월 20일(수) 10:14


연규해 논설실장 yeungh@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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